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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부터 11일 일본 지바 현에서 대규모 게임쇼 '토우카이기(闘会議) 2018'가 열리고 있다. |
[더팩트ㅣ도쿄=안병철 더팩트재팬 기자] 지난 주말 세계 게임시장을 선도하는 일본에서 대규모 게임쇼가 열렸다. '토우카이기(闘会議) 2018'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온·오프라인 형식 게임 행사지만 일본에서는 이미 도쿄게임쇼에 버금가는 최대 규모 게임 이벤트로 자리를 잡아 매해 수백만 게임 이용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토우카이기는 게임 소프트나 신기종 게임기 등을 홍보하는 박람회 형식 게임쇼와는 다르다. 토우카이기 광고문구에도 적혀있듯 게이머들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즐기는 '이용자 참가형 대회'라는 점이 핵심이다. 이러한 특징은 대회장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업체들의 게임 대회를 주축으로 코스프레를 즐길 수 있는 섹션, 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인디 게임을 소개하는 코너, 게임 관련 기초능력을 평가는 게임학력평가,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소프트웨어를 다시 만날 수 있는 레트로 게임 등 독특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해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었다.
특히 올해는 각 게임업체들이 우수한 게이머들에게 '프로 게이머 라이센스'를 발행하는 e스포츠 대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지난 10일부터 11일 이틀간에 걸쳐 일본 지바 현에서 진행된 '토우카이기(闘会議) 2018'의 이모저모를 정리해 봤다.
◆이틀간 인터넷 생중계, 시청자 수 매년 500만 이상
토우카이기의 가장 큰 특징은 e스포츠와 인터넷 방송 결합이다. 특히 인터넷 방송 콘텐츠에 힘을 쏟는 모습인데, 그도 그럴 것이 2015년 첫 대회부터 토우카이기를 주최한 곳이 일본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니코니코'와 게임 콘텐츠·이벤트 기획 기업인 'Gz브레인'이기 때문이다. 두 업체는 처음부터 인터넷 방송 콘텐츠와 e스포츠의 협업을 염두에 두고 토우카이기를 기획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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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우카이기'의 가장 큰 특징은 e스포츠와 인터넷 방송의 결합이다. 일본에서 활약 중인 유명 게임 BJ들이 각종 게임대회 실황을 중계하거나 게임 BJ를 꿈꾸는 이용자들에게 직접 중계 기회를 주는 등 관심을 모았다. |
대회장 곳곳에서도 방송을 중계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특히 '게임 실황자 에어리어'에서는 일본에서 활약 중인 유명 게임 BJ들이 각종 게임 대회의 실황을 중계하거나 게임 BJ를 꿈꾸는 유저들에게 직접 중계 기회를 주는 행사 등이 개최돼 큰 관심을 모았다.
게임업체들도 이들 BJ를 내세운 인터넷 중계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었다. 한국에도 친숙한 게임사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가 신작 게임 소개에 게임 BJ들을 기용해 게임 특징과 장점을 온·오프라인 이용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 기간에 니코니코를 통해 중계된 방송콘텐츠 수만 무려 64개다. 이를 통해 전시장의 모든 이벤트가 수백만 게임 팬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대회까지 3년간 인터넷을 통해 '토우카이기' 실황을 시청한 게이머는 매년 평균 5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한해 이틀간만 치러지는 대회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숫자다. 올해는 600만 명 이상의 게임 팬들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토우카이기'를 지켜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최대 온·오프라인 게임쇼라는 이름에 걸맞은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대회장을 직접 찾은 관람객 수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첫 대회에는 약 3만여 명이 관람했지만 그 수가 급격히 늘면서 지난해에는 두 배인 6만8000여 명이 참가했다. 주최 측도 해마다 온라인 파급효과가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지난해 이상 관람객이 올해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승상금 8000만 원…배틀그라운드 인기몰이
이번 행사의 메인 이벤트는 e스포츠다. 유명 게임업체들이 저마다의 부스를 내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사 게임 소프트 대회를 진행했다. 위닝일레븐·철권7·스트리트 파이터7·레인보우 식스 시스 등 친숙한 세계적인 게임부터 퍼즐 앤 드래곤·클래시 로얄 등 대세 모바일게임들이 대거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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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온라인게임에 인색한 일본에서 '배틀그라운드'가 이례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사진은 '배틀그라운드' 전시관 모습 |
총 28개 부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국 PC온라인 총싸움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출품한 DMM 부스였다. DMM은 배틀 그라운드의 일본 유통을 맡은 업체다. PC온라인게임에 인색한 일본에서 '배틀그라운드'가 이례적으로 성공을 거두자 최근 더욱 홍보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번 '토우카이기'에서는 전국 예선을 통해 선발한 20팀의 치열한 리그전을 선보였다. 박진감 넘치는 게임 중계자 멘트와 함께 게이머들의 화려한 전술이 대형 모니터를 통해 전해질 때마다 열광적인 함성이 현장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DMM은 '배틀 그라운드' 본격적인 리그 출범을 준비 중이다. '배틀그라운드' 프로리그를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도 있다. 일본에서 '배틀 그라운드'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토우카이기에서는 모바일게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중 관람객의 인기를 끈 'XFLAG 배틀 스타지움' 전시관을 찾아가 봤다. 일본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XFLAG는 자사 게임 타이틀인 '몬스터 스트라이크' '파이트 리그'를 선보였다. 특히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우수 게이머들에게 프로게이머 라이센스를 발급하는 대회를 열어 연일 초만원을 이뤘다.
지역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한 2팀과 과거 대회 우승·준우승팀 6팀이 출전해 치열한 토너먼트를 벌인 결과, '몬스터 스트라이크' 첫 프로 게이머로 인정받은 팀은 '아이주신테이이치몬(【愛】獣神亭一門)'였다. 우승팀에게는 한화 약 8000만 원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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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게임 '몬스터 스트라이크'의 대회 모습. 일본 국민게임답게 우승팀에게는 무려 8000만 원 상금이 수여됐다. |
모바일게임 최대 장점이자 약점은 단순성이다. 단순 명쾌한 모바일게임 게임성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높은 차원의 플레이를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방 실증을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몬스터 스트라이크'는 2015년 첫 버전 출시 이후 약 3년간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기적인 버전 업그레이드를 통해 RPG 요소를 더욱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이러한 인기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지 않을까 전망된다.
◆한국 e스포츠 협회도 참가…세계적 대회로 도약 준비
이번 토우카이기에서는 한국 e스포츠 협회(KeSPA)가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 '위닝 일레븐'과 '클래시 로얄'에 각각 대표팀 1개 팀이 출전해 일본 대표팀과 경기를 펼쳤다. 비록 일회성 이벤트 경기였지만 태극마크와 일장기를 가슴에 걸고 대결하는 만큼 여느 한일전 못지않게 관람객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에 화답하듯 선수들도 흥미진진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명경기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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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시 로얄' 한일전. 치열한 일진일퇴 끝에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
토우카이기는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최근 출범한 일본 e스포츠 연합(JeSU)이 주최자로 처음 참가한 점이나 프로게이머 라이센스 발급을 내걸고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게다가 올해는 한국 KeSPA를 비롯해 영국 eGames, 국제e스포츠단체 IeSF를 초청했다. 국제적 색채를 더하기 시작한 것으로 외국 e스포츠 팀과 적극적 교류를 통해 일본 국내 e스포츠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토우카이기가 '세계 최대 온·오프라인 e스포츠 게임쇼'의 탄생으로 이어질지 내년 대회도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