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롭고 참신한 소재로 도전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만족"
[더팩트|권혁기 기자] 얼마나 좋았기에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에 관해 얘기하면서 속편을 언급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현기증이 났나 보다. 배우 이제훈(33)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감독 조성희, 제작 영화사 비단길)의 타이틀 롤을 맡은 이제훈을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속에서는 말끔한 정장 차림 위주였던 이제훈은, 록스피릿이 묻어나는 가죽 재킷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기분 좋은 '힘'이 느껴졌다. 먼저 영화 개봉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영화를 찍고 나서 1년 만에 개봉하게 됐죠. 후반 작업이 상당히 길었습니다. 배경 CG(컴퓨터그래픽)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알고 있어요. 완성된 작품을 극장에서 보게 되니 두근두근하더라고요. 정말 좋았죠. 새롭고 참신한 소재로 도전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만족스러워요. 시나리오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탐정 홍길동'은 지난 4일 개봉됐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1주일 차이다. 이제훈은 "히어로들이 나오는 프렌차이즈 영화 중에 최고가 아닌가 싶다"고 마블 영화를 극찬하면서도 "'탐정 홍길동'은 새롭게 나오는 영화이고, 한국에도 독특한 캐릭터가 나왔다는 부분에 있어서 관객들이 시리즈로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캡틴 아메리카'와 비교도 하면서 극장에서 다양한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게 아닌가 싶다"고 자평했다.
이제훈이 군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선택한 게 '탐정 홍길동'이다. 작품 선택 기준을 묻자 "작품 속 캐릭터가 허구의 인물이지만 정말로 존재하길 바라는 편"이라고 말문을 연 이제훈은 "캐릭터의 진실성이 느껴지길 바라기 때문에 연기할 때도 진짜이기를 바란다. 그게 제 연기의 근간이고 작품 선택의 기준인 것 같다. 그래야지 연기를 잘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마음에서 다양한 작품을 선택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제훈은 자꾸만 2편 얘기를 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속편 생각을 못 했는데 내레이션 등 후반 작업을 하면 할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스스로 상상이 많이 되더라고요. 엔딩에서 광은회의 실체가 다 드러난 게 아니니까 홍길동이 더욱 깊숙이 들어갈 것 같고요. 홍길동이 광은회를 쫓고, 광은회가 홍길동을 쫓는 스토리와 함께 활빈당 가족 간의 이야기가 2편에서 만들어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조선 명탐정' 같은 케이스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할리우드에서 사랑을 받으면 이어지는 것처럼요. 사실 영화에 있어 세계관을 창조하는 데 공이 많이 들어가니까요. 모든 것이 세팅이 됐는데 그냥 끝나면 아깝잖아요."
팬들은 이제훈에게 케이블 채널 tvN '시그널' 2편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탐정 홍길동2'와 동시에 출연 제안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자 이제훈은 "기회가 된다면 낮에는 '시그널2'를, 밤에는 '홍길동2'를 찍고 싶다"는 말로 두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이제훈은 '탐정 홍길동' 출연진들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성화(여관주인 역)에 대해 "뮤지컬에서 많이 뵀는데 이번 영화는 팬의 입장에서 정말 반가웠다.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를 만드셔서 영화 촬영 내내 유쾌했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했으며 아역 노정의(동이 역)와 김하나(말순 역)에 관해서는 "아이들이 있었기에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이 환기된 것 같다. 순수한 웃음을 많이 선사해 만족스러웠다. 아이들이 없었다면 큰일이 났을 것"이라고 표현했다.

조성희 감독과의 호흡도 좋았다고. "2010년인가 11년쯤 조성희 감독님께 인사를 드린 적이 있다. 착하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현장에서의 감독님은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달라질 수 있는데도, 조 감독님은 만나본 감독님들 중에 가장 배려심이 깊고 유기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시는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배로 따지면 파도가 높게 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아주 침착하게 키를 잡으시는 선장님과 같았어요. 조성희 감독님과 작업을 했던 배우들은 또 원할 것 같아요. '탐정 홍길동' 2편은 아마 500만 관객 이상이 모집되면 감독님께서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가시지 않을까요?(웃음)"
'탐정 홍길동2'를 간절히 원하고 있지만 해보고 싶은 역할은 따로 있지 않을까 싶어 질문하자 "의사나 변호사 역할도 좋을 것 같다"면서 "아직 본격적인 액션 연기는 없었던 것 같다. 혈기 왕성한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는 액션영화가 좋을 것 같다. 복싱영화도 좋다. 실제로 요즘 운동을 하고 있다. UFC와 같은 이종격투기가 많이 나오는데 저는 사각 링 안에서 룰을 갖고 남자끼리 싸우는 게 신성하고 정직하게 느껴진다. 젊은 혈기를 내뿜을 수 있을 때 해보고 싶다. 사기꾼에도 관심이 많다. 제안이 들어오는 작품은 어느 게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다 해보고 싶다"고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제훈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로 "이렇게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영화를 기다리지 않으셨나 생각한다. 이런 비주얼에 미쟝센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 저부터 영화를 보면서 꿈을 키웠는데, 많은 분들이 '탐정 홍길동'을 보면서 영화에 대한 꿈과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새롭게 시도되는 영화이니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제훈이 연기한 홍길동은 불법 흥신소 활빈당의 수장이다. 어릴 적 사고로 좌측 해마를 손상당해 감정 인지 능력과 8살 이전 기억이 없는 인물이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시간은 126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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