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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한 남성이 자신의 신체가 차에 깔리는 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공개했습니다. 이 남성은 앞서 '좋아요' 15만 개가 넘으면 이 같은 행동을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페이스북 영상 갈무리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렇게 생긴(못생긴) 친구 소환.'
페이스북에 사진 하나가 업로드됐습니다. 'ㅋㅋㅋㅋㅋ'를 남발하며 웃고 떠드는 사이, 해당 게시물에는 수천 개의 '좋아요'와 댓글이 달립니다. 사람들은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누구도 관심이 없는 것이죠. 그냥 그렇게 '못생긴 사람'으로 특정해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립니다.
사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속에는 개인을 비하하는 글과 영상들이 숱합니다. 'SNS 1등 기업' 페이스북은 특히 심합니다. 소통과 공감의 도구로 만들어 놓은 '좋아요' 기능이 문제인 것 같네요. '좋아요'를 받기 위해 목숨을 공약으로 내건 사람도 있다니 말이죠.
SNS는 흔히 명과 암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내가 미처 모르는 소식(정보)이나 생활 주변 이야기 등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소통, 나아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미연의 확장성 때문에 현시대의 가장 강력한 서비스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오남용의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지금부터는 이런 페이스북의 부정적인 측면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먼저 한 가지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지난 1월 한 남성이 자신의 몸을 자동차 바퀴에 깔리게 하는 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이 남성은 앞서 '좋아요' 15만 개가 넘으면 차에 깔리는 영상을 찍어 올리겠다고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관심종자'(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의 돌출된 행동이었을까요? '좋아요'를 향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많은 '좋아요' 개수를 확보해 광고 수익을 얻는 등 돈벌이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아요' 수가 많은 정보는 곧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습니다. 이것이 돈과 연결돼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좋아요'를 받기 위해 머리카락을 밀어 버리는 건 예사, 압정을 깔아놓고 그 위에 드러눕기도 합니다.
'좋아요'가 돈벌이로 활용되면서 정보는 점점 탐닉·쾌락에 치우치게 됩니다. SNS 내 음란물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 페이스북은 성인 영화 풀영상이 버젓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시물 댓글난에서는 성매매를 홍보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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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페이스북에서는 '좋아요'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가학적인 영상을 찍어 올리거나, 자극적인 이야기를 꾸며내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
'좋아요'를 벌어들이기 위해, 혹은 관심을 받기 위해 혐오스러운 내용도 활용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혐오물'에 동물과 같은 약한 대상이 이용된다는 점이죠. 중국 영상을 퍼온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떠돌던 '반려견 성폭행 동영상'은 정말 충격적입니다.
해당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어그로(관심 끌기)'를 위해서 거짓 정보를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수간 동영상'의 주인공을 자처할 만큼 '좋아요'를 받는 것이 그렇게 중요했던 걸까요.
이 밖에도 보는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정보는 수없이 많습니다. 자극적인 영상은 '역대급'이란 제목이 달려 '재탕', '삼탕'되고 있으며, 여과기능이 마련되지 않은 채 '보기 싫으면 알아서 보지 말아라' 식의 비아냥도 쏟아집니다. '성인에게만 좋아요'란 기능이 따로 필요할 정도로 노출 영상이 넘쳐납니다. '아니면 말고' 식의 허위·비방 게시물 또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준이란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 속 '사회'는 더 이상 깊은 관계, 같은 무리 혹은 나의 생활 영역 등 전통적 의미를 뜻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훨씬 넓고 영향력이 큰 개념입니다. 전파성 높은 내용들이 무한대나 다름없는 익명의 다수에게 퍼져나갑니다. '좋아요'를 타고 훨훨 말이죠. 페이스북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습니다. 신고 시스템이 있다지만, 접수 자체가 늑장입니다.
물론 '좋아요'를 타고 삽시간에 퍼지는 내용 모두를 막을 순 없습니다. 그러나 제공·사용자 모두 자정 노력이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지난주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남성은 페이스북에 대해 이렇게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만원 지하철에서 페이스북을 하다가 예기치 못한 게시물에 깜짝 놀란 적이 많다"고 말이죠.
소통이 무기라던 페이스북, 이제 숨어서 남몰래 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살아 있는 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게시물에 'ㅋㅋㅋㅋㅋ' 또는 'ㅎㅎㅎㅎㅎ'와 같은 댓글이 달려도 그러려니 하는 비정상적 소통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