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도라희들 열정을 응원하는 방법
  • 김경민 기자
  • 입력: 2015.11.25 05:00 / 수정: 2015.11.24 19:50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가 보여준 너, 나 우리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수습기자의 고군분투기로 그려낸다. /NEW 제공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가 보여준 '너, 나 우리' 영화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수습기자의 고군분투기로 그려낸다. /NEW 제공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그래도 당신의 열정을 응원합니다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

제목을 눈으로 훑어보자. 띄어쓰기 하나 없는 것을 보면 격분의 외침보다 빠르게 혼잣말로 읊조리고 마는 볼멘소리에 가깝게 들린다. 실제로 극의 주인공 도라희(박보영 분)도 그렇게 말하고, 영화 내용도 그 느낌 그대로다.

영화는 삼포세대니, 오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네 가지를 포기한 사포세대에서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해 총 다섯 가지를 포기한 2030세대를 일컫는 말)니 열정을 비웃게 만든 사회적인 틀을 무겁게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실현해야 할 사회적인 변화를 날카롭게 촉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예상보다 더 높은 사회생활의 벽에 부딪힌 사회초년생의 고달픈 한숨과, 그러면서도 현실에 순응하게 되는 적응기를 가볍게 통찰한다.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감독 정기훈 제작 반짝반짝영화사 배급 NEW)는 취직만 하면 인생에 나래를 펴리라 상상했던 도라희가 스포츠동명 연예부 수습기자로 입사하면서 겪는 극한 분투를 그린다. 도라희가 시한폭탄 같은 부장 하재관(정재영 분) 아래에서 살아남기 위한 좌충우돌 발버둥이 공감과 재미를 잡는다.

힘을 내요, 슈퍼파워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수습기자의 일상 속 사건을 조명하며 공감을 자극한다. /NEW 제공
'힘을 내요, 슈퍼파워'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는 수습기자의 일상 속 사건을 조명하며 공감을 자극한다. /NEW 제공

도라희는 첫 출근 3초 만에 커리어우먼으로 품었던 환상을 깨고 현실에 입문한다. 단숨에 '직장인의 정석'이라고 생각했던 몸에 딱 맞는 정장에 하이힐은 틀리고 기동력 좋은 복장과 운동화가 맞는다는 걸 깨닫는다. 칭찬보다 털리는 게 일상이며 주장보다 눈치가 신입사원의 본분이라는 것을 체득한다.

물론 언론사 연예부를 주 무대로, 기자를 주인공으로 하다 보니 일반적인 회사 생활과는 다른 특수한 상황들이 신기하게 다가올 수 있다. 현장에서 몸싸움하며 취재하는 게 업무이고, 희귀한 단독 기사를 발 빠르게 내는 게 업무 능력을 판가름하는 기준이니 말이다. 더욱 극적으로 묘사됐지만 연예인-소속사-언론사의 관계가 갈등을 담당하는 장치로 작용하는 것 역시 평범하진 않다.

그럼에도 각 인물들의 고충은 곧 우리가 내지 못할 사직서를 마음에 품고 복권 당첨만 꿈꾸는 이유와 같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국 행동마다 '잘못'하는 수습기자, 사내 인원 감축으로 술렁이는 분위기에 내색도 못 하고 끙끙 앓는 상사 모두 매한가지다.

단순히 기자직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얽히고설킨 조직생활이 이렇게 힘겹다는 걸 재치 있게 풀어나간다. 굳이 도라희가 얼마나 성장할까, 하재관이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까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내 이야기가 저기에도 있네'하고 '빵' 터지고 스트레스를 풀고자 바라본다면 재미도 한층 배가할 것이다.

현실 연기로 노는 정재영. 배우 정재영(위)은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독한 상사로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NEW 제공
현실 연기로 노는 정재영. 배우 정재영(위)은 '열정같은소리하고있네'에서 독한 상사로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NEW 제공

특히 '현실 연기'를 전매특허로 하는 배우 정재영이 그가 가장 잘하는 종목에서 제 능력을 마음껏 보여주니 더욱 감칠맛 난다. 욕설을 하는데 살갑고 화를 내는데 웃음을 유발하는 정재영만의 능력이 새삼 빛을 발한다. 오국장을 연기하는 오달수와 차진 호흡도 도라희와는 또 다른 상사들의 동병상련을 유머스럽게 그려 박제하고 싶은 '남남케미'로 인상에 박힌다. 여기에 진경 배성우 류현경 류덕환 윤균상 등 누구 하나 이질감 없이 극 안에서 어우러져 긴장감과 해학을 주무른다.

다만 비중은 적지만 전개 중간중간 삽입된 도라희와 서진(류덕환 분)의 러브 라인은 흐름을 툭툭 끊는다. '공감코미디'에서 일상적인 사내 연애를 놓치기 아쉬워 다뤘다지만 결과적으로 안 건드리는 것이 나았을 불순물로 여겨진다. 또한 기자는 도라희와 동종업계 동지로서 깔깔 웃으며 봤지만, 업계에서 통용되는 단어들이 딱히 설명 없이 튀어나오는 부분도 일반 관객에게 잘 전달될지 걱정되는 부분이다.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25일 개봉한다.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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