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가 진행됐다. 벤츠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 폭스바겐코리아 토마스 쿨 사장, 아우디코리아 요하네스 타머 대표(왼쪽부터) / 국회 = 문병희 기자

"이번 종합감사에서 모자란 부분은 내년 국감에서 다룰테니 내년에 또 만납시다"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해 해당 브랜드 국내 법인 대표가 증인으로 참석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렸던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였지만, 결국 '알맹이가 빠진' 형식적인 답변만 이어진 채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폭스바겐 사태'와 관련한 늦장 대응, 구매자 피해보상 문제를 비롯해 과도한 수리비와 딜러에 대한 부실한 처우 등 최근 불거진 이슈부터 수년째 문제 제기 돼 왔던 이슈들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날 종합감사에서는 토머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대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 김효준 BWM코리아 대표,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코리아 대표 등 주요 수입차 업계 수장들이 대거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다양한 질의가 이어졌지만, 쿨 사장은 "현재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결과가 나오는 데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겠다"라는 똑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번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날 선' 질문은 예상했던 대로 쿨 사장에게 쏠렸다. 배출가스 조작 사태와 그에 따른 폭스바겐코리아 측의 늦장 대응, 국내 구매자들에 대한 보상 처리 문제, 리콜 시기와 규모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종합감사에서 들을 수 있었던 답변은 많지 않았다. 쿨 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고객 신뢰를 저버린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사과한다"면서 리콜 등 보상문제와 늦장 대응 등 의원들의 질문에는 "현재 정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결과가 나오는 데로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겠다"라는 똑같은 답변을 내놨다.

리콜이 언제 이뤄질지,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리콜 조치에 따른 연비 변화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리콜 조치로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을 삭제할 경우 기존 차량의 연비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데 그 부분에 대한 해결책과 보상방안은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도 쿨 사장은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증인들의 형식적인 답변이 이어지자 "이번 국정감사는 지난해 국감의 연속 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모자란 부분은 내년 국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효준 대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 요하네스 타머 대표(왼쪽부터)

다른 수입차 업체 대표들의 태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우디코리아의 타머 대표는 수입차 회사의 금융 자회사 리스료 폭리 의혹에 대한 질문에 "캐피탈사업부문을 이행하는 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 없다"며 "금융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안이 있다면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다며 형식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에도 (타머 대표는) 똑같은 답변을 했다. 지난해 국감에서 분명히 수입차 업체에 대한 감시와 감사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이번 국정감사는 지난해 국감의 연속 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모자란 부분은 내년 국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