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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첫날인 1일 서울 중구 신세계 백화점 본점은 많은 고객이 방문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산한 분위기다./명동=김아름 기자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어울릴 법 하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소문만 컸던 잔치였다. 첫날인 1일, 서울 명동의 신세계 백화점을 찾은 이모(33·여) 씨는 이번 행사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는다. 늘 해외직구로 물건을 구매해오던 그는 이번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소식에 부푼 기대를 안고 백화점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실망"이라고 말한다.
"아웃도어만 이번 행사 품목에 해당하지 나머지는 정기 세일과 다를 바 없지 않냐"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불만은 이 씨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일부 고객들 역시 "딱히 살 물건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날 정부의 소비진작 독려 차원으로 '코리아 그랜드 세일'의 연장선으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이달 14일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전국 대형 백화점(71곳)과 마트(398개), 편의점(2만5400점) 등 제조·유통 업체가 참여한다. 행사 시작 전부터 '대규모 할인'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업계를 포함해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속 빈 강정이다.
◆ 블랙프라이데이 효과?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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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품과 의류 등 행사 품목에 해당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이에 고객들은 "헛걸음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
이날 <더팩트>는 행사 첫날 반응을 엿보고자 서울 명동 신세계 백화점 본점을 찾았다. 대형 백화점 3사 가운데 한 곳인 신세계 백화점은 아웃도어 대형할인을 전면으로 내세워 패션잡화 등 6개 분야에 대해 최대 30% 할인 판매를 진행하며 이번 행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백화점 주변 가로등엔 '코리아 그랜드세일'이라 적힌 깃발이 나부끼고 있으며 쇼윈도 곳곳 붉은 바탕 위에 같은 문구들이 적혀 있다. 그러나 정작 매장 내 분위기는 한산하다. 방문한 고객들 대부분 빈손인 경우가 허다하다. 유커들의 방문으로 북적할 것으로 예상된 설화수와 헤라 등 유명 화장품 브랜드가 자리한 매장 1층 역시 별반 차이가 없다. 그저 몇몇 고객이 지나치다 가격을 묻는 정도다.
오전 한때 일각에선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와 헤라에서 유커들을 대상으로 할인에 들어갔다는 설(說)이 돌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니었다. 설화수 매장 직원은 취재진에게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하나 화장품과 크게 상관없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화장품은 이번 할인 행사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평상시와 다름없는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이전과 이후로 나눠 비교한다면 상품 구매시 샘플을 더 얹어 주는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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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 직원들 역시 "아웃도어 행사장만 복잡할 것"이라 말한다. |
매장을 찾은 한 고객은 "화장품은 아예 포함되지 않는 거냐?"며 "당연히 화장품도 포함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해외 여행 가는 딸에게 부탁할 거 그랬다"고 아쉬워했다.
다른 고객 역시 "괜히 헛걸음 했다"며 강한 불만을 보였다. 나이가 지긋한 여성 고객은 "하도 방송에서 '사상 최대의 할인이다'고 해 뭐 살 것이 있나 하고 왔더니 여전히 비싸다"며 "백화점이 그러면 그렇지"라고 혀를 차기도 했다.
의류 매장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매장을 지키는 직원들만 있지 고객들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나마 일부 할인하는 매장 앞에만 한두 명의 고객이 있을 뿐이다. 한 매장 직원은 "아웃도어 행사장을 묻는 고객들만 있다. 캐주얼이나 여성 의류 등을 구매하는 고객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나마 방문한 김에 살펴보고는 한두 벌 구매하는 고객이 간혹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직원 역시 "아웃도어 행사장에만 사람들이 많지 이곳은 파리만 날린다"고 거든다.
◆ 아웃도어 행사장은 '인산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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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 직원들의 설명대로 10층 문화홀에서 열리는 '아웃도어 행사장'엔 방문한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이새롬 기자 |
실제 10층 문화홀에 마련된 아웃도어 행사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 가운데 노스페이스와 K2,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가운데 고가로 분류되는 브랜드도 눈에 띈다. 해당 브랜드는 이번 행사동안 최대 80%까지 할인된 가격을 제공하고 있다. 얼마나 낮은 가격일까. 행사장에 전시된 제품들의 가격을 살펴봤다. 노스페이스 고어텍스 등산화의 경우 9만 9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추운 겨울 방한 용품으로 인기가 높은 블랙야크 구스다운 재킷이 15만 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목동에서 온 김모(50·여) 씨는 "제법 날씨가 추워지면서 한겨울 입을 옷을 구매하려 했는데 마침 아웃도어 할인이 들어가 방문하게 됐다"며 "평소 가격보다 확실히 저렴하긴 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든 황모(57) 씨 역시 "평소 쇼핑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데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나오게 됐다. 그런데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구매하게 돼 잘 왔다 생각든다"며 크게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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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외에 다른 의류 매장 역시 고객들의 인기척을 찾아볼 수 없다. |
그러나 일각에선 "일반 아울렛 매장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거나 "이월상품 할인이 무슨 큰 할인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20대 여성은 "미국의 경우엔 아이패드 등 신제품도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할인하는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하더니 온통 이월상품에 비인기 상품이다"며 "이럴 바에 아울렛 매장으로 가득한 가산으로 가는 것이 더 낫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고객들의 불만에 아웃도어 매장 직원들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하니 해외와 비교하는 고객이 많은데 정기 세일을 보다 큰 폭으로 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이날 고객 반응 및 매출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나오고 있다"며 "평일인데다 비도 많이 왔기에 고객들의 발걸음이 거의 없을 것으로 염려했는데 다행이 많은 분들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불만에 대해 "다양한 고객층이 찾는 만큼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살 물건이 없다'는 말도 있으나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가 끝나야 전체적으로 얼마만큼 매출이 높아졌는지 알 수 있겠으나 이번에 기획한 아웃도어 대형할인이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더팩트| 김아름 기자 beautifu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