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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강현의 Better-biz] 롯데家 우려되는 우리말 실력, 대물림 막아야
입력: 2015.08.06 10:39 / 수정: 2015.08.06 10:39
신동빈 어눌한 우리말로 답변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의응답에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고 시종일관 우리말로 자신의 의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어눌한 발음은 숨길 수 없었다. /남윤호 기자
신동빈 어눌한 우리말로 답변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의응답에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고 시종일관 우리말로 자신의 의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어눌한 발음은 숨길 수 없었다. /남윤호 기자

롯데가 3세들 우리말 실력 향상에 노력 기울여야

롯데가 한국 기업이냐, 일본 기업이냐를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는 한국에서 매출 95% 이상이 발생하는 분명한 한국 기업"이라고 말을 했지만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99% 이상 지분을 일본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구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만 해도 200억 원 이상이 호텔롯데의 일본 주주들에게 배당됐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국적은 한국이지만 우리말 대신 일본어로 소통하는 롯데 총수 일가의 한국어 실력 또한 구설에 올랐다.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민낯을 보여주며 최악의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家 삼부자에게 차제에 꼭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은 물론이거니와 진정으로 롯데가 한국기업이라면 우리말 실력 향상에도 신경을 기울여달라는 것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방송 인터뷰에서 일본어로 답했고, 화면 아래쪽에 한국어로 자막이 나왔다. 인터넷에선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일본어 인터뷰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폭발했다. 국적만 한국인일 뿐 실상은 일본인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또 지난달 31일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의 음성녹음을 들어보면 둘은 일본어로 말한다. 이 대화에서 신동빈 회장은 일본 이름인 ‘아키오’로 불렸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오또상(아버지)’이라고 불렀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 앞에서 한국어로 자신의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롯데는 한국 기업이다”라고 다소 어눌한 발음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했다. 국내에서 ‘일본 기업’이라는 낙인이 갖고 올 파장을 염려했던 것일까. 그는 한마디의 일본어도 섞지 않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외아들 신정훈 씨,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씨·장녀 신규미 씨·차녀 신승은 씨는 향후 한국 롯데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싶다면 우리말 실력 향상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외아들 신정훈 씨,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씨·장녀 신규미 씨·차녀 신승은 씨는 향후 한국 롯데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싶다면 우리말 실력 향상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따지고 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나 신동빈 회장 모두 우리말 실력은 ‘도긴개긴’이다. 신동빈 회장이 형보다 우리말을 듣고 쓸 기회가 더 많았기 때문에 좀 더 나아 보일 뿐이다.

당시 모습을 지켜보면서 신동빈 회장이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주변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재계 관계자의 옛 발언이 떠올랐다. 국적만 한국일 뿐이라는 조롱이었다. 한때 일본에서 1년 중 절반 정도를 지내는 이유가 우리말 사용에 부담과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루머도 나돌았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은 한국어에 능숙하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어머니는 일본인이지만 한국말을 구사하는 게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형제의 부모 모두 한국말 사용이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우리말 구사능력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고, 신동빈 회장은 한국에서 1990년부터 일하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역시 부족한 편이다.

현재 ‘롯데는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팽배해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적극 부인했지만 여론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엔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의 ‘소통 언어’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CEO도 아닌 한국 국적인 대표이사가 우리말을 못 하거나 어눌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외아들 신정훈(22)씨,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29)씨·장녀 신규미(27)씨·차녀 신승은(23)씨는 향후 한국 롯데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싶다면 우리말 실력 향상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유는 너무나도 잘 알 것이다. 이번에 얼마나 망신살이 뻗치고 비난을 호되게 받고 있는가. 현재 우리말 실력을 가늠할 수 없지만 이들 모두 살아온 이력을 보면 아버지와 비슷해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씨는 일본에서 나서 자랐고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콜롬비아대학원에서 MBA를 밟는 과정에서 일본의 노무라 증권에 입사했다. 지난 3월 일본 여성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자녀들은 아버지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된다. 또다시 아버지가 당한 망신살을 반복하면 안 되지 않겠는가. 롯데가 3세는 영국 철학자 에드먼드 버크의 충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를 외면하면 반복하게 된다.” 부디 우리말 실력에선 아버지와 다르다는 말을 듣기 바란다.

[더팩트│성강현 기자 dank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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