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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회사, 재고차익 사회 환원 논란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 JTI코리아 등의 담배회사들이 지난해 만든 재고 담배를 담뱃세가 오른 올해에 팔아 부당한 차익을 남겨 눈총을 받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3사는 사회 환원 마저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다. /더팩트DB |
필립모리스·BAT·JTI, 기부 외면…비윤리적 경영 심각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 JTI코리아 등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지난해 만든 재고 담배를 담뱃세가 오른 올해에 팔아 부당한 차익을 남겨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KT&G 역시 당시 발생한 재고차익을 4년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안에는 꼼수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담배회사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계 3사는 지난해 국내에서 1조3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이 기부한 금액은 고작 6억50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구나 필립모리스코리아는 순이익 전부 또는 그 이상을 본사로 보내는 등 통 큰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계 회사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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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3억7000만 갑이었던 담배 반출량이 '금연 종합대책'을 내놓은 9월에 무려 6억 갑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를 통해 담배 4사에 발생한 재고차익은 무려 6000억 원에 달했다. /더팩트DB |
◆재고차익 6000억, 정부 때문에 발생했다?
2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 JTI코리아 등 담배 4사가 지난해 만든 재고 담배를 담뱃세가 오른 올해에 팔아 남긴 재고차익은 약 6000억 원에 달한다.
차익 가운데 담배 점유율 1위 KT&G가 남긴 차익은 2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나머지 4000억 원은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 JTI코리아 등 외국계 3사에게 돌아간 셈이다.
재고차익이란 담뱃값 인상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출고된 담배의 매입 가격과 올해 시판 가격과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뜻한다. 올해 출고된 담배는 갑당 3318원의 세금을 내야하지만 지난해 출고된 재고의 경우 갑당 1550원의 세금만 납부해도 돼 담배회사들에게 갑당 1768원의 차액이 발생한다.
실제 기획재정부 집계 결과, 지난해 5월 3억7000만 갑이었던 담배 반출량은 한 달 만인 6월에 4억2000만 갑으로 5000만 갑(13.5%)이나 늘어났다. 담배 1갑 당 2000원을 인상하자는 ‘금연 종합대책’을 내놓은 9월 반출량은 무려 6억 갑으로 수직 상승했다.
말보로, 팔리아멘트로 유명한 필립모리스코리아 측은 “부당한 이익을 올린 것은 아니다”며 “담뱃값 인상 정책이 나오기 시작한 지난해 6월부터 정부가 담배 출고량을 늘리라고 요청했다. 처음 102%에서 시작했던 게 편의점을 비롯한 소매점이 재고 확보에 나서자 연말께 120%까지 풀라고 했다”며 정부 탓으로 돌렸다.
이어 “이 과정에서 당연히 안전재고 형식으로 재고를 갖고 갔다. 주류 등 대부분 유통업에서 재고 없이 진행하는 사업은 없지 않냐. 따라서 부당한 이익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던힐로 잘 알려진 BAT코리아는 “우리는 가격 정책을 달리해서 재고차익이 거의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던힐의 경우 담뱃값 인상을 적용한 제품은 리뉴얼로 출시한 제품이다. 그 전에 판매했던 붉은색 포장 제품은 기존 2700원에 판매했다”며 “일부 소매점에서 4500원에 판매해 소비자 불만이 접수되기는 했지만 회사 측에서는 최선을 다했다. 보그, 켄트 등은 1월 말에야 4300원에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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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고차익으로 2000억 원을 벌여들인 KT&G는 4년간 33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안에는 꼼수가 숨어 있었다. /더팩트DB |
◆KT&G, 재고차익 4년간 3300억 원 사회 환원…알고보니 꼼수?
이와 반대로 KT&G 측은 4년간 3300억 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이들의 재고차익은 약 2000억 원이다.
그러나 이 안에 꼼수가 숨어 있었다. KT&G를 비롯 KT&G복지재단, 사회공헌기금 ‘상상펀드’ 등을 통해 연 500억 원 수준의 기부를 하고 있다. 이들이 밝힌 3300억 원에 기존 2000억 원(500억 원*4년)을 빼면 1300억 원만 환원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정부의 담뱃값 인상과 흡연규제에 따른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따라서 매출과 연동된 사회공헌금액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4년간 3300억 원의 사회 환원 계획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구체적인 환원 계획은 현재 검토 중이다. 지속적인 사회공헌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재고수익 전부를 환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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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모리스코리아와 BAT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은 각각 3억4200만 원, 6900만 원을 집행했다. 이는 2013년 대비 42.9%, 67.6% 줄었다. 사진은 필립모리스코리아의 말보로(왼쪽)와 BAT코리아의 던힐 /각사 제공 |
◆필립모리스·BAT, 기부 짠돌이…절반 싹뚝
이처럼 기부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 JTI코리아 등 외국계 담배 3사의 매출액은 각각 7030억 원, 4521억 원, 2356억 원을 올렸다. 즉 3사는 1조3908억 원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국내 사용한 기부금은 6억50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3사 전체 매출의 0.46%에 불과한 수치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말로보로 유명한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3년(6898억 원)보다 1.9% 증가한 703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부액은 2013년 5억9900만 원에서 절반(-42.9%) 가까이 줄인 3억4200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0.049% 수준이다.
덜힐로 잘 알려진 BAT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521억 원으로 2013년(4753억 원)보다 4.9% 감소하긴 했지만 기부금은 이보다 더 많은 67.6%(2억1300억 원→6900만 원)를 줄였다. 특히 기부율의 경우 3사 가운데 가장 낮은 0.015%에 그쳤다.
그나마 0.1%를 넘긴 업체는 JTI코리아(2억3400만 원)가 유일했지만 이들 역시 1.9% 감소했다.
반면 KT&G의 지난해 매출대비 기부금 비율은 0.33%로 담배회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0.1%를 넘어섰다.
◆기부 인색 필립모리스코리아, 본사 사랑은 듬뿍
기부금은 절반으로 줄이는 등 기부에 인색한 모습을 보인 필립모리스지코리아지만 이들의 본사 사랑은 대단했다.
지난해 필립모리스코리아의 순이익은 1432억 원이다. 이 중 본사에 집행한 배당금은 1408억 원이다. 즉 배당성향이 98.3%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2013년 배당성향은 111.6%에 달했다. 그해 올린 순이익은 1407억 원이지만 배당금은 1570억 원을 사용한 것이다.
필립모리스뿐만 아니라 BAT코리아 역시 지난 2013년 순이익(126억4000만 원) 모두를 배당금으로 사용했다. 2012년에도 순이익 140억2000만 원을 모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BAT코리아는 미국 법인 브라운앤윌리엄슨홀딩스(이하 B&W홀딩스)가 100%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B&W홀딩스는 영국 BAT가 지배하고 있어 사실상 본사가 챙겨가는 셈이다.
이러한 기부 인색 논란에 대해 외국계 담배회사는 “담배는 규제 산업이기 때문에 기부 및 사회공헌 활동 역시 제한적이다. 내부적으로 어떤 사업을 진행할지 논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bdj@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