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광명가구거리, 우려는 현실로 광명에 이케아가 들어서 지 100일이 지났다. 가구관련 소매점이 물려 있는 광명가구거리는 가구점 규모와 브랜드 차이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광명=강희정 인턴기자 |
"매출에 타격없는 건, 대형 브랜드 가구점 이야기"
세계 최대 가구 공룡기업 이케아가 우리나라에 상륙한 지 100일이 지났다. 지난달 27일이 한국 1호점 광명점의 영업 시작 100일째였다. 이케아는 오픈 100일 전후로 방문객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이 뜨거웠던 셈이다. 하지만 이케아의 성공 이면에는 그늘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케아 광명점이 문을 열기 전부터 국내 가구업체 특히 이케아 주변에 있는 광명 가구거리 소상인들의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이케아는 상생 차원에서 광명점 내 국산 가구 홍보관을 무상임대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광명 가구거리를 찾아보니 우려는 현실이 됐고, 일부 소상인들은 절망에 빠졌다. 다만 가구점 규모와 브랜드 차이에 따라 희비가 엇갈려 서로 이야기하는 것이 달랐다. 이케아가 입점한 이후 규모가 작은 가구점은 매출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유명 브랜드 가구점들은 매출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했다. 전자는 더 깊은 수렁으로, 후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유명 브랜드 가구점에 비해 자금력이 약한 가구 소매점 상인들은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제는 광명시가 이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광명시에 서운한 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겉으로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대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 |
| 이케아, 각종 생활용품·쇼룸으로 방문객 사로잡아 이케아 광명점은 연면적 13만㎡로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이케아는 '쇼룸'에서 65개의 주거공간을 꾸며 전시하고 있으며 가구 외 각종 생활용품도 인기가 높다. /광명=강희정 인턴기자 |
◆ 이케아 때문에 떨어진 소상공인 매출…'한숨만'
지난 1월 중소기업중앙회가 광명시 내 가구 및 생활용품 등 관련업종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2월 발표한 '이케아 광명지역 진출에 따른 상권 영향조사'에 따르면 2014년 광명시의 가구점 및 생활용품 유통점의 체감경기는 부정적인 의견이 80% 였다. 또한 업체들은 이케아 광명점 입점 후 전년 동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더팩트>는 이케아 입점에 영향을 받는 소상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난달 30일 이케아에서 8km 남짓 거리의 광명 가구거리를 찾았다. 가구거리를 찾은 방문객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가구거리 중심부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한 점장은 "이케아를 둘러본 후 가구거리로 오는 사람이 있다. 이케아 입점 후 하루 방문객이 3~4명 늘었는데 대부분 소품만 찾아서 가구 판매 및 매출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리 내 매장 위치별로 상이하지만 적게는 5%부터 거리 외곽 판매점은 20%까지 매출이 떨어졌다. '대규모 공룡' 들어왔다고 한번에 죽는 건 아니지만 중소판매점 매출 하향 추세가 계속될 것 같다"며 "옆에 대형 쇼핑몰이 들어섰는데 작은 구멍가게에서 어떻게 맞서겠나. 항상 두려움이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한 광명가구협동조합 총무이사인 정희균 '데코라인' 점장은 "이케아 광명점 입점이 발표된 후로 (가게) 매출이 쭉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구거리에서) 이케아와 비슷한 제품을 파는 매장은 매출이 30~40% 떨어졌다. 소매 가구업체들도 이젠 이케아와 중복되는 디자인 제품 대신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케아 때문에 영세 가구판매점, 제조공장, 가구 수입업자들, 온라인 쇼핑몰 등이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힘주어 덧붙였다.
반면 같은 가구거리의 유명 브랜드 가구점 관계자는 "이케아 입점 발표가 나고부터 오픈 직전까지는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 이케아에서 가구를 사기 위해 일부러 구매를 미루며 기다린 소비자가 많았던 것 같다"면서도 "지금은 회복해 평년 수준이다"라고 말한다.
가구 소매업체와 브랜드 가구점 할 것 없이 한때 이케아 입점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었으나 그 매출을 회복한 건 브랜드 가구점뿐이라는 말이다. 구매자들은 왜 소상인 가구점을 외면하고 이케아로 향했던 것일까.
이케아 앞에서 만난 김자혜(26)씨는 '왜 가구거리가 아닌 이케아를 찾았냐'는 질문에 "(국내 가구업체는) 너무 비싸다. 세일한다고 해도 트렌드에 맞는 모던함이 없어 보인다. 이케아 가구가 가격대비 (품질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대형 가구업체도 이케아처럼 따로 (큰 몰을) 만들 수는 없느냐. 웬만하면 우리나라 가구를 팔아주고 싶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매력 자체가 부족하다"며 평가절하 했다.
또한 안산에서 왔다는 박미향(55) 씨는 "이케아에 예쁘고 싼 게 많다. 수납하기 좋은 가구들이 마음에 든다"며 며칠 뒤에 재방문해 가구를 구입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 |
| 국산 가구 홍보관 자리라 했는데…광명시 가구조합이 무상 임대해 사용할 예정이었던 공간 한쪽은 상점들이 들어섰다. 상대적으로 방문객들의 눈에 띄지 않는 반대편 공간은 텅 빈 상태이다. /광명=강희정 인턴기자 |
◆ "가구 홍보관, 이케아 들러리밖에 더 되겠어요?"
이케아가 인근 중소 가구업계에 타격을 주리라는 지적은 광명점이 들어선다는 발표 당시부터 있어왔다. 이에 이케아는 지난해 4월 광명가구협동조합과 상생협약을 맺고 여론 정지작업을 폈다. 상생협약에는 이케아 광명점 내 1157㎡(350평) 규모의 전시장을 가구조합에 무상임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광명시 가구조합은 5년 동안 무상 임대 받은 이케아 2층 주차장 내 전시장을 국산 가구 홍보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찾아간 이케아에선 국산 가구 홍보관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안경점, 편의점, 화장품 판매점, 휴대폰 케이스 매장 등으로 꾸며진 매장만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산 가구 홍보관으로 사용할 목적이었던 공간이 재임대된 상태인 것이다.
왜 본래의 목적 대신 임대료를 받으며 재임대했을까. 광명가구조합의 한 관계자는 "영세 업체들이라 홍보관 운영비 마련에 차질이 있다. 또, 가구 홍보관을 하나로 쓴다고 생각하면 큰 면적이지만 가구거리의 30여개 업체가 나눠 쓰기에는 너무 협소하다. 그런데 30여개 업체 중에서 (가구 홍보관에) 누구는 들어가고, 누구는 안 들어간다고 정하기엔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케아는 면적이 어마어마한데 그 2층 주차장 공간에 30여개 업체가 들어가 뭘 하겠느냐. 메이커 가구는 본사에서도 허락하지 않는다. 들러리밖에 더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한편 광명시 관계자는 상생협약에 대해 "향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케아와 가구조합이) 서로 협의해서 조정할 것"이라며 "상생협약 이후 여태까지 가구조합이 추가로 요구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더팩트 | 강희정 인턴기자 khj@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