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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 영화관 진동, 첫 보도 때 고객 탓하던 롯데 결국 '망신살'
입력: 2014.12.18 11:05 / 수정: 2014.12.18 14:46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8층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한 근로자가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한 16일 시공사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오른쪽)와 시행사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가 사고 현장을 공개에 앞서 추락 사고에 대한 사과를 한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최진석 기자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8층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한 근로자가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한 16일 시공사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오른쪽)와 시행사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가 사고 현장을 공개에 앞서 추락 사고에 대한 사과를 한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최진석 기자

[더팩트 ㅣ 황진희 기자] 연이은 제2롯데월드 안전 사고에 결국 롯데그룹이 대국민 사과로 고개를 숙였지만, 시민들의 분노는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 이후 벌어진 여러 안전성 논란에 대해 롯데는 고객의 탓으로 돌리는 등 안일한 해명을 내놨고, 사망사고 이후에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뒤늦게 사과해 오히려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제2롯데월드 조기개장 이후 시민들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며 '하인리히의 법칙'을 주장했지만, 롯데 측은 "안전에는 문제 없다"며 자신해 왔다.

특히 서울시의 사용제한 조치를 받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좌석 및 스크린 진동 사고에 롯데는 "고객이 예민한 탓"이라며 지난달 9일 최초 보도한 <더팩트>에 '거칠게' 항의하는 등 절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한달뒤 영화관 진동은 재차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서 행정당국으로부터 사용제한(영업정지)조치를 받았다. 안전성 문제가 공식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17일 오전 11시 롯데그룹은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와 롯데건설과 롯데월드, 롯데시네마 대표 성명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롯데는 사과문에서 "롯데월드몰 관련 계열사들은 아쿠아리움과 영화관에 대한 사용 제한과 사고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 서울시의 조치들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 "누수와 진동으로 우려가 있었던 아쿠아리움과 영화관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협의 후 공신력 있는 외부 전문 기관의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공식 페이스북에 스크린 진동 사고에 대해 꼬집는 댓글이 올라왔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공식 페이스북 캡처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공식 페이스북에 스크린 진동 사고에 대해 꼬집는 댓글이 올라왔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공식 페이스북 캡처

롯데의 이같은 대국민 사과는 16일에 8층 공연장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건에 따른 것이다. 앞서 조기개장 이전 공사 과정에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조기개장 이후에는 첫 사망사건이다.

경찰 등에 따르면 쇼핑몰동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비계 해체작업공 김모(63)씨가 이날 낮 12시58분께 8층 공사장에서 두개골이 깨지고 목뼈와 왼쪽 다리뼈가 탈골된 채 발견됐다.

순찰 중이던 화재 감시원이 김 씨를 발견한 지 7분여 만에 지정병원인 서울병원의 구급차를 불렀고 그 후 15분이 지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아산병원으로 옮기던 중 김 씨는 숨졌다. 당시 롯데그룹 측은 관할 소방서에는 따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월드몰 지상 5층 롯데시네마와 지하 1층 아쿠아리움에 대해 사용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황진희 기자
롯데월드몰 지상 5층 롯데시네마와 지하 1층 아쿠아리움에 대해 사용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황진희 기자

이 사고로 제2롯데월드의 조기개장 승인을 내준 서울시는 공연장 공사를 중단할 뿐 아니라 영화관·수족관 전체의 사용을 제한하라고 롯데 측에 지시했다. 서울시의 결정 직후 롯데그룹은 롯데건설·롯데물산 명의의 보도 자료를 내고 "서울시의 이번 조치를 분명하게 수용해 충실하게 이행하겠다"며 "영화관 및 수족관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과 보수공사를 충실히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뒤늦은 롯데 측의 사과와 영화관·수족관 사용제한에 시민들은 오히려 더 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정밀 안전진단에 따른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 측이 영화관 진동 사고를 '고객의 탓'으로 돌렸던 것 뿐만 아니라, 정상 영업을 강행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더팩트>는 지난달 9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14관의 스크린 진동사고를 가장 먼저 보도했다. 당시 송파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어제(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안에 있는 롯데시네마 14관(8층)에서 '나의 독재자(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를 보던 중 스크린 양쪽과 좌석이 여러차례 크게 흔들린다는 관람객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밝혔다. 스크린 흔들림에 공포를 느낀 일부 시민들은 영화 관람을 포기하고 황급히 영화관을 빠져나가 송파소방서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영화를 보다가 황급히 대피한 한 시민은 "스크린 양쪽이 심하게 흔들려 공포를 느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도중에도 약간의 진동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시네마 측은 이에 대해 "고객이 예민한 탓"이라면서 "(신고한) 고객은 영화를 다 보고 나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달 뒤인 지난 10일 14관의 스크린과 상영관이 또다시 심하게 흔들려 관객들이 영화 상영 도중 뛰쳐 나오는 웃지 못할 촌극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롯데시네마는 문제가 발생한 14관의 상영을 제한했지만, 서울시의 사용제한 조치로 결국 전체 21관 모두를 상영 제한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 공식 페이스북에 "국내 최대, 세계 최대만 노리는 것 아니냐"면서 "수백석의 의자가 동시에 움직이는데,그걸 받치고 있는 아랫부분이 멀쩡하길 바라는 게 아이러니다"라고 꼬집었다.

누수가 발생한 아쿠아리움 역시 누수의 원인을 알지 못한다고 밝힌 상황에서도 정상영업을 강행해 관람객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했다.

이에 따라 제2롯데월드 전체의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모든 영업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2롯데월드의 영업정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영업정지)상태에서 안전진단과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실행돼야 한다. 작은 사고가 큰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정부와 관계부처는 각별히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ini849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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