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결산] ③ '돌풍의 팀'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의 '위대한 패배'
  • 이성노 기자
  • 입력: 2014.07.07 16:23 / 수정: 2014.07.07 16:23

북중미 약체라고 평가 받던 코스타리카가 탄탄한 스리백을 중심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 코스타리카 축구협회 홈페이지
'북중미 약체'라고 평가 받던 코스타리카가 탄탄한 스리백을 중심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 코스타리카 축구협회 홈페이지

'특종에 강한 스포츠서울닷컴 신개념 종합지 THE FACT'

[더팩트ㅣ이성노 기자] 말 그대로 '위대한 패배'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60억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의 돌풍이 4강 문턱에서 사그라졌다. 조별리그부터 뜻밖의 경기력을 보이며 잇따라 강팀들을 무너뜨린 두 팀은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사르며 축구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코스타리카는 6일 오전(이하 한국 시각) 브라질리아의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데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120분 혈투 끝에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끝에 3-4로 패했다. 코스타리카가 자랑하는 '철벽 스리백'을 중심으로 수문장 케일러 나바스(레반테)의 '신들린 선방'을 앞세워 상대 숨통을 조이며 희망을 이어갔지만, 마지막 순간에서 무너졌다.

코스타리카는 지난달 30일 그리스와 16강전 연장 혈투를 벌이고 일주일도 안 돼 또다시 120분을 소화하는 투혼을 보였다. 이날 경기를 중계하던 김성주 MBC 캐스터가 "박지성이 11명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할 만큼 코스타리카 선수들의 투지는 대단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오렌지 군단'의 손을 들어줬고, 코스타리카는 아름다운 퇴장을 맞이했다.

대회 전 코스타리카의 돌풍의 예상하는 이들은 많이 않았다. 아니,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인 코스타리카는 역대 3차례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고, 최고 성적은 1990 이탈리아 대회 16강이었다. 설상가상 우루과이-이탈리아-잉글랜드와 함께 조별리그 죽음의 D조에 묶여 험난한 일정을 예고했다. 심지어 코스타리카가 '승점 자판기'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우루과이와 첫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두더니 이탈리아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잉글랜드와 0-0으로 비기고 조 1위(2승1무·승점7)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6강에서도 '질식수비'를 자랑하는 그리스를 맞아 수적 열세에도 한 발 더 뛰는 악착같은 플레이로 승부차기에서 5-3 승리를 거두고 8강 신화를 이뤘다.

해결사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앞세운 콜롬비아가 부상으로 낙마한 주축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의 공백을 완벽히 지우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강자로 발돋움했다. / MBC 방송 캡처
해결사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앞세운 콜롬비아가 부상으로 낙마한 주축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의 공백을 완벽히 지우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강자로 발돋움했다. / MBC 방송 캡처

'다크호스 신화'를 써내려간 콜롬비아 역시 브라질을 넘지 못하고 8강에 만족했다. 5일 포르탈레자 에스타디오 카스텔랑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AS 모나코)가 대회 6호 골을 터뜨렸지만, 티아고 시우바와 다비드 루이스(이상 파리 생제르맹)에게 연속골을 내주고 1-2로 패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로드리게스는 아쉬움 섞인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우리가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눈물이 났다"며 "우리는 계속 나아가길 원했지만 불행히도 여기서 멈춰야 한다. 슬프지만 자랑스럽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콜롬비아는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일본과 조별리그 C조에 포함됐다. 네 팀 모두 비등비등한 전력을 가지고 있어 16강 진출을 낙관하긴 힘들었다. 팀 주축 스트라이커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가 왼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걱정은 더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가 팔카오의 빈자리를 느끼지 못할 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콜롬비아는 조별리그 전승으로 가볍게 16강에 안착했다.

지난 1990 이탈리아 대회 이후 24년 만에 16강에 오른 콜롬비아는 지난 대회 4강 팀 우루과이를 만났다.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가 '핵이빨' 사건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디에고 포를란(세레소 오사카)과 에딘손 카나비(파리 생제르맹)이 버티는 공격진은 절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경기 초반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측면 공격이 살면서 주도권을 잡았고, 로드리게스가 두 골을 폭발하며 2-0 완승을 이끌었다. 기세가 오른 콜롬비아는 역대 처음으로 4강 진출을 노렸지만, '삼바 군단' 브라질을 넘기엔 2% 부족했다.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의 '뜻밖의 활약'은 분명 브라질 월드컵 열기를 더해줬다. 스리백의 중심으로 진정한 '원팀(One Team)'을 보여준 코스타리카, 로드리게스를 앞세워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자랑한 콜롬비아의 '한여름밤의 꿈'은 8강에서 멈췄다. 하지만 브라질에서 보여준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의 돌풍은 축구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sungro51@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