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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왼쪽)와 '산양 분유'를 출시했다. 3일 <더팩트>가 이마트 용산점과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아 살펴본 결과 반값 분유의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용산=신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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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ㅣ 용산=신진환 기자] "아무래도 아기가 먹는 거라, 싸다고 하지만 쉽게 손길이 가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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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직원이 손님에게 자사의 '귀한 산양 분유'가 아닌 다른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
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유제품 판매대에서 분유를 고르던 생후 한 달된 아들을 둔 '콩콩이(태명)' 아빠 정모(35)씨가 내뱉은 말이다. 그는 수많은 종류의 분유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직원에게 "어떤 것이 좋으냐"고 물을 정도로 자녀를 갓 둔 초보 아빠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러나 롯데마트에서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는 PNB(유통·제조업체브랜드) 상품인 '귀한 산양 분유'(이하 산양 분유)에는 직원도 정모 씨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3일 롯데마트가 파스퇴르와 손을 잡고 자사의 '반값 분유'인 '산양 분유' 1·2단계 상품을 출시했다. 3단계 분유는 아직 광고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진열대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찾은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주 고객층이라 분유를 찾는 손님들은 많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이따금 들러 분유를 살펴보고 꼼꼼히 따져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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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낱개로 따져봤을 때 롯데마트의 '산양 분유'(오른쪽)는 일동후디스의 '산양 분유'보다 약 1만5000원 더 쌌다. |
공정한 판단을 위해 같은 산양 분유와 비교해봤다. 가격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롯데마트의 산양 분유 1·2단계 모두 한 통(750g)에 3만 원이었다. 하지만 옆에 나란히 놓여있던 일동후디스의 산양 분유(1·2·3단계)는 한 통(800g)에 5만4900원이다. 약간의 중량 차이가 있지만, 무려 1만4900원의 차이가 났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충분히 끌 법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모유와 함께 먹이거나 대체재로 쓰이는 분유의 특성상 브랜드 충성도와 인지도가 반값 분유의 성패를 극명하게 갈랐다.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분유는 브랜드 로열티가 높고 아이를 둔 부모들이 쉽게 고르는 품목이 아니다. 성분과 원산지, 가공 방법 등에서 차별화된 점이 엄마들의 선호로 이어지지 않았겠냐"면서 "반값 분유 출시 이후 판매량이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큰 영향을 받는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4000억 원 규모의 분유 시장에 대형 마트들이 잇따라 반값 분유를 출시하며 분유 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대형 마트의 반값 분유가 국내 분유 시장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2시간여 동안 지켜본 결과 분유를 사러 온 대부분의 손님은 롯데마트의 '반값 분유'가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유제품 코너 직원은 "반값 분유가 실제로 잘 팔리지는 않는다"면서 "일동후디스가 내놓은 분유 또는 남양유업의 '남양 XO'만 팔린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일동후디스의 산양 분유 판매량의 70%는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판매량과 통계의 물음에 "비공개라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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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용산점에서 한 부부가 분유를 살펴보고 있다. |
같은 날 이마트 용산점을 찾았을 때는 롯데마트보다 더 다양한 분유들이 진열돼 있었다. 이마트는 롯데마트보다 앞선 지난달 14일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 3종을 먼저 출시했다. 롯데마트의 귀한 산양분유와 마찬가지로 제조업체인 파스퇴르와 공동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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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의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왼쪽)는 한 통에 1만54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같은 레벨인 일동후디스의 '트루맘 프리미엄'보다 훨씬 쌌다. |
가격도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쌌다.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의 가격은 한 통(750g)에 1만5400원이며, 동급 분유인 일동후디스의 '트루맘 프리미엄'은 한 통(800g)에 2만9800원이다. 이는 40%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이마트 역시 롯데마트와 마찬가지로 PNB상품인 반값 분유를 찾는 손님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이마트 반값 분유를 살펴보며 따져보는 손님은 꽤 있었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볼 수 없었다.
주부 정모(33)씨는 "내 아이가 먹는 거라 가격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엄마로서 좀 더 좋은 제품을 사 먹이는 게 당연하다"면서 "제품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데, 반값 분유는 아직 미심쩍은 게 사실"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마트의 특징은 롯데마트의 산양 분유를 비치해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비록 경쟁업체지만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혀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마트는 분유 시장의 안착륙을 위한 어느 정도의 판매량은 올리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출시일부터 2일까지 이마트몰을 포함해서 6200통을 판매했다"면서 "높은 판매량은 아니지만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