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의 자회사인 게임개발사 네오플이 제주 NXC센터로 이전을 결정했다. 이로써 NXC센터에는 김정주 회장 아래 NXC, 넥슨네트웍스, NXCL, 네오플 모두 4개의 넥슨 컴퍼니가 자리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네오플 이전은 '통보' 성격이 강해 직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넥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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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연정 기자] 넥슨의 자회사인 게임개발사 네오플이 김정주가 수장을 맡고 있는 넥슨 그룹 지주사 NXC가 있는 제주로 이전을 결정했다. 창의적인 게임 개발 환경 조성과 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자, 제주 이전을 결정했다고 네오플은 취지를 밝혔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직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통보성 이전'이라는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플은 지난달 3일 제주 이전을 확정한 후 본사 이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네오플 제주 이전 결정으로 넥슨 컴퍼니 중 NXC, 넥슨네트웍스, NXCL까지 모두 4개 법인이 제주에서 함께하게 됐다. 네오플은 내년 초까지 제주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며, 직원들의 안정적인 제주 정착을 위해 유례없는 최상의 복지를 내세웠다.
제주 이전에 합류하는 직원에게는 1인 1주택을 제공하며 사택 거주를 원치 않는 직원에게는 무이자 전세금 대출을 지원한다. 서울-제주도 왕복 항공권도 월 1회 지급하기로 했다. 본인 외 배우자 그리고 자녀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자녀를 가진 직원을 위해 자체 어린이집 설립 및 운영 계획도 밝혔다. 함께 제주로 내려온 배우자들의 문화 생활비도 지급할 예정이다.
네오플은 본래 제주 내 사옥을 임대해 입주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계획을 일부 수정해 NXC 센터에 우선 입주하기로 결정했다. NXC는 제주시 노형동 86번지에 위치해 있으며 연면적 5945평방미터(약 1800평)에 지상4층, 지하1층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NXC센터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김정주 산하의 NXC, NXCL, 넥슨 네트웍스 등 약 300여 명이다. 네오플은 약 45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보유한 상태로 제주 이전을 마치면 NXC센터에는 대략 800명의 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네오플은 NXC 김정주 회장의 인수 중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게임사. 지난 2008년 네오플 지분 100%를 약 3800억 원에 사들인 김정주는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로 수 년째 큰 이득을 챙기고 있다.
네오플은 2001년 설립돼 '던전앤파이터'와 '사이퍼즈' 등의 온라인게임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그 중 던전앤파이터는 전 세계 4억 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 내 동지접속자수 300만 명, 국내 최고 동시접속자수 29만 명을 기록한 바 있다.
2013년 기준 연 매출 4528억 원, 영업이익 3975억 원을 기록했다. 그 중 영업이익률은 무려 90%에 달한다. 넥슨의 2014년 1분기 매출 약 4747억 원과 영업 이익 약 2119억 원 모두 실적 전망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는데도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가 일조했다.
네오플의 한 직원은 "타 업체에 일하고 있는 분이 제주로 옮긴다니까 부러워 하더라. 그러나 일부 직원들의 반응은 '어리둥절' 그 자체였다. 직원들과 다양한 방식의 상의가 없었다. 반대 의견이 다수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결과는 '통보성 이전'이다. 회사가 제주로 이전하니 따라 오라는 식이다. 물론 주택 제공 등 복지는 최상이다. 그러나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은 그리 쉽게, 또 회사의 결정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게 아니다. 열댓명 되는 직원을 가진 회사도 아닌데 말이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 이전과 관련한 직원들의 불만이 치솟으면서 네오플은 직원들 달래기에 한창이다. 추가적인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과 제주라는 거리의 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의 퇴사를 무작정 막을 순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네오플은 이탈 직원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노력에 공개 채용을 더했다.
네오플은 오늘(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공채를 시작한다. 이번 공채는 네오플의 대표 슬로건인 'We make wonders'를 본사 제주도 이전과 관련해 'We move to wonderland'로 변경했다. 근무지는 올해 내 입사자는 역삼동에서 근무 후 회사 이전 일정과 함께 제주도로 이전하며 2015년 입사예정자는 제주도에서 근무한다.
제주도로 이전한 게임관련 기업은 네오플이 처음은 아니다. 김정주 회장 아래 NXC와 넥슨 네트웍스가 이미 제주로 이전했고 다음커뮤니케이션즈를 포함한 여러 기업이 이미 제주도로 이전했다. 네오플 역시 "직원들과 가족들의 삶이 질 역시 기업의 중대한 가치로, 이전한 50여개 기업의 성공적인 안착 사례를 보며 제주 이전을 확신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직원들의 언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공채까지 시작하는 마당에 제주 이전이 자연스러운 조직개편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까지 화는 확산됐다. 일부 업계에서는 '반드시 제주여야만 했나'라는 의견도 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본래 강남권에 위치했던 다수의 게임사가 판교로 옮겼다. 현재 판교는 '게임村'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NHN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굵직한 게임사들이 자리하고 있다"며 "옆에 붙어 있을 수록 시너지가 나는 법이다. 판교로 이동하는 중소 개발사도 많다. 단, 판교 역시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 신분당선이 있긴 하지만 판교테크놀밸리 안까지 들어가는데 또 별도의 시간이 걸린다. 불편한 출퇴근과 생활환경이 달라지면서 오는 작업능률 저하는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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