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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은 지난 3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의 상장 소식을 전하며 우리사주 배정에 대해 언급, 삼성에버랜드 임직원들의 우리사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더팩트DB |
[ 오세희 기자] 삼성에버랜드 4800여 임직원들이 과연 우리사주 '대박'을 터트릴수 있을까.
삼성그룹은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1분기(1~3월)중 삼성에버랜드를 주식시장에 상장(기업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이하 에버랜드)는 상장시 우리사주를 배정할 의향이 있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에버랜드가 상장되면 적정주가 수준을 334만 원으로 전망하는등 '황제주' 탄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우리사주를 통한 샐러리맨 주(株)테크 대박 신화가 쓰여질지 관심사다.
삼성그룹내 에버랜드의 역할 및 기업가치를 감안할때 상장후 수백만원대 주가 형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우리사주를 받은(받게 될)임직원들이 기대만큼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가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주가전망은 말 그대로 전망일 뿐이고, 시세는 증시환경에 따라 급변할 소지가 많은 게 주식투자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상 기업들은 공모 주식의 최대 20%까지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할 수 있다.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들은 보통 공모 주식의 15% 수준을 직원 물량으로 배정한다.
현재 에버랜드 발행 총 주식(보통주)은 250만 주, 정관상 발행가능한 총수는 3000만 주이다. 직원은 2013년 12월 기준 4874명(정규직 기준). 에버랜드가 상장시 신주공모를 기존 발행주식수만큼 단행하면서 이중 15% 물량을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다고 전제하면 에버랜드 직원 1인(단순 평균화)은 80주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우리사주 배정가격은 보통 공모가의 10~20%수준에서 할인됨에 따라 공모가에 따라 에버랜드 직원들 투자규모도 달라진다.
지난 2011년 KCC는 삼성카드로부터 에버랜드 주식을 주당 182만 원(액면가 5000원)에 매입했고, 에버랜드의 주식을 보유한 기업들이 올 1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한 에버랜드 지분가치는 1주당 209만 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에버랜드 주당 가치를 감안할때 공모가는 최소한 200만 원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3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점치기도 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 에버랜드 지분가치가 주당 209만 원이고, 에버랜드의 미래 가치성을 따져본다면 공모가는 250만 원정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모가 250만 원에 우리사주 할인율 최대 20%를 적용하면 에버랜드 직원이 80주를 우리사주 물량분으로 확보하려면 개인당 1억6000만 원이 필요하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에버랜드 4800여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액(연봉)은 6000만 원. 약 3년치 연봉을 들여야만 에버랜드 주식 80주를 사들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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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오전 10시 중구 삼성본관에서 신권식 삼성에버랜드 상무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추진을 밝히고 있다./박지혜 기자 |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처럼 주가가 크게 상승한다면 에버랜드 직원들이 우리사주를 청약하는 것은 별 고민이 되지 않는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에버랜드의 상장 후 주가를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상장 예정인 삼성에버랜드의 적정 주가를 334만 원 수준으로 평가하며 "에버랜드가 삼성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이면서 경영권 승계 과정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에버랜드의 적정 주당 가치는 지분가치와 사업가치를 합한 후 순차입금을 차감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업보고서를 통해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뒤 시가총액을 7조6000억~9조1000억 원(주당 304만~364만 원)으로 추정했고, 키움증권도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가치를 8조2600억 원(주당 330만 원)으로 추산했다.
이들 증권사 전망처럼 에버랜드 주가(기업가치)가 형성된다면 우리사주는 상당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삼성생명 상장당시 우리사주를 받은 생명 직원들의 경험을 짚어볼때 에버랜드 우리사주의 대박을 100%장담하기 힘들다는 경고음도 울린다.
2010년 4월 상장 당시 삼성생명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주식수는 888만 주로, 조합원 한 명당 평균 1400여 주를 배정받아 1억5000만 원 정도를 투자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주가는 우리사주 매매가 가능한 1년 후 약세를 면치 못하더니 9만8000원 대로 떨어져 공모가 11만 원 밑으로 주저앉아 직원들은 우리사주를 팔지 못한 채 낭패를 봤다.
상장 4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삼성생명 주가는 10만원대에서 머물고 있다.
당시에도 삼성생명 우리사주 '대박'을 점치는 분위기가 짙었다. 자기 돈으로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직원들과 달리 사주 청약을 위해 대출등 비(非)자기자본으로 사주를 받은 이들은 지금도 곤혹스러운 게 사실이다.
에버랜드는 상장 추진 계획만 밝혔을 뿐, 우리사주 공모와 관련해 규모나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외부에서는 에버랜드 직원들의 우리사주 대박 가능성에 부러움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재테크에 밝은 내부 직원들은 '삼성생명 학습효과'를 반추하면서 우리사주 재테크를 저울질하기도 한다. 1억6000만 원의 기회비용을 꼼꼼히 따지는 것.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은 지난 3일 임직원들에게 우리사주 배정의사를 피력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패션·서비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상장하기로 했다. 앞으로 우리사주조합이 구성되면 임직원에게도 우리사주가 배정될 예정"이라며 "우리사주 보유로 임직원의 자긍심과 애사심이 고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주가는 미래를 '먹고'사는 것이지만 그 미래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삼성에버랜드 직원들의 고민중 하나다.
sehee109@tf.co.kr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