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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이 22일 제조 계열사들이 보유했던 삼성생명 지분은 장내 매도하고, 삼성생명은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매수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만들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더팩트DB |
[ 오세희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지분 정리에 나서면서 그 의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이 제조 계열사들이 보유했던 삼성생명 지분은 장내 매도하고, 삼성생명은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매수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을 금융지주사로 만들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지분율 0.6%), 삼성정밀화학(0.47%), 삼성SDS(0.35%), 제일기획(0.21%) 등 삼성그룹 제조계열사들은 전날 장 마감 후 삼성생명 지분(1.63%)을 블록딜(대량매매) 형식으로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각했다.
앞서 이들 계열사는 공시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보유 중인 삼성생명 지분 매각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블록딜로 이들 4개 계열사의 삼성생명 보유 지분은 0%가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을 금융계열사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린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이번 블록딜로 삼성그룹 계열사 간의 지분관계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비금융과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으로 정리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 계열사로부터 삼성카드 지분 5.81%를 사들여 지분율을 28.02%에서 34.41%로 늘리며 금융계열사 지분율을 높여왔다. 이번에 삼성카드가 보유 중인 삼성화재 지분 0.63%를 사들이면서 삼성화재 지분율은 10.4%에서 11%로 상향됐다. 이 외에도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11.1%, 삼성SRA자산운용 100% 등을 보유하고 있어 금융계열사의 중심에 있다.
반면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는 삼성에버랜드만 남게 됐다. 삼성생명 주식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76%, 삼성에버랜드가 19.34%, 삼성문화재단 4.68%, 삼성생명공익재단 4.68%를 갖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구조도 깨지게 됐다.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를 이뤄왔지만, 이번 거래로 제조계열사들의 삼성생명 관련한 순환출자가 해소되면서 삼성생명의 지배 구조가 단순화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1대 주주로 있고, 지주사 변환이라기에 지분율 변화가 미미하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언론에서 회자되는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접근하기엔 불확실성이 높다"며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1대 주주로서의 지위 변화와 관련해 묘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sehee109@tf.co.kr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