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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삼성 상반기 채용 필기시험인 SSAT(삼성직무적성시험)를 치른 응시자들이 고사장에서 나오고 있다./내발산동=김아름 인턴기자 |
[더팩트|내발산동=김아름 인턴기자] '삼성 고시'가 취업준비생들에게 제대로 '멘붕'을 안겨줬다. 삼성은 올 상반기 채용 필기시험인 SSAT(삼성직무적성시험)의 문제 유형을 기존과 전혀 다르게 출제하면서 기존 틀로 준비했던 취업준비생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13일 오전 11시 40분 서울시 강서구 내발산동 명덕여고·명덕고·명덕여중의 교문이 개방되며 이날 오전 SSAT에 응시한 응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기 시작했다. 응시자들은 오전 입실했을 때 보였던 긴장감은 온데간데 없이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대부분 후련한 마음이 가득한 가벼운 표정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 SSAT 시험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멘붕이다"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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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AT 시험을 치른 응시자들이 나와 어디론가 전화통화를 하는 등 바쁜 모습이다. |
고사장을 빠져나온 응시자 대부분은 저마다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를 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오늘 치른 SSAT 시험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편에서 SSAT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두 남성 응시자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올 상반기 SSAT 시험이 어땠냐고 묻자 한 남성 응시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어려운 거 같다"고 답했다. 그러자 또 다른 응시자는 "상식이 쉬워도 너무 쉬워서 평소 상식 공부를 꾸준히 한 사람이라면 어렵게 느끼지 않았을 거 같다"고 답하며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대부분 응시자의 반응은 어렵고 쉽고를 떠나 '당황스럽다'가 주를 이뤘다. 이유는 SSAT 시험이 예년과 완전히 다른 문제 유형으로 출제됐기 때문이다.
특히 한 남성 응시자는 "역사에 자신이 있어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했으나 큰 착각이었다"며 "문제 중에 '성격이 다른 영웅은'이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보기로 토르와 슈퍼맨, 울버린 그리고 아이언맨이 나와 이게 무슨 문제인가 생각했다"며 "그동안 시중에 나와 있는 문제집만 5권을 풀었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오랜 시간 준비했는데 시간 낭비한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나마 나는 좀 나은 것이 비싼 학원비를 들여 학원에 다니지 않았다"며 "다른 친구들은 비싼 돈을 들여 학원을 찾았는데 아무 소용 없게 됐다고 불만을 쏟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여성 응시자는 "삼성에서 적어도 올해 상반기 채용과 관련해 SSAT 출제 유형 변화에 대한 가이드라인만 알려줬어도 쓸데없는 학원 강의에 돈을 들이지 않았을 거 아니냐"며 "결국 취업준비생들의 간절한 마음이 상술에 또 이용된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고 씁쓸한 마음을 내비쳤다.
사실 삼성은 올해부터 SSAT의 유형을 기존의 언어, 수리, 추리, 상식 등 4개 영역에서 공간지각 능력과 역사를 곁들이며 SSAT가 고시화 돼는 것을 막겠다고 사전에 예고했다. 그러나 바뀐 기준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나 예시 등 가이드라인이 제공되지 않아 유형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취업준비생들은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SSAT 학원이나 문제집으로 준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렇듯 유형의 변화가 생기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삼성이 올해 초 대학 총·학장 추천 제도로 채용을 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무산된 적도 있고, 상반기 채용 출제 유형도 완전히 바뀐 것으로 보면 올해 하반기 채용에도 뭔가 변화가 또 있지 않을까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그룹 필기시험인 SSAT 시험에는 서울 73개, 지역 12개 등 전국 85개 고사장과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 캐나다 토론토에서 10만 명이 넘는 지원자들이 응시했으며 이번 상반기 대졸 사원 3급 공채 응시자는 8만 명, 여름 인턴 지원자가 2만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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