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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오너 총수 부재속에 희비가 교차, 최고 경영진들의 발길이 바빠지고 있다. |
[ 서재근 기자] 그룹 오너 총수의 부재상황에서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경영공백 피해를 최소화하고 그룹 주력 '먹을 거리'를 챙기려는 두 회사 경영진들 발길이 어느 때보다 바쁘다. 양 사는 당장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그룹 내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한 것과 달리 SK텔레콤은 통신장애, 영업정지 등 잇단 악재에 시달리며 명성을 찾지 못하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말 그대로 최악의 연초를 보내고 있다. 불법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최악의 통신장애까지 이어지면서 기업이미지 실추는 물론 막대한 경제적 손해까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무엇보다 지난 20일 발생한 통신장애 사고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경쟁사들과 비방 광고전을 치르며 과잉 마케팅에 몸살을 앓았던 상황에서 '8시간 동안의 통신장애'가 발생, 전국 560만명 가입자가 피해를 입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직접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미흡한 대응'이라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참여연대와 전국대리기사협회 등 시민단체와 통신사고 피해자들은 SK텔레콤 측이 제시한 보상안이 실제 피해액보다 턱없이 부족하게 책정했다며 집단분쟁조정신청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 측이 보상액을 섣불리 인상하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미 연초부터 경쟁사들과 마케팅 경쟁에 나서며 사상 최고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쓴 상황에서 보상액까지 늘어날 경우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내다 본 SK텔레콤 통신장애 사고와 관련한 보상규모 액수는 최대 1200억원에 달한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개인과 기업고객에게 지급하게 될 보상규모는 최소 850억원에서 최대 123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올해 순이익의 약 4~6%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텔레콤에 대한 올 1분기 실적 전망 역시 밝지 않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마케팅 비용 등의 여파로 SK텔레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조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이 총수의 리더십 부재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내 '효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반도체 매출 증가에 힘입어 13조9000억원으로 전년 38.9%가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200억원 적자에서 3조2200억원 흑자로 돌아서며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종합 반도체 순위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128억900달러로 89억7000달러를 기록한 전년 대비 42.8% 증가했다. 종합 반도체 순위 역시 같은 기간 7위에서 5위로 올랐다.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하며 '총수의 부재'라는 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으로 떠오르면서 SK하이닉스의 그룹 내 위상도 달라졌다. SK그룹은 삼고초려를 불사, 지난 1월 '정통 삼성맨'으로 꼽혀왔던 임형규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ICT기술성장추진 총괄 부회장을 영입해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ICT(정보·통신·기술)기술성장추진 총괄 조직을 신설, 임 부회장을 ICT분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선임했다.
21일 열린 그룹 계열사 정기주주총회에도 그룹 8개 상장 계열사들이 임원 보수 한도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가운데 오직 SK하이닉스만 보수 한도를 5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SK그룹 측은 "보수 한도를 늘린다고 해서 실제 그만큼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SK하이닉스가 워크아웃 당시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보수 한도를 동종업계 수준에 맞춰 올린 것뿐"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신의 한 수'로 꼽히는 SK하이닉스의 그룹 내 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