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연의 연예人 돋보기] 이휘재는 왜 '고춧가루' 방송을 했을까?
  • 성지연 기자
  • 입력: 2014.01.25 08:00 / 수정: 2014.01.24 22:28

방송인 이휘재가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앞니에 큼지막한 고춧가루를 끼고 이야기를 진행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방송 캡처
방송인 이휘재가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앞니에 큼지막한 고춧가루를 끼고 이야기를 진행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방송 캡처

[성지연 기자] "고춧가루 때문에 방송에 집중이 안 돼요."

방송인 이휘재(41·본명 이영재)가 지난 6일 데뷔 22년 만에 처음으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출연, 단독 토크쇼의 주인공이 되는 즐거움을 누렸다.

지난 6일과 13일, 2부에 걸쳐 전파를 탄 '힐링캠프-이휘재 편'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휘재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자신에게 오롯이 비친 스포트라이트에 즐거운 듯 그간 숨겨왔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마음껏 쏟아냈고 그의 솔직한 입담에 안방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이를 입증하듯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들은 시청자 게시판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힐링캠프'를 통해 그간 이휘재에게 볼 수 없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며 호평했다. 시청률 또한 상승세를 타 이휘재의 방송이 나간 다음 날 '이휘재 효과, 시청률 상승'이란 제목의 시청률 기사가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방송이 나간 뒤 눈길을 끄는 글은 또 있었다. "이휘재의 입담은 좋았으나 방송에 도무지 집중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이휘재의 방송에 집중할 수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어이없게도 그의 앞니에 큼지막하게 박힌 '고춧가루'였다.

이휘재가 자신의 이에 고춧가루가 낀지 알지 못한 채 방송 내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방송 캡처
이휘재가 자신의 이에 고춧가루가 낀지 알지 못한 채 방송 내내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방송 캡처

문제의 '고춧가루' 방송은 지난 6일 '힐링캠프-이휘재편'에서 전파를 탔다. 이날 이휘재는 방송 초반부터 선배 이경규와 신경전을 벌이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FD로 방송국에 발을 들여 22년간 연예계 생활을 하며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와 개인적인 이야기, 예를 들어 "내 첫사랑 상대는 가수 출신 디자이너 임상아였다"같은 이야기를 털어놔 인간적인 면모를 마음껏 뽐냈다.

월요일 저녁 이휘재와 MC 이경규가 벌이는 묘한 신경전 또한 심신이 지쳐있는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1990년 대를 주름잡던 두 예능인 이경규 이휘재가 열거하는 추억의 예능프로그램과 그와 함께 나오는 자료 화면 또한 웃음거리였다. '안방마님' 성유리와 '외로운 남자' 김제동의 맞장구도 돋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이휘재는 방송이 시작했을 때부터 앞니에 큼지막한 고춧가루를 낀 채 이야기를 이어갔다. 휴대 전화나 인터넷 TV를 통해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화면이 작아 눈치챌 수 없었겠지만, 거실에서 큼지막한 TV를 통해 '힐링캠프'를 본 시청자들이라면 단박에 눈치챌 만큼 큰 고춧가루였다.

그 사실을 알 턱이 없는 이휘재는 시종일관 하얀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었고 카메라를 통해 클로즈업된 그의 얼굴에선 붉은색 고춧가루가 더욱 도드라졌다. 소위 여배우들이 "HD TV 가 무서워서 피부관리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각날 만큼 HD TV를 통해 이휘재의 고춧가루는 '무서울 만큼' 선명하게 강조됐다.

이휘재가 출연한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방송이 나간 이후 각종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엔 이와 관련한 글들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포털 사이트에는 이와 관련한 연관 검색어가 생겼다./네이버 검색어창 캡처, 네이버 블로그 캡처
이휘재가 출연한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방송이 나간 이후 각종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엔 이와 관련한 글들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포털 사이트에는 이와 관련한 연관 검색어가 생겼다./네이버 검색어창 캡처, 네이버 블로그 캡처

아니나다를까 방송이 나간 뒤 각종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엔 이휘재의 앞니에 긴 고춧가루를 두고 누리꾼들의 수많은 글이 올라왔다. 이 때문에 포털사이트엔 연관 검색어가 생성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송을 본 누리꾼들은 초반 "웃기다"는 반응을 보이거나 "나만 본 건가? 믿을 수 없다", "고춧가루가 맞느냐"는 글을 올리며 반신반의했지만, 이와 관련한 글들이 많아지자 이를 두고 "왜 아무도 이휘재에게 지적을 해주지 않았냐"는 의문과 제작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힐링캠프 1부'는 한 시간 넘게 전파를 탄 방송임에도 불구, 방송 내내 눈앞에서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 MC 성유리 김제동 이경규가 그의 앞니에 낀 큰 고춧가루를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자칫 세 명의 MC가 진행에 집중해 이휘재의 문제점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현장에 있던 수많은 관계자들이나 카메라를 잡고 있던 제작진이 그의 문제점을 한 시간이 넘는 녹화 시간 내내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 의문으로 남는다.

이휘재는 방송을 통해 감동적이고 유쾌한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놨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실수로 아쉬움을 자아냈다./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방송 캡처
이휘재는 방송을 통해 감동적이고 유쾌한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놨음에도 불구하고 작은 실수로 아쉬움을 자아냈다./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방송 캡처

이와 관련해 이휘재의 소속사 코엔티엔 관계자는 23일 <더팩트>과 통화에서 "우리도 방송을 볼 때는 몰랐다. 이휘재 본인도 모르고 있었다"며 "평소 방송을 하기 전에 청결유지에 신경을 쓰는 편인데 그날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당황스러워했다. 이어 "당시 MC 세 명(성유리 김제동 이경규)은 방송에 집중해 이휘재의 고춧가루가 안 보였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카메라 감독님이나 현장 관계자들이 눈치챘는지는 잘 모르겠다. 방송을 편집하는 과정에선 분명 아셨겠지만, 그제야 녹화를 다시 할 수 없는 노릇이니 방송이 그대로 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찌 보면 웃고 넘길 작은 사건에 불과한 '이휘재의 고춧가루 해프닝'이지만, "이에 낀 고춧가루 때문에 집중이 안 됐다", "방송하는 데 점검 안하냐"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생겼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2년 만에 단독 토크쇼에 출연한 이휘재에게도 아쉬울 따름이고 방송을 만들고 준비하는 제작진에게도 그렇다. 시청자들을 위해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세심한 준비가 출연진 뿐만 아니라 방송을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요구돼야 하는 '기본'이 아닐까?

'다된 밥에 고춧가루 뿌린 아쉬운 '힐링캠프-이휘재 편!'

amysung@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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