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씨네] '용의자', 로맨틱 공유 없다? 짐승 된 공유 있다! (리뷰)
  • 김가연 기자
  • 입력: 2013.12.24 13:00 / 수정: 2013.12.24 13:44

배우 공유의 이미지 변신과 원신연 감독의 액션 연출이 돋보이는 용의자./영화 스틸컷
배우 공유의 이미지 변신과 원신연 감독의 액션 연출이 돋보이는 '용의자'./영화 스틸컷

[김가연 기자] 영화 '용의자'는 잘 포장된 액션 영화다. '여심'을 흔드는 잘생기고 몸매 좋은 남자 배우가 뛰고 넘어지고 부스기를 반복하며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영화의 전형을 따른다. 여기에 탄탄한 몸매 공개는 여성 관객들을 위한 보너스. '로맨틱 가이'의 대표주자 공유를 앞세운 '용의자'도 다름없다.

여기서 '용의자'는 스토리를 잃지 않은 채 액션의 절정을 보여주면서 한발짝 더 나아갔다. '세븐데이즈' 이후 7년 만에 신작을 내놓는 원신연 감독은 절치부심한 듯 보인다. 제작부터 후반 작업, 영화 개봉까지 꼬박 2년이란 세월이 걸린 만큼 영화는 액션 장르로도 손색이 없고, 배우 공유의 성장도 보인다.

영화는 북한 최고의 특수부대 요원인 지동철(공유)의 이야기가 큰 축이며 자신의 가족을 죽인 대상을 찾는 지동철과, 지동철을 찾는 국정원과 경찰 등 두 개의 이야기로 갈린다. '용의자'는 두 개의 이야기가 튀지 않게 잘 섞였고, 공유는 쫓기면서 가족을 죽인 범인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지동철을 제법 잘 풀었다.

공유는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충실했던 인물.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 부드러운 목소리 등 외적인 모습에 도움을 받아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서 승승장구했다. SBS '건빵 선생과 별사탕'(2005) MBC '어느 멋진 날'(2006) '커피 프린스 1호점'(2007)에 이어 영화 '김종욱 찾기'(2010)까지 그는 한없이 부드러웠고 그렇게 이미지가 굳어졌다. 하지만 이번 영화 '용의자'에서 수컷 냄새를 강하게 풍기면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니 이는 '공유의 재발견'이다.

굶주린 짐승 같은 모습을 표현하고자 혹독한 다이어트로 군살 하나 없는 몸매를 만든 그는 이리저리 범인을 쫓으면서 날렵한 액션 연기를 보여준다. 완벽한 수컷의 모습에서 공유보다는 지동철이 보인다. 본인 스스로 영화 속에서 기존의 이미지가 보이면 어떡하느냐는 걱정을 했다는 공유는 그 걱정은 지워도 될 것 같다.

다소 위험한 카체이싱 장면과 교수대 훈련 장면도 잘 소화했다. 거의 모든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는 공유는 영화 촬영 전 액션 스쿨에서 훈련을 받았다. 영화의 사실성을 살리고자 온몸으로 표현한 그의 노력이 빛나는 대목이다.

지난 17일 있었던 용의자 레드카펫 행사에는 많은 관객이 참석해 현장을 뜨겁게 만들었다./쇼박스 제공
지난 17일 있었던 '용의자' 레드카펫 행사에는 많은 관객이 참석해 현장을 뜨겁게 만들었다./쇼박스 제공

공유와 더불어 박희순, 유다인 조성하 등 배우들의 노력에 원신연 감독의 연출이 더해진 '용의자'의 액션만 놓고 본다면 손색없다. 순 제작비 70억 원을 들인 '용의자'는 액션에 공을 많이 들였고, 다행히 공들인 티가 제법 난다. 그동안 한국 액션 영화에서도 시도했던 모든 장면을 더한 것은 물론, 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장면을 넣어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액션 장면은 시원하고 통쾌하다. 숨 쉴 틈조차 없이 빠르게 몰아치는 덕에 관객들은 스크린에 집중하려야 할 수밖에 없다. 맨몸 액션과 자동차, 암벽, 지붕 위까지 전국 곳곳 사방팔방에서 이루어지는 액션 연기는 '액션의 절정'이라 할말 하다.

전개도 나쁘지 않지만, 맺고 끊는 것이 문제다. 적절한 지점에서 끊지 못하고 가족을 둘러싼 지동철의 이야기를 끝까지 보여주니 관객들에게 여운을 주지 않는다. 또 끝까지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액션은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다. 실제 영화 시사회 후 몇몇 관객들은 눈의 피로함을 느끼거나 몸이 뻐근하다고 이야기했다. 관객의 취향이 액션 장르와 멀다면 140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을 견디기 어려워 할 수 있다.

'용의자'는 장단점이 명확한 영화고 이는 독이자 약이다. '로맨틱 가이' 이미지를 없앤 공유의 재발견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지난 18일 전야 개봉해 승승장구하고 있는 '변호인'과의 관객 성적 비교도 볼만하다. 개봉은 24일.

한 줄 평: 뚝심있는 '원신연표' 액션은 양날의 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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