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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이 포인트 이용실적을 전월 실적에서 제외시키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 더팩트DB |
[박지혜 기자] 불황기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포인트 마케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포인트 사용이 '카드 전월 실적'에는 포함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이 내놓은 포인트 적립에 특화된 신용카드 상품들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포인트 사용금액은 전월 실적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월 실적이란 카드사에서 정해놓은 최소한의 이용금액 기준으로,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받기 위해선 기준금액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외환카드의 '2X카드'는 6개월 이상 사용하면 할인율이 2배가 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출시 1년 만에 약 100만장이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정작 이용약관에는 '매월 1일~말일까지 해당 카드로 할인 받은 매출 전체를 제외한 신용판매 금액'으로 명시해 놓다. 즉, 포인트 사용은 전월 실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이다.
'사용한 만큼 돌려준다'는 문구를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현대카드도 마찬가지다. 현대카드는 지난 6월, 50만원 이하 고객에게는 M포인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파격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월 실적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포인트를 제공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용실적이 많은 고객들에게 포인트를 많이 돌려주겠다던 현대카드 역시 포인트 사용은 전월실적에서 제외했다. 실제 현대카드의 카드 접릭제외 약관에는 '당사 모든 할인 서비스 및 부분/무이자할부 이용 금액'이 포함돼있다.
'업계 1위 신한카드' 역시 포인트 사용에는 인색한 실정이다. 최근 출시한 '신한 큐브 카드'는 고객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할인 혜택이 제공되는 19개 서비스 중 필요한 서비스를 수시로 바꿔 이용할 수 있다. 본인에게 맞는 서비스를 선택해 포인트 적립률을 최대한으로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카드 역시 전월 실적 제외 대상에 '포인트 사용 거래 금액'이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카드들은 대중교통, 통신요금, 관리비 등 생활필수 항목과 무이자할부 등도 이용실적에서 제외하고 있다. 결국 카드사가 요구하는 전월 실적을 맞추기 위해서는 포인트 사용과 무관하게 2배 이상의 금액을 다시 사용해야하는 것이다.
포인트 사용이 전월 실적에 포함되자 않는 것과 관련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외한카드의 2X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발급받을 때는 몰랐는데, 그 후에 실제로 이용해보니 포인트 사용은 전월 실적에 포함되지 않고 있었다"며 "5000원을 사용해서 2000포인트를 사용하면 3000원어치만 포인트로 적립되는 것인데, 결국 5000원을 소비했어도 전월 실적 때문에 2000원을 더 써야하는 것 아니냐"며 황당해했다.
신한카드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 김모(34)씨 역시 "이제는 포인트도 현금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어 카드사에서도 포인트를 현금으로 돌려주기도 하지 않느냐"면서도 "왜 포인트 사용을 이용실적에서 제외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카드사들은 카드 포인트 적립은 부가 혜택 서비스일 뿐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카드 포인트 적립은 부가 혜택 서비스로 간주되기 때문에 사용 실적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면서 "통신비와 관리비 같은 서비스는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포인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국장은 "카드사들은 포인트를 부가 혜택 서비스처럼 여기고 있고 소비자들은 현금처럼 여기고 있어 입장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포인트 사용을 부문을 전월 실적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일종의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업계에서는 포인트 보유자가 사망할 경우 상속이 가능하게 할 정도로 포인트를 현금처럼 인식하고 있다"며 "이러한 카드업계의 인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