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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7호선에 도입된 이색 객차(위쪽)는 중앙 좌석때문에 이용객들의 불편을 사고 있었다. / 송형근 인턴기자 |
[더팩트 l 송형근 인턴기자] 지난해 10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7호선에 천편일률적인 객차 디자인을 바꾸고자 열차의 두 객차에 좌석을 중앙에 배치하는 색다른 구조를 적용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도입 1년이 지났지만, 이 같은 구조가 오히려 시민들의 불편만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오후 4시 7호선 대림역 승차장에 도착했다. 70대의 열차를 운행 중인 7호선에서 '중앙좌석'을 적용한 열차는 'SR001'과 'SR002' 단 두 대뿐이었다.
새로운 의자배치를 적용한 열차는 외관 색상부터 일반 열차와 달랐다. 일반 열차들이 회색빛과 빨간색, 녹색 줄무늬 등으로 디자인 돼 있다면 이색 열차는 열차 전체가 흰색 빛깔로 승차장에 진입할 때부터 유달리 눈에 띄었다.
지난해 10월 2일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중앙 좌석배치'를 적용한 열차를 도입, 전체 8칸 가운데 3번, 6번 객차 내부에 중앙좌석을 배치했다. 즉, 양옆으로 배치됐던 좌석을 가운데로 붙여 보행자들이 기존에 의자가 있던 양쪽 끝으로 지나다닐 수 있도록 했다. 중앙 좌석형 객차의 좌석은 7호선 일반 객차와 마찬가지로 일반인용 36석, 노약자용 9석 등 모두 45석이다.
일 년이 넘도록 운행됐지만, 7호선을 다니는 전체 70대의 열차 가운데 2대만 이색 의자가 배치된 탓에 아직 생소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대림역과 노원역을 오간다는 한 승객은 "7호선만 5년 넘게 탔는데 처음 본다"라며 신기한 듯 사진을 찍었다.
문제는 시각적인 재미보다 실제 이용에서 느껴지는 불편함이다. 실제 중앙좌석 배치가 적용된 열차를 이용한 승객들 가운데는 이용의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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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통로 탓에 여기저기서 지하철 이용객간 신체 접촉이 일어나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
중앙에 좌석이 배치돼 앉아있는 사람이 다리를 뻗거나 혹은 좌석 앞쪽에 승객이 서 있으면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좁았다. 특히 열차의 허리 부분인 3번과 6번 객차에 중앙 좌석이 배치돼있어 객차 간 이동을 하려는 많은 승객과 앉아있는 사람, 통로에 서 있는 사람이 뒤엉켜 객차 내부는 아수라장이 됐다.
7호선과 3호선 그리고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고속버스터미널 역을 지나갈 때 혼잡은 극에 달했다. 평일 오후 시간 객차 내부가 사람들로 꽉 차지 않았어도 짐 가방을 든 사람들이 객차에서 들고 나자 여기저기서 언성이 높아졌다. 한 승객은 "이럴 거면 중앙에 좌석을 왜 배치한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앉아있는데 가방이 얼굴을 치고 지나가며 사람들이 무릎을 차고 간다"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짐을 올려놓을 공간이 없는 것도 문제였다. 서울시 내 다른 지하철 호선에서 운영 중인 객차들은 좌석 위에 짐칸이 마련돼 있지만 7호선 이색열차는 그렇지 않았다. 많은 승객이 짐가방을 매거나 가방을 바닥에 내려놔 승객이 가득 차지 않아도 객차 내부는 답답하고 비좁았다.
아울러 평일 낮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약자들은 좌석에 앉지 못해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노약자용 9석이 있지만, 객차의 끝에 있어 2, 3번 승차장에서 탑승한 노약자들은 이동해야 하지만 중앙 좌석이 가로막아 이내 발걸음을 옮기지 않고 서 있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또한 좌석에 앉아있는 승객의 시선은 열차 창문을 향해 있어 객차 내부에 노약자가 탑승했는지 파악이 힘든 구조였다. 이 때문에 좌석을 양보하기도 쉽지 않아 대림역~도봉산역까지 약 1시간 동안 타본 결과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단 한 차례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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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잡이가 좌석 바로 위에 달려 승객들이 잡게 될 경우 민망하게 몸이 밀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많은 승객은 손잡이를 잡지 않아 열차가 정차 할 때 중심을 잃기도 했다. |
내부에 있는 승객용 손잡이 역시 위치가 애매해 잡기 힘들었다. 손잡이는 중앙 좌석 바로 위에 달려 이를 잡게 되면 앉아있는 사람과 신체 접촉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한 승객은 "손잡이를 잡으면 민망하게 몸이 닿을 것 같다"라며 일부러 손잡이를 안 잡고 서 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많은 승객이 차량이 정차할 때마다 중심을 잃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와 같은 시민 불편을 7호선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알고 있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된 7호선 중앙 좌석형 객차는 시범적으로 두 량 도입했다. 하지만 시민들 불만에 민원 제기가 많아 늘릴 계획은 없다"라며 "기존에 있는 두 대만 계속 운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