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공범' 손예진 "예쁜 내 얼굴, 연기에 도움 됐느냐고요?"
  • 성지연 기자
  • 입력: 2013.10.23 10:02 / 수정: 2013.10.23 10:02

배우 손예진이 분홍색 스웨터를 입고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있는 카페 스프링에서 <더팩트>취재진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다./이새롬 기자
배우 손예진이 분홍색 스웨터를 입고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있는 카페 '스프링'에서 <더팩트>취재진을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다./이새롬 기자


[성지연 기자] "제 외모가 연기를 방해할 만큼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온종일 진행되는 매체들과의 인터뷰에 피곤할 만도 한데 배우 손예진(31·본명 손언진)은 시종일관 밝은 미소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그런 손예진을 한참 동안 멍하게 바라보다 "아름다운 외모가 배우생활을 하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됐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외모와 연기는 상관없는 것 같다"고 똑 부러지게 말했다.

손예진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그는 빡빡한 일정에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해 인터뷰 도중 테이블에 있는 떡을 허겁지겁 집어 먹었다./이새롬 기자
손예진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그는 빡빡한 일정에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해 인터뷰 도중 테이블에 있는 떡을 허겁지겁 집어 먹었다./이새롬 기자

24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공범(감독 국동석, 제작 선샤인 필름)'으로 첫 스릴러물에 도전한 배우 손예진을 초가을 추위가 매섭던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있는 카페 '스프링'에서 만났다. 연분홍색 스웨터를 입고 등장한 손예진은 "인터뷰 일정이 빡빡해서 밥을 못 먹었다. 배가 고프다"라며 테이블 위에 놓인 떡을 잘라 입에 넣었다. "떡이 고무줄 같아요!"라며 까르르 웃는 그는 확실히 20대의 손예진보다 여유 있어 보였다.

국동석 감독의 영화 공범으로 처음 감성 스릴러물에 도전한 손예진은 촬영을 하면서 세밀한 감정 연기를 하느라 실신을 하기도 했다./영화 공범스틸 컷
국동석 감독의 영화 '공범'으로 처음 감성 스릴러물에 도전한 손예진은 촬영을 하면서 세밀한 감정 연기를 하느라 실신을 하기도 했다./영화 '공범'스틸 컷

- 손예진은 소처럼 일하는 배우같다. 쉬는 걸 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부지런히 '감성 스릴러'라는 장르에 도전했다.

"쉬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웃음). 나도 작품이 끝날 때 마다 '이번에는 오래 쉬어야지'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 작품은 꼭 해야지'라는 욕심이 생긴다. '공범'이 그랬다. 단숨에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결심했다. 다은이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이번 영화에서 맡은 다은이라는 역은 세상에서 전부라고 느낄 정도로 사랑했던 아버지를 유괴살인범으로 의심하는 캐릭터다. 이전에 많이 해봤던 가련하고 예쁜 여주인공과는 굉장히 다른 느낌이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공범'도 신인감독 작품이다. 신인감독을 특별히 선호하는 것 같다.

"그러게 말이다. 내가 신인감독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계속 이렇게 된다(웃음). 그래서 더욱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내 운명인 거 같다. 하지만 '공범'을 연출한 국동석 감독은 어느 정도 믿음이 있었다. 박진표 감독과 10년 동안 함께한 감독이다. 박진표 감독은 어떤 배우라도 함께 일하고 싶은 감독이다. 그런 감독님 밑에서 조연출로 함께 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다."

-김갑수와 SBS 드라마 '연애시대' 이후 7년 만에 재회했다. 소감은?

"김갑수 선생님과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존경하는 선배님이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다. 김갑수 선생님의 내공 있는 연기를 받아치는 것도 힘들었고 작품 안에서 감정선을 유지하고 싶은 욕심도 컸다. 의도적으로 선생님을 멀리한 적도 많았다. 선생님과 같은 동네를 살아서 가끔 선생님이 '같이 산책하자'고 하시기도 했는데 일부러 거절했다. 작품 안에서 나는 김갑수 선생님을 계속 의심하고 거리를 둬야하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현실에서 선생님과 친하게 지내면 연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눈치채지 못하게 촬영이 끝나면 선생님 앞에서 열심히 웃었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괴로웠다(웃음)."

손예진은 자신의 외모를 칭찬하자 나는 빼어나게 아름답지 않다며 겸손한 대답으로 응수해 취재진들에게 망언 연예인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이새롬 기자
손예진은 자신의 외모를 칭찬하자 "나는 빼어나게 아름답지 않다"며 겸손한 대답으로 응수해 취재진들에게 '망언 연예인'이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이새롬 기자

- 30대의 손예진, 좋아 보인다. 말도 잘하고. 예전부터 '늙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만족스럽나?

"확실히 '20대의 나와는 다르다'라고 느낀다. 연기 생활을 하는 데에서 좀 더 여유를 찾게 됐다. 20대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연기에 대해 압박감이 들곤 했는데 이제야 여유를 찾은 기분이 든다. 개인적인 변화로는 '전원생활'에 관심이 많아졌다. 친구들과 시골에 있는 '맛집'을 찾아다니는게 요즘 취미다(웃음)."

- 사실 '스릴러'에 도전했다고 해도 '손예진'이란 배우를 생각하면 '예쁘다'는 수식어가 가장 크게 남는다.

"그런가? 나는 한 번도 '예쁘다'는 수식어가 지배할 만큼 내 외모가 빼어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웃음). 더 예쁜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젊은 배우들도 많다(웃음)."

- 지금 손예진 씨가 한 말은 '손예진 망언'이다. 누리꾼들이 공분할 듯 하다.

"정말 아니다. 나는 예쁘게 나와야 하는, 사랑스럽게 보여야 하는 작품에서는 사랑스럽게 보이려 노력한 것뿐이다. 나의 외모가 빼어나게 아름다워서 연기에 방해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지금까지 내가 로맨스 장르를 많이 해 와서 그렇게 봐 주실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내가 '공범'으로 연기 변신을 꾀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예쁘게 안 나온다(웃음). 진짜다."

손예진은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위)에서 설익은 포즈로 카메라를 응시했던 자신이 갖고 있던 풋풋한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했다. 연기 경험이 쌓인 것은 좋지만 익숙해진 포즈와 표정은 지양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이새롬 기자
손예진은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위)'에서 설익은 포즈로 카메라를 응시했던 자신이 갖고 있던 풋풋한 아름다움에 대해 설명했다. 연기 경험이 쌓인 것은 좋지만 익숙해진 포즈와 표정은 지양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이새롬 기자

- 부끄럽지만 고백할게 있다.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 손예진 씨가 소주 먹는 장면을 보고 따라 한 적이 있다.

"하하. 그런 스타일인가. 사실 어느순간부터 어떤 각도로, 어떻게 연출을 해야 카메라에 내 얼굴이 아름답게 담기는지 아는 나이가 됐다. 그만큼 연기 경험이 쌓인 것 같다. 근데 그게 안 좋은 거더라. 연기 경험이 쌓인 것은 좋은 것이지만, 익숙해지는 포즈와 표정은 지양해야 한다. 이제는 그걸 잘 아니까 설익은 포즈와 각도로 카메라를 바라봤을 때만큼 순수한 아름다움이 묻어나오질 않는다.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에서 소주 먹는 장면을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고 여전히 '사랑스럽다'고 말해 주시는 이유도 당시의 내가 보여줬던 설익은 포즈와 표현력이 카메라에 오롯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 앞으로도 소처럼 일할 예정인가.

"아이고,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인터뷰가 끝나고 또 인터뷰가 있다. 그러고도 영화 '공범'의 홍보는 계속된다(웃음). 그래서 '공범'이 끝나면 정말 쉬려고 했는데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 촬영이 남아있다. 그것 때문에 액션 스쿨도 다니면서 무술도 배워야 하고….'해적'이 끝난 뒤에는 또 다른 시나리오를 뒤적거리면서 다음 작품을 찾고 있을 거 같다. 그렇다. 나 '워커 홀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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