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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4시에 찾은 충무로 '애견 거리'는 간간이 행인만 오갈 뿐 한적했다. /유지연 인턴기자 |
[ 유지연 인턴기자] 50여년 역사를 가진 충무로의 '애견거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대형 마트가 '신뢰'와 '편의'를 앞세워 한층 까다로워진 애견인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분양 숍과 대형 마트의 공세 속에 위태로워진 충무로 애견거리를 <더팩트>이 찾아봤다.
◆ 몰락하는 '애견거리', 온라인 숍 · 소문 · 대형 마트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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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견거리의 가게 주인들은 밖에 나와 힘없이 앉아 있었고 가게 안은 텅 비어있었다. |
12일 오후 4시쯤, 충무로의 애견거리를 찾았다. 그러나 충무로역 1번 출구에서 바라본 애견거리는 애완동물 가게보다 타 업종 상점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나마 애완동물 가게를 많이 찾을 수 있다는 맞은편 충무로역 8번 출구 거리로 이동했다. 거리에 들어선 각각의 애완동물 가게 앞에는 간이의자가 놓여 있었고 가게 주인들은 그곳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가게 안에는 손님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있어 봐야 한두 명 정도였다.
등산복을 입은 채 지나가던 타 지역 주민은 "10년 전에 왔을 땐 여기가 다 애완동물 가게였는데 이제는 다 사라졌다"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애완견 분양 가게 가운데 한 곳을 방문했다. 역시 손님이 없었다. 가게 주인은 "요즘 반려동물업계가 뜨고 있다는데 여기는 그런 말이 통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퇴계로 4가 사거리까지 쭉 가게가 이어졌지만 지금은 10 여개의 가게만 남아 있다"며 "20년 전 한창 잘 나갈 때는 빌딩도 살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에 1~2마리 팔기도 힘들다"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애완동물 용품 취급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 가게에 들어가니 어지럽게 쌓인 애견용품이 보였다. 상점이라기보다 창고에 가까워 보였다. 주인은 "손님과 매출 다 줄었다. 그래도 근처에 있는 분양 가게들 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짧게 말하며 더 이상 말하기 싫다는 듯 눈길을 돌렸다.
애견거리가 몰락하는 이유는 온라인숍과 소비자 사이에서 도는 소문, 그리고 대형 마트들 때문이다. 분양 가게 주인은 "온라인 분양처가 생기면서 사람들은 굳이 충무로까지 나와서 살 필요가 없어졌다. 또 충무로는 건강이 좋지 못한 개를 분양한다는 얘기가 나돌아서 손님이 많이 줄었다. 게다가 돈이 없어 대형 마트만큼 시설을 잘 갖춰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가게 주인은 "요즘 대형 마트들이 애견 사업에도 많이 진출해 우리들이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었다"며 "대형 마트가 골목 상권에 침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아지를 품에 안고 길을 지나던 주민은 "나는 여기서 분양은 하고 싶지 않다. 용품은 계속 쓰던 게 있어서 사지만 개는 여기서 분양하면 다 죽는다는 얘기가 있다. 충무로에서 분양한 내 친구의 애견도 이틀 만에 죽었다. 여기서 약 먹인다는 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여기 근처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게로 갈 뿐이지 별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충무로에 있는 한 동물병원 직원은 "애견거리가 많이 죽은 것은 사실이다. 개를 여기서 분양하면 죽는다는 식의 소문이 너무 안 좋게 났는데 원래 동물은 갑자기 죽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호황 누리는 대형 마트 애견 숍, '신뢰'와 '편의'를 앞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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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마트들은 잘 정리된 애완동물 용품과 병원, 호텔, 놀이터 등의 각종 편의 시설로 애견인들의 발길을 그러모으고 있다. |
고사 직전인 충무로 애견거리와는 달리 대형 마트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오후 6시, 이마트 청계천점에 입점한 '몰리스 펫숍'을 찾았다. 창문 앞에는 어린아이들이 모여 강아지와 고양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매장에는 호텔, 병원, 마트, 놀이터, 미용실 등 애완동물을 위한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도마뱀, 거북이, 열대어, 햄스터 등의 소동물이 있었고 판매대에는 각종 애완동물 용품이 깔끔하게 비치돼 있었다. 매장 안에는 가족 단위 내장객이 많이 보였고 노인 부부나 애기도 많았다. 오후 6시 15분, 10여명의 고객이 장을 보고 있었다.
열대어를 키운다는 한 여성 고객은 "이 근처 주민은 아니지만 매장이 편리하고 다양한 물품이 잘 구비돼 있어 찾는다"고 말했다. 혜화동에서 왔다는 노부부는 "기생충 약 같은 것은 충무로 같은 곳이 싸지만 일반 용품은 대형 마트 내 애완 용품점의 숍이 싸다"고 말했다.
숍 곳곳에서는 다양한 제품들이 할인된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 '바이비드 샴푸'는 2개 이상 구매 때 50% 할인이었고, 5개 브랜드 사료가 1만원에서 1만5000원 사이로 30% 세일을 하고 있었다. 또 여러 애완견 간식이 2+1할인 행사로 1300원~1500원에 씨게 판매되고 있었다. 빅마켓 영등포점 안에 있는 '펫 가든' 또한 한 쪽에 할인 매대를 설치해 애완견 간식은 1+1세일을 하고 애견 미용기는 20% 할인을 하고 있었다.
한 중년 남성 고객은 "충무로는 분양한 개가 일찍 죽는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러나 대형 마트 내 펫숍은 신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 아이들을 데리고 온 몇몇 고객은 "아이들 때문에 왔다. 생물 체험관으로 이용해도 되겠다"고 말했다.
애견 호텔과 놀이터에 대해 묻자 점원은 "쇼핑하는 동안 애견을 놀이터에 맡기면 된다. 또 휴가를 간다고 하면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 애완견을 몇 달씩 여기에 맡겨 놔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휴가철인 성수기에 많이 이용하고 주말 낮에도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분양할 동물들의 건강은 어떤지 서비스 데스크의 한 점원에게 물으니 “병원과 함께하고 전문 브리더가 엄선해서 선택한 동물들이다. 예방주사 다 맞고 하루에 2~3번은 소독을 실시하기 때문에 믿고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 펫숍을 방문한 소비자는 "아무래도 대형 마트가 근처에 있고 시설도 잘 갖춰져 있으니 이곳을 찾게 된다"며 "충무로와 같은 특색 있는 거리가 사라진다는 것과 대형 마트가 골목 상권에도 손을 뻗는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소비자로서는 편한게 최고"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