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탐사보도-납량극 진화②] '전설의 고향'-'M' 거친 납량극의 역사
  • 이건희 기자
  • 입력: 2013.08.03 07:31 / 수정: 2013.08.03 07:31
역대 납량극 가운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M의 한장면. 심은하의 푸른 동공이 인상적이다. / MBC M 방송 화면
역대 납량극 가운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M'의 한장면. 심은하의 푸른 동공이 인상적이다. / MBC 'M' 방송 화면


[이건희 인턴기자] 여름하면 '전설의 고향'이 딱 떠오르던 시기가 있었다. '전설의 고향'을 시작으로 등장한 납량 특집극은 무더운 여름을 나는 피서 방법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금 보면 과한 분장과 어설픈 특수효과 때문에 예전의 납량극은 별로 무섭지 않지만, 당시에는 더위를 싹 가시게 했다. 납량 특집극의 변화를 살펴보자.

1970~80년대에 방송된 전설의 고향의 오프닝 타이틀은 제목만으로 공포를 줬다. / 네이버 영화 이미지
1970~80년대에 방송된 '전설의 고향'의 오프닝 타이틀은 제목만으로 공포를 줬다. / 네이버 영화 이미지

◆ 1980년대 '전설의 고향' 가발과 흰 소복만 입어도 무서웠는데…

1977년 KBS '전설의 고향'으로 시작된 납량 특집은 주로 '구미호', '처녀 귀신'과 같은 전설, 설화 등 잘 알려진 스토리를 드라마로 보여줬다. 여름뿐만 아니라 계절을 가리지 않고 1989년까지 매주 방송됐다.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전설의 고향'은 다소 유치한 분장과 어두운 화면 분위기, 음산한 음향으로 공포를 유도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비 내리는 야산에서 긴 머리에 하얀 소복을 입고 창백한 얼굴에 빨간 피가 묻은 귀신의 등장만으로 무더위를 날릴 정도로 오싹했다.

1996년에 부활한 전설의 고향의 명장면 내다리 내놔는 큰 화제가 됐다. / KBS2 신 전설의 고향 방송 화면
1996년에 부활한 '전설의 고향'의 명장면 '내다리 내놔'는 큰 화제가 됐다. / KBS2 '신 전설의 고향' 방송 화면

◆ 1990년대 'M', '거미' 사극을 탈피한 납량 특집

'전설의 고향'이 끝나고 잠시 공백기를 갖던 납량 특집은 1994년 MBC 'M'으로 돌아와 새로운 전성기를 맞게 된다. 당시 'M'은 안방극장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전설의 고향'과 달리 현대극이었고 분장이 아닌 CG(컴퓨터 그래픽)를 이용해 초록색으로 변하는 눈동자와 변조된 목소리 만으로 엄청난 공포를 전달하며 30%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로 주가를 올리던 심은하는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마리 역으로 높은 인기를 얻게 된다. 현대극답게 낙태라는 새로운 소재를 사용했고 MBC가 이후 현대 공포극을 만들게 한 작품이다.

MBC는 'M'이 방송된 후 이승연 주연의 '거미'를 만들게 된다. '유전공학'으로 만들어진 살인 거미를 소재로 한 '거미'는 이승연의 1인 2역으로 화제가 됐다. '거미' 역시 80년대에 비해 발전된 CG로 색다른 공포를 선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CG로 무장한 90년대 납량 특집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KBS는 1996년 '전설의 고향'을 부활시킨다. 스토리에 있어서 변화는 크게 없었지만, CG의 발전은 이전의 '전설의 고향'에서 업그레이드 된 공포를 전달했다. 다시 돌아온 '전설의 고향'은 평균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4년 동안 매년 여름 방송됐으나, 1999년 다시 폐지됐다.

구미호 여우누이뎐, 혼, 전설의고향 2008 등은 납량극의 역사를 이어받았으나 잠깐 화제가 된 것 외에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 KBS, MBC 제공
'구미호 여우누이뎐', '혼', '전설의고향 2008' 등은 납량극의 역사를 이어받았으나 잠깐 화제가 된 것 외에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 KBS, MBC 제공

◆ 2000년대, '이제 귀신은 무섭지 않다'

21세기에 접어 들며 더 이상 '귀신'이나 '유령'이 무섭지 않게 된 것일까? 2000년대 초반 여름에는 납량극을 보기가 어려웠다. 2008년이 돼서야 '전설의 고향'이 또 다시 만들어지며 납량극의 명맥을 이어나가게 됐다. '전설의 고향'은 2008년 여름과 2009년 여름 두 번 방송됐다. 사극이 위주였지만 현대 소재도 섞여 있어 변화를 꾀했다. 귀신이나 대표적 소재인 구미호의 외형에도 변화가 생겨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2010년에는 구미호를 따로 떼어 '구미호 여우누이뎐'으로 이어졌다. MBC는 '거미 이후' 14년 만에 납량극 '혼'을 방송했다.

하지만, 2000년대 납량 특집은 예전과 다른 공포를 주지 못하며 많은 관심을 얻지 못했다. '전설의 고향'은 이전의 전통을 이어받아 박민영, 조여정, 정겨운 등 많은 신예 스타들을 배출했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10%대에 그쳤다. '혼'의 경우 여귀와 빙의를 소재를 다뤘지만, 아쉽게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후 제대로 된 납량특집극은 안방극장에서 사라지다시피 했다. 그렇지만 공포에만 초점을 둔 것이 아닌 다양한 장르와 요소를 결합한 tvN '후아유', SBS '주군의 태양'이 찾아왔다. 이전보다 더욱 진화된 납량극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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