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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62개 대기업집단의 채무보증현황'에 따르면 이랜드는 1696억 7700만원으로 계열사 간 채무보증 액수 최상위 집단으로 꼽혔다. /더팩트DB |
[ 오세희 기자] 이랜드그룹이 62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계열사 간 제한대상 채무보증이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근에도 전주 갤러리아 백화점 인수를 비롯해 국외 진출 등 활발한 M&A 활동으로 채무보증 비율이 높아 재무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62개 대기업집단의 채무보증현황'에 따르면 이랜드는 1696억7700만원으로 계열사 간 채무보증 액수가 한진그룹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62개 대기업집단 중 한진그룹, 이랜드그룹, 한라그룹만이 채무보증이 1000억원이 넘는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이랜드다. 다각도의 사업 확장이 채무보증 비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은 지난달 대전에 있는 갤러리아 동백점을 인수했다. 이를 위해 이랜드리테일은 2년 만기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사모로 발행했다.
이랜드리테일은 그룹의 자금줄로 통한다. 지난해 상반기 이랜드리테일은 계열사들에 대여금(568억원), 지급보증(1580억원), 담보제공(933억원) 형태로 모두 3009억원을 지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랜드리테일의 3월 말 부채비율은 274%에 달하고, 차입금의존도도 49.4%에 이른다.
채무보증 비율이 높지만, 이랜드의 기업합병 행보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6월 총부채가 277억원에 달하는 전주코아호텔 인수했다. 올해 들어 미국 신발 브랜드 '오츠' 인수를 비롯해 사이판PIC 인수로 레저 사업 확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채무보증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랜드는 주식 시장 '요주의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부채비율이 2010년 말 472.5%에서 올해 3월 말까지 100% 이상 떨어졌음에도 여전히 높은 부채 비율을 자랑하고 채무보증도 최상위권이다. 연이은 투자와 M&A가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는 이유다.
국외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액이 높은 것도 주목해야 할 점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이랜드그룹의 국외 계열사 채무보증액은 2500억원으로 2011년 113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국외 사업 부진이 그룹 전체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랜드는 지난해 대기업 집단에 편입돼 2년 안에만 자금을 소환하면 된다. 올해 초 2000억원 이상이던 채무보증액도 16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계열사 간 문제가 있는 대출금을 대신 갚고 해소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그룹 신용 문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채무보증은 재무 구조가 안 좋아 대출이 어려운 계열사에 사정이 좋은 계열사가 보증을 해주는 것이다.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계열사 재무 상황이 안 좋아지면 채무보증이 굴레가 될 수 있다.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사업도 그렇고, 패션 사업에서 이랜드는 자금 유동성이 있기 때문에 다음 해 4월까지 차례대로 채무보증액을 줄여나갈 예정"이라며 "국외 계열사는 중국은 매년 40% 이상씩 성장하고 있고, 이 외에는 규모가 작아 비용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