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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TV '개그콘서트' 700회 특집은 추억의 코너들이 부활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 KBS 방송화면캡처 |
[김한나 기자] "개그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700회까지 간 '개그콘서트', 매주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는 거죠."(MBC '코미디에 빠지다'팀의 축사 중)
9일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700회를 넘어섰다. 700회라는 긴 시간 동안 부메랑처럼 돌고 돌아오는 위기설을 잘 이겨내고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개콘'의 저력은 아이러니하게도 700회 특집에서 여실히 빛났다.
이날 방송에는 과거 '개콘'을 빛낸 코너와 선배 개그맨들이 한자리에 모여 녹슬지 않은 개그감을 뽐냈다.
현역 개그맨들과 후배 개그맨들도 선배 개그맨들과 과거 인기 코너를 재해석하거나 조화를 이루는 개그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수다맨' '도레미 트리오' '대화가 필요해' '키 컸으면' '달인' '씁쓸한 인생' 등 추억의 인기 코너들도 700회 특집을 맞아 컴백했다.
강성범은 '수다맨'으로 후배 김지민, 박지선과 코너를 꾸몄다. 5년 만에 부활한 '대화가 필요해'에서는 신봉선과 김대희가 다시 부부 호흡을 맞췄고 김기리가 아들로 출연해 실제 연인인 신보라를 소개하는 '깨알재미'를 선사했다.
'키 컸으면'에는 원조 멤버 이수근 등이 나선 가운데 개그계 대표 단신 개그맨 허경환이 흥을 돋웠고 '달인' 김병만은 '정글의 달인'으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개콘레전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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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콘' 700회 특집에는 과거 '개그콘서트'를 빛낸 개그맨들이 대거 출연했다. |
MBC '코미디에 빠지다'팀, '무한도전' 멤버들, SBS '웃찾사' 컬투, JTBC '썰전' 김구라-강용석, tvN 'SNL코리아' 신동엽, '코미디빅리그'팀 등 '개콘'의 경쟁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 대표 개그프로그램들이 모두 모여 '개콘' 700회 특집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700회 특집은 한마디로 '개콘'이 1999년부터 14년간 장수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 그 자체였다. 각 방송에서 개그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지만 '장수'하는 프로그램은 '개콘'이 유일한 것에 대한 답인 셈.
선후배가 함께 꾸민 무대는 그들만의 끈끈한 정과 열정, 단단한 팀워크를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들의 내공은 최근 불고 있는 위기설도 개그로 승화시킬 정도였다.
마지막 28기 신인 개그맨들이 꾸민 무대 역시 위기설은 지나가는 바람일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에 충분했다.
'개콘'은 전통 코미디 프로그램을 지향하고 있다. 예능 대세인 스타 MC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고 리얼을 콘셉트로 하는 버라이어티도 아니다. 오직 개그맨들이 준비한 아이템을 무대에 올리며 프로그램을 만들어간다. 이 과정에서는 제작진의 매서운 아이디어 정비가 있었을 것이다.
'개콘'이 위기 속에서도 몰락하지 않고 700회까지 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개그'라는 코드를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개콘'의 '개그 역사' 쓰기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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