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씨네프리즘] '노출 연기' 민지현, 벗는 것이 다는 아니다
  • 김가연 기자
  • 입력: 2013.04.29 17:37 / 수정: 2013.04.29 18:11

영화 노리개에서 성 상납으로 희생된 여배우 정지희 역을 연기한 민지현의 연기가 아직 여물지 않아 캐릭터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영화 스틸컷
영화 '노리개'에서 성 상납으로 희생된 여배우 정지희 역을 연기한 민지현의 연기가 아직 여물지 않아 캐릭터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영화 스틸컷

[김가연 기자] "'방자전'부터 '노리개'까지 연이은 노출연기는 독(毒)이다."

영화 '노리개'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연예계 성(性)파문을 몰고 온 고 장자연 사건을 모티브로 했기 때문이다. 감독과 배우는 애초 고 장자연 사건을 염두에 뒀다고 하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고 그 사건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노리개'는 한 신인 여배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 앞에서 정의를 쫓는 기자와 신인 검사가 그의 부당한 죽음의 진실을 알리고자 거대 권력 집단과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신인 여배우 정지희(민지현)가 성 상납을 강요받고 자살을 하는 것으로 시작하며 맨땅 뉴스 열혈 기자 이장호(마동석)는 사건이 무언가를 담고 있는 것 같아 묻힌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희생된 여배우 정지희 역을 맡은 민지현이다. 그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성 상납이라는 일을 견디다 결국은 목숨을 버린다. 영화는 소재와 더불어 민지현의 과감한 정사 장면과 노출장면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문제는 민지현이 이 영화에서 소화한 극 중 배역이 전작인 tvN '방자전' 속 향단이와 겹친다는 점이다. 두 작품 모두 노출 연기로 화제가 됐던 바, 포털사이트에 민지현의 이름을 검색하면 '민지현 노출' '노리개 민지현 노출' '노리개 노출 수위' '민지현 노리개 방자전'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다. 두 작품 모두 여성의 신체를 성적으로 직접 묘사하기에 민지현과 노출연기라는 카테고리는 지울 수 없게 됐다.

물론 여배우의 노출 연기는 배우가 한층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은교' 김고은 '방자전' 조여정 '쌍화점' 송지효 등이 전작과 다른 모습으로 스크린에 등장해 많은 관객을 놀라게 하면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노출 논란'을 잠재웠다.

영화 노리개에서 정지희를 연기한 민지현은 전작 tvN 방자전에서도 과감한 노출연기를 시도해 두 작품 캐릭터가 겹치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화 '노리개'에서 정지희를 연기한 민지현은 전작 tvN '방자전'에서도 과감한 노출연기를 시도해 두 작품 캐릭터가 겹치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민지현 역시 이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사회 후 민지현은 "노출 수위가 높은 역이긴 했다. 전작으로 'TV 방자전'을 하지 않았다면 이번 역할을 결정하는데 어렵지 않았을 것 같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었고 생각보다 촬영할 때 스태프들이 배려를 많이 해줘서 힘들지 않게 촬영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영화 속에서 민지현의 연기는 두드러지지 않으니 문제다. 성 상납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압박받은 신인 여배우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정지희 캐릭터에 이입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가학에 가까운 성행위 묘사는 신인 여배우의 아픔으로 다가오지 않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감정 연기도 섬세하지 않다. 한 여자가 배우가 되고 여배우가 되면서 겪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표현하기엔 민지현의 연기력은 아직 여물지 않았다. 잔잔하면서도 격정적으로 감정 연기가 표현돼야 하지만, 민지현의 설익은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어려웠다.

어쨌든 민지현의 두 번의 과감한 연기로 자신의 연기 인생에 새로운 도전을 했다. 여배우의 노출 연기는 득보다는 실이 더 클 것 같다. 이를 감출 수 있고 더 큰 배우로 나아갈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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