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시구녀' 장지은 "야구선수 대시요? 힐끔 쳐다보기는 했지만"(인터뷰)
  • 박소영 기자
  • 입력: 2012.06.23 08:01 / 수정: 2012.06.23 08:01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대 SK 와이번스 경기에서 개념시구녀로 떠오른 모델 장지은. /노시훈 기자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대 SK 와이번스 경기에서 '개념
시구녀'로 떠오른 모델 장지은. /노시훈 기자


[박소영 기자] "유니폼 풀착장 시구요? 예뻐보이려고 입은 건 아닌데…. 호호."

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떠오른 가운데 마운드에서 투수 외에 각광을 받는 이들이 있다. 경기 시작 전 팬들의 흥을 돋우고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는 '개념 찬 시구자'들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대 SK 와이번스 경기에서 또 한 명의 스타가 탄생했다. 슈퍼모델 장지은(27)은 'LG 농군패션'으로 화제를 모으며 '뉴 시구 여신'으로 떠올랐다.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렸던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원에서 장지은을 만났다. 비가 그친 뒤 더욱 맑아진 날씨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였다. 기자와 나이는 같지만 '기럭지'는 다른 탓에 멀찌감치 따로 걷자고 우스갯소리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유쾌한 두 여자의 수다는 한 시간을 훌쩍 넘어갔다.

지난 20일 <더팩트>과 만나 대화를 나눈 장지은(왼쪽). /노시훈 기자
지난 20일 <더팩트>과 만나 대화를 나눈 장지은(왼쪽). /노시훈 기자

◆"유니폼 상하의로 다 입으니 날씬하고 예쁘더라고요. 그날 LG가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장지은은 야구공 하나로 검색어를 '올킬'했다. 12일 잠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후부터 약 이틀 동안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는 그의 이름으로 도배됐다.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그는 홍수아-이수정 계보를 잇는 '개념 시구녀'가 됐다. '시구 여신'이라는 칭호를 붙여주니 장지은은 만족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쑥스러워했다.

-떠오르는 시구 여신이 됐다. 소감은?

"솔직히 얼떨떨해요.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유니폼을 갖춰입어서 그런지 그렇게 관심이 쏟아질 줄은 몰랐죠. 감사하지만 한 번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이 커요. 연습한 것에 비해 실력이 반도 안 나왔거든요. 코치님도 아쉽다고 하시고요. 주변에선 나름 잘했다고 하지만 저는 양에 안 차네요. 잘 던졌을 때 '개념 시구'라는 말을 들었다면 더 좋았을 테니까요. 연습할 때엔 포수 글러브에 바로 꽂힐 정도로 진짜 잘 던졌는데 긴장을 많이 했나 봐요."

-시구를 하기 전과 하고 난 후의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제가 누군지 알아보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특히 야구 광팬 분들요.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슬림한 몸매는 제 직업이 모델이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구를 한 뒤 (몸매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는 걸 보면서 '내 몸매가 그렇게 좋은가?', '아 내가 섹시한가?' 그런 자신감들이 생겼죠. 여성 팬들도 좋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장지은은 유니폼 하의에도 본인의 이름을 새겼다. /노시훈 기자
장지은은 유니폼 하의에도 본인의 이름을 새겼다. /노시훈 기자

-원래 LG 팬인가?

"네! 저희 언니랑 아빠가 LG 광팬이세요. 어렸을 때 모든 가전제품을 LG전자로 살 정도로요. LG 유니폼도 제일 예쁘잖아요. 유니폼 순위요? 당연히 LG가 1위고요. 기아, 넥센, 두산 유니폼도 예쁜 것 같아요."

-LG 유니폼 풀착장이 화제가 됐다. 홍수아 이후로 두 번째다.

"저는 제가 처음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홍수아 씨도 입으셨더라고요. 예뻐보이려고 위아래 다 입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나름 신경 많이 썼어요. 편한 옷 입고 던지면 그만이지만 나름 유니폼 수선하고 피트 맞추고, 바지에 이름도 새겼죠. 처음 수선하고 나서 '너무 타이트하게 나온 것 아냐'라고 첫마디를 내뱉었을 정도로 몸매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더라고요. 줄무늬 유니폼이라 라인에 따라서 줄이 곡선으로 변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해주니 뿌듯했죠. 시구한 이후로 아직 꺼내입어본 적(인터뷰 사진촬영 제외)은 없지만 나중에 야구장에 놀러가면 꼭 바지까지 다 입고 갈거에요."

-굳이 검정 타이즈까지 신을 이유가 있었나?

"안 신어도 됐지만 오히려 타이즈가 더 날씬해보이더라고요. 투수는 '농군패션'하면 안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라고 하니 신었죠. 스파이크 신발을 못신은 게 조금 아쉽지만요. 덕아웃이나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도 신기하게 쳐다보시더라고요. SK 선수들까지도요(웃음). LG가 이겼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장지은은 완벽한 LG 농군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노시훈 기자
장지은은 완벽한 'LG 농군 패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노시훈 기자

-복장에 비해 원바운드 시구가 조금 아쉽긴 했다. 마운드에 올랐을 때 기분은?

"그날 비가 와서 경기가 딜레이 됐어요. 안그래도 떨려 죽겠는데 초조하게 기다리려니 더 긴장됐죠. 나가서 마이크를 잡고 무슨 얘기를 했는지 기억도 안나고요. 어떻게 던졌는지도 나중에 영상을 보고 알았어요. 바운드가 되더라도 무조건 가운데로만 던져야지 생각했는데 제 공에 힘이 없어 보이긴 하더라고요. '시구'하면 이수정 씨가 유명하니까 그 분 동영상을 자주 봤어요. 하루에 200개씩 던졌다길래 저는 300개씩 던지기도 했죠. 다음날 몸살나긴 했지만요(웃음). 시구 라이벌요? 그래도 '원조' 홍수아 씨로 할게요."

-연습을 어느 정도 한 건가? 달밤에 운동장에 나와서도 하던데.

"거의 매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연습했어요. 주변에서 '뭐 그렇게 연습을 열심히 하냐', '커브공이라도 던져라'라고 할 정도였죠. 대부분 마운드에 오르기 30분 전 연습하고 던지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전문 코치도 알아보고 무료로 강습도 받았죠. 처음에는 말도 안되는 거리에서 폭투하기도 했는데 전진영 코치님이 독하다고 연습 그만해도 된다고 할 정도로 던졌어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5일 전부터 금주도 했죠(웃음). 부질 없긴 했지만 자기 최면이죠 뭐."

-이승우 선수와 훈련 어땠는지.

"사실 잘 몰랐는데 이승우 선수 엄청 훈남이더라고요. 과묵한 매력이 있는 분이죠. 포즈도 세심하게 하나하나 다 알려주시고요. 원포인트 레슨이 엄청난 효과가 있더라고요. 남자로서도 설레였어요. 미니홈피에 이승우 선수와 찍은 사진 올려놓고 '떨린다'라고 썼는데 팬들은 시구 때문에 떨린 거라고 오해하시더라고요(웃음). 이승우 선수가 같이 찍은 사진 보내달라고 했지만 연락처는 안 물어보시던데요? 그래도 시구하기 전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켜주신 분이죠. 감사합니다."

화사한 다홍빛 미니 원피스로 늘씬한 몸매를 뽐내고 있는 장지은. /노시훈 기자
화사한 다홍빛 미니 원피스로 늘씬한 몸매를 뽐내고 있는 장지은. /노시훈 기자

-대시하는 선수들은 없었나?

"제가 나가니까 선수들도 힐끔 쳐다보는 것 같았어요. 유명한 여자 연예인이 시구했었는데 저라서 그런지 선수들이 '누구야'하더라고요. 제 복장을 보고 선수들도 '멘붕'됐대요. 그래서 저 때문에 졌다고 생각할 까봐 마음 아팠죠. 대시할 상황이 너무 짧아서인지 그런 건 없었어요. 시구 하기 전에는 이대형 선수 팬이었는데 시구 한 다음에는 저를 가르쳐준 이승우 선수의 팬이 됐답니다. 이대형 선수는 나쁜남자 스타일 같아요(웃음)."

-진짜 솔직하게 묻겠다. 올해 어느 팀이 우승할 것 같나?

"LG가 말도 안되게 못하고 있다면 제 대답도 말이 안되겠지만 LG가 상위권이잖아요. 그래서 왠지 올해엔 LG가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믿고 싶기도 하고요. 제 등번호가 'V3'였잖아요. 그리고 시구하기 전 제가 'LG의 가을 야구를 꼭 보고 싶다'고 했으니 LG가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동덕여자대학교 아동학과 출신인 모델 장지은. /노시훈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아동학과 출신인 모델 장지은. /노시훈 기자

◆수학을 잘하던 예비 유치원 선생님, 슈퍼모델이 되다.

장지은은 2009년 슈퍼모델 출신이다. 특별한 방송활동은 없지만 여러 패션쇼, 각종 화보 촬영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그의 진짜 매력은 프로필 뒤에 숨겨져 있었다.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 순간 내내 기자는 "진짜요?", "정말요?", "진짜 의외네요" 등의 감탄사를 쏟아냈다. 장지은의 예측불허 '깜놀 매력'은 지금부터다.

-모델 일은 어떻게 시작했나?

"저 특이한 케이스에요. 제가 동덕여자대학교 아동학과를 나왔는데 졸업 한 학기 전 마케팅 부서에 취업을 했어요. 외국계 회사라서 일본어 공부를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일본에 있는 유치원에 취직을 했죠. 그래서 일본에 가려고 회사를 그만두고 6개월 동안 부모님 몰래 준비를 했고요. 그러던 중 돈암동에서 영재 수학 강사를 했는데 TV 방송 자막에 슈퍼모델 모집 내용이 나오더군요. 어렸을 때부터 키가 커서 주변에서 '미스코리아 나가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기대 없이 서류를 넣었는데 합격했어요. 대회 끝나고 상도 받으니 좋더라고요. 수입도 괜찮고 적성에도 맞고요(웃음). 제 전공이랑 자격증은 유효한 거니까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으니 어렸을 때 모델 일을 해보자 싶었죠."

"지금은 CS(customer satisfaction 고객만족) 강사도 준비 중이에요. 대학교에서 시간강사 일도 하고 있고요. 슈퍼모델 이미지와 연계해서 좀 더 스마트하게 이미지 메이킹하는 법을 알려주죠. 배우 활동요? 예전에 배우 윤지민 씨랑 연극에 더블캐스팅 됐었는데 중도하차했어요. 어렵더라고요, 스스로에게. 오히려 프로그램 MC나 강사가 편해요. 하지만 모델이 좀 더 다이내믹하죠. 모델이 아니었다면 시구도 못했을 거고 그러면 또 검색어 1위도 못했겠죠?"

굶으라며 솔직하게 몸매관리 비법을 알려준 장지은. /노시훈 기자
'굶으라'며 솔직하게 몸매관리 비법을 알려준 장지은. /노시훈 기자

-모델이니까 안 물어 볼 수 없다. 본인의 몸매관리 비법을 알려달라.

"정말 솔직히 말씀 드릴게요. 원래 먹어도 살 안찌는 체질이었어요. 고기도 진짜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슈퍼모델 합숙할 때 다같이 할을 빼요. 충분히 말랐다고 생각하지만 여자들 여럿이 있으니 신경쓰이죠. 1주일을 굶어봤어요. 그런데 사람 쉽게 안 죽더라고요. 1주일에 5kg '훅' 빠졌죠. 그렇게 하고 나니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고 살도 쉽게 안찌는 체질로 바뀌었고요. 운동도 하지만 큰일을 앞두고 있을 땐 굶어요. 딱 이틀 만 굶어보세요. 확실히 위가 줄어요."

-술도 잘 먹을 것 같은데.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거죠. 찾아서 먹는 건 아니지만 마셔야 되는 자리면 빼지 않고 잘 마셔요. 예전에 친한 여동생과 둘이 소주 10병을 먹은 적도 있어요. 가게 사장이 '설마 여자 둘이서 먹었겠나' 싶었는지 3병만 계산하더라고요(웃음)."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홍보대사인 모델 장지은. /노시훈 기자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홍보대사인 모델 장지은. /노시훈 기자

-착한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시구할 때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홍보대사 자격이었다?

"슈퍼모델이 된 후에 홍보대사 제의가 들어왔어요. 2010년 가을에 시작했죠. 아차도 같은 섬에 가면 쓰러져가는 동네가 있어요. 노인분들만 주로 계시는 곳인데 거기 가서 비닐하우스도 새로 해드리고 무너진 담벼락도 올려드리고요. 300명 정도 되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같이 가기도 해요. 그들이 장기자랑을 하면 심사위원도 맡고요. 시간이 많이 나면 좋은데 자주 못가서 아쉽죠. 지금은 아프리카 해외봉사도 준비 중이에요.

-시구는 어떻게 하게 된 건지?

"서울시 자원봉사센터랑 LG 쪽이랑 자연을 살려보자는 프로젝트를 계획했어요. 그래서 센터 홍보대사가 시구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제가 했죠. 연예인하려고 별짓 다한다는 악플이 있었지만 전 아니에요. 센터 홍보대사는 제 개인적으로 중국 일정을 포기하고 맡은 기회였고요. 몇 백만 원을 포기한 셈이죠. 가식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대학교 때 여자만 받는 고아원 개념의 센터에서 방과 후 지도도 했어요. 슈퍼모델 내에 있는 봉사단체 '아름회' 활동도 하고요. 나중에 여력이 되면 그런 지원을 많이 하고 싶어요."

화사한 미소가 매력적인 개념 시구녀 장지은. /노시훈 기자
화사한 미소가 매력적인 '개념 시구녀' 장지은. /노시훈 기자

◆스타에게 행운을 드립니다 '7자토크'
-지은에게 시구란?

"나에게 개념을 준"

-그렇다면 엘지란?

"응원하고 싶은 팀

-술잘마셔, 얼마나?

"남들먹는 만큼만

-사귀는사람있나?

"사랑하는 사람은"
(장지은은 8세 연상의 훈남 의사 남자친구가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두 사람은 2009년 처음 만나 친분을 쌓았고 지난해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마지막키스 언제?

"어제어제어제요"

-이상형은 누구야?

"지금 내 남자친구"

-나의 매력포인트?

"보이지않는 반전"


연애도, 일도, 봉사도, 야구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똑부러지게 해내는 장지은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

8세 연상 의사 남자친구가 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 장지은. /노시훈 기자
8세 연상 의사 남자친구가 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 장지은. /노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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