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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삿돈 횡령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스포츠토토 사장 해임으로 다시 한번 비자금 논란에 휩싸였다. |
[ 서재근 기자] 회삿돈을 횡령,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집행유예 중인 담철곤(57) 오리온그룹 회장이 또다시 계열사인 스포츠토토 사장의 '막가파식 해임'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고가의 미술품을 법인자금으로 사들이는 등 3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된 담 회장은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올 1월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지 5개월도 안 돼 다시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절차를 무시한 계열사 사장 해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31일 스포츠토토와 오리온 그룹에 따르면 지난 25일 강원기 오리온 대표 등 4명의 임원은 스포츠토토 박대호(52) 대표 집무실로 찾아와 대주주의 결정사항이라면서 '5월 25일부로 대표이사 박대호의 직위 해제 조치를 추진키로 했다. 이후로 이에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문서 한 장을 전달하며 일방적으로 해임을 통보했다.
오리온 측은 두 차례에 걸친 인사권 수용 거부를 해임이유로 들었다. 또 최근 스포츠토토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스포츠토토 경영진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는 이유를 덧붙였다. 스포츠토토 회사자금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의 책임을 현 사장에게 물은 것이다. 인사권 수용 거부란 지난 3월 30일 열린 이사회에서 담 회장 측이 제안한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하고 오리온그룹 재무담당 부사장 출신인 정선영 스포츠토토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자 한 안건이 부결된 것 등을 말한다. 오리온은 스포츠토토의 지분 66.7%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이에 대해 박대호 대표는 "대주주의 횡포다. 직위 해제는 대주주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합당한 이유가 있을 때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거쳐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전문경영인으로서 담 회장과 조경민 시장의 추가 횡령과 회사돈 빼돌리기 등을 지적하자 해임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기들이 저지른 죄를 누명씌우려는 것 같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또 "이는 상법을 무시한 횡포나 다름 없다. 앞으로 문제가 발생 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토토 관계자는 1일 “현재 사안에 대해서는 그룹의 회장과 회사의 대표가 연루된 사안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분명한 것은 계열사 대표에 대한 해임결정을 대주주 임의대로 결정하는 사례는 보지 못했다”다며 오리온 측의 해임통보가 일방적이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오리온 측 관계자는 “일방적인 해임통보라는 박 대표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지난 3월30일 이사회에서 오리온의 관리전문 임원을 스포츠토토 측과 공유해 회사 체제를 강화하자고 제휴를 했으나 박 대표가 이를 두 차례 거부했고, 이에 오리온에서는 어쩔 수 없이 직위해임을 하려 한 것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 임의대로 계열사 대표를 해임할 수는 없다. 6월7일 이사회를 통해 임시주총에 대한 소집을 결의할 예정이며, 주총을 통해 정식 해임을 결정짓게 된다”고 덧붙였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오리온 그룹의 박 대표에 대한 일방적 해임 건은 오리온그룹 전 전략담당 사장의 비자금 조성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담 회장 일가를 향해 수사의 칼끝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스포츠토토 비자금 의혹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의 회사자금 140억원 횡령 혐의와 관련해 스포츠토토를 담 회장 일가의 비자금 창구로 지목하고 스포츠토토 본사 사무실과 회사 임원들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30일 검찰은 비자금 조성혐의로 구속된 스포츠토토 전 재경팀 부장 김모씨로부터 담 회장과 그의 부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이 40여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명품 시계를 구매하는 등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불법자금에 관한 관계자 진술을 확보하면서 담 회장 일가의 비자금 의혹은 다시 한 번 수면으로 올라올 수밖에 없게 된 가운데 스토츠토토 사장 해임 건은 담 회장에게 치명적 악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너무 이른 복귀가 아니냐는 세간의 비난을 무릅쓰고 간신히 경영에 복귀한 담 회장이 이번에는 검찰수사의 화살을 피하려는 방편으로 절차를 무시한 채 전문경영인을 해임했다는 비난과 함께 또다시 계열사 자금 횡령 의혹에 휩싸이면서 당분간 오리온그룹의 이미지 실축은 물론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