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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파리의 연인' 배우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
[박소영 기자] 20여 명의 배우들이 일사분란하게 연습장을 휘젓고 다닌다. 익숙한 얼굴은 단 한 명뿐. 무명에 가까운 뮤지컬 배우들은 원작의 인기를 뛰어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뮤지컬 '파리의 연인' 연습현장의 풍경이다.
21일 오후 3시 서울 신림동 디큐브시티에서 뮤지컬 '파리의 연인' 연습현장이 공개됐다. 20여 명의 배우들은 오는 4월 5일 오픈을 목표로 모든 열정을 연습에 쏟아붓고 있었다. 주연배우나 기타 앙상블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역할에 완벽 '빙의'된 모습이었다.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지난 2004년 대한민국 여성 팬들을 사로잡은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새롭게 단장시킨 작품이다. 드라마 속 박신양이 맡았던 한기주 역은 가수 겸 배우 이지훈과 뮤지컬 배우 정상윤이 더블 캐스팅 됐다. 약 35분간 이뤄진 하이라이트 공연에서 두 사람은 때로는 '박신양스럽게' 때로는 본인 매력에 맞는 한기주를 연기했다.
박신양의 대표 유행어 "애기야 가자~"를 연습현장에서는 들을 수 없었지만 대신 흥겨운 음악과 멋진 노래가락으로 취재진의 귀를 즐겁게 했다. 특히 이지훈은 가수 출신답게 수준급 목청을 뽐내며 연습장을 가득 울리게 했다.
김정은을 대스타로 만든 여주인공 강태영 역은 뮤지컬 배우 방진의-오소연이 맡게 됐다. 방진의는 드라마 속 김정은의 발랄한 매력을 부각시켰고, 오소연은 좀 더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태영으로 변신했다.
방진의가 자전거를 타고 꽃팔이를 하는 장면에서 남성 취재진의 카메라 셔터는 쉴새 없이 터져나왔다. 이에 뒤질새라 약혼식 장면에 등장한 오소연은 드라마 속 김정은 특유의 툭 내뱉는 대사 처리를 완벽하게 재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 안에 너 있다"라는 대사로 이동건을 스타덤에 올린 윤수혁 역은 신인배우 장우수와 런이 공동으로 연기한다. 많은 작품에서 활약하진 않았지만 두 사람은 단번에 뮤지컬 관계자의 눈에 들었고 극의 핵심인물인 윤수혁 역을 꿰차게 됐다.
이날 두 사람은 훈훈한 비주얼과 멋진 수트 맵시로 여성 취재진들의 마음을 훔쳐냈다. 때로는 귀엽게, 때로는 터프하게 각자만의 윤수혁을 드러내며 드라마 속 캐릭터와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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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의 인기를 뛰어넘기 위해 필승을 다지는 뮤지컬 '파리의 연인' 주연배우들. 장우수, 이지훈, 방진의, 오소연, 정상윤, 런(왼쪽에서부터). /문병희 기자 |
주연배우 못지않게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은 이들은 앙상블(배우 집단. '함께'라는 뜻으로 두 사람 이상의 중창 또는 중주)이었다. 이들 10여 명은 주연배우를 서포트함과 동시에 뮤지컬의 중요 요소인 음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연습현장이었음에도 이들은 실제 공연인 듯 진지하게 연기했고 연습장이 터질 정도로 훌륭한 가창력을 뽐냈다. 마이크가 없었던 탓에 일부 주연배우들의 노래는 앙상블의 화음에 묻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앙상블 배우들의 눈빛에는 주연 이상가는 작품에 대한 열의와 애정이 담겨 있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들이 따로 있지만 이들 조연들에게는 그 보다 더 높은 열정과 패기, 해내겠다는 각오와 작품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
뮤지컬 '파리의 연인' 연습현장 분위기는 생각보다 뜨거웠다. 3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작품에 집중된 기대감을 입증했고 배우들의 진지한 연기로 연습장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그렇게 약 35분간 하이라이트 공연이 끝났고 배우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포토월에 섰다. 대표 유행어 "애기야 가자!"를 외치는가 하면 "'파리의 연인' 파이팅"이라는 구호로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의지를 다졌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2004년 대한민국을 '신데렐라 열풍'으로 몰고간 화제작이다. 평균 시청률 41.5%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낳았고 아시아 12개국으로 수출까지 됐다.
이런 원작의 아성을 뛰어넘기 위해 뮤지컬 '파리의 연인' 배우들은 구슬땀을 쏟아냈다. '형만한 아우도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배우들은 포토타임이 끝나자 곧바로 또다시 연습에 들어갔다. 이들이 흘린 땀은 오는 4월 5일부터 결실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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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