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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두통약 치료제 시장의 라이벌, 삼진제약과 종근당 본사 |
라이벌,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칭하는 말. 태권V와 마징가Z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를 두고 벌였던 실랑이도, 그 둘이 라이벌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라이벌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 이에 <더팩트>은 기획연재를 통해 라이벌 제품엔 무엇이 있으며, 두 제품들이 벌여온 경쟁의 역사를 돌아보고 향후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이철영 기자]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는 두통. 두통이 있다 싶을 때, 당신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약은 무엇인가? 게보린 혹은 펜잘?
◆ 두통약의 대명사 ‘게보린’…도전장 던진 ‘펜잘’
국내 두통약 시장에서 가장 이름을 드높인 제품을 꼽으라면 삼진제약의 게보린. 게보린은 지난 1977년 ‘게보나’라는 상품명으로 처음 출시됐다가 2년 후인, 1979년 지금의 ‘게보린’으로 개명됐다. 게보린은 강력하고 빠른 진통효과와 소비자에게 친숙한 제품 이미지로 1979년 첫 출시 이후 꾸준하게 소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게보린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종근당의 ‘펜잘’은 1984년 첫 선을 보였다. 게보린과의 경쟁은 사실상 불가피했다. 이에 종근당은 펜잘을 ‘빠르다’, ‘현대인의 두통약’ 등으로 이미지를 구축, 시장에서 게보린과의 치열한 경쟁을 시작하게 됐다.
◆ ‘한국인의 두통약’ vs ‘잘잘 무슨잘~ 펜잘’
게보린이 시장을 선점하다시피 하던 시장에 펜잘이라는 강력한 도전자의 등장은 양사의 광고전으로 이어졌다. 게보린과 펜잘의 광고 카피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을 정도.
게보린 광고 카피는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한국인의 두통약’과 ‘맞다, 게보린’이다. 이 카피는 두통약하면 게보린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고, 소비자들은 두통약하면 게보린이라는 인식을 하게 만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진제약은 “‘맞다 게보린’ 이란 카피를 탄생시킨 광고는 제품명을 소비자의 뇌리에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고 약효에 관한 신뢰 역시 강화시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며 “출시 이후 지속적인 마케팅 정책과 효과적이고 친숙한 이미지의 광고를 통해 게보린은 명실상부한 ‘한국인의 두통약'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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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로 모델을 바꾸며 젊은층에게 큰 호응을 불러 일으킨 종근당의 펜잘과 반면, 아이돌 그룹 으로 모델을 변경하려다 곤욕을 치른 삼진제약 게보린. |
반면, 펜잘은 ‘잘잘 무슨잘? 아~ 펜잘’과 ‘내 여자의 두통을 빨리 없애고 싶다’는 광고 카피로 중장년층과 젊은층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펜잘은 ‘효과 빠른 두통약’이라는 이미지로 특히,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 최근에는 양사가 광고모델을 젊은층으로 교체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에 나섰다. 게보린은 광고모델 교체로 인해 홍역을 치룬 반면, 펜잘의 경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삼진제약은 게보린의 새 모델로 걸그룹을 선택했지만, 전문가 단체인 대한약사회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IPA 성분의 부작용 문제 때문이다. 약사회의 반발에 삼진제약은 광고를 철회했다.
반대로 종근당은 JYJ라는 그룹을 내세우며, 10대는 물론, 젊은 여성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인의 두통약이라는 광고 카피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게보린과 달리, 펜잘은 JYJ의 ‘바보, 왜 참았어요!’, ‘아프지 마요’ 등의 새로운 카피를 선보이고 있다. 펜잘의 광고와 관련 한 소비자는 “정말로 JYJ가 간호를 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광고를 볼 때면 나도 저렇게 간호 받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호감을 나타냈다.
◆ IPA 논란, '홍역' 치룬 게보린 vs 자발적 '리콜' 펜잘
2000년 후반, 두통약 치료제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일면서 가장 큰 피해는 게보린, 가장 큰 수해는 펜잘이라고 할 수 있다. 게보린의 안전성은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 이라면, 펜잘은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안전성 논란은 지난 2008년 진통제 속에 들어 있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성분이,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보고로부터 시작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IPA 성분이 함유된 약품을 생산하는 제약사를 상대로 안전성 검토를 하지 않을 경우 품목취하 결정을 하도록 지시했다.
IPA 논란이 일어남과 동시에 종근당은 펜잘에 대한 자발적 리콜에 들어갔고, 이후 IPA 성분을 뺀 펜잘큐를 출시했다. 삼진제약 게보린은 여전히 IPA 성분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에 휩싸여 있으며, 자체 조사 연구를 오는 3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IPA 성분과 관련해 삼진제약 관계자는 “IPA 성분에 대한 안전성 보고서는 오는 3월 안전성 검토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리고 최근 게보린에서 IPA 성분 대신 비타민C를 넣은 게보린에스를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IPA 성분으로 인해 15세 미만에게는 판매가 불가한 상황이지만, 향후 IPA 성분을 뺀 후에는 가능하다. 따라서 다양한 게보린 시리즈를 개발할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여성층이나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여러 형태의 게보린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게보린이 여전히 한국인의 두통약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삼진제약의 게보린과 경쟁하는 종근당도 펜잘큐를 통해 점유율 향상에 나서는 모습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시장에서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며 “게보린이 여전히 펜잘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심리와 약이라는 특수성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 가지 약을 복용하게 되면 쉽게 다른 약으로 바꾸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펜잘은 모든 연령이 복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현재 우리의 판매 전략은 ‘나이를 낮췄다’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즉, 약이 가지고 있는 소비특성을 감안한 미래 고객에 대한 선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uba20@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