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서울대 10개 만들기'에 강원대가 빠져서야
  • 서백 기자
  • 입력: 2026.09.02 18:37 / 수정: 2026.09.02 18:37
강원대학교 미래광장 모습. /강원대학교
강원대학교 미래광장 모습. /강원대학교

[더팩트 ㅣ 춘천=서백 기자]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첫 지원 대상에서 강원대학교가 탈락했다.

강원도 대표 국립대학이자 전국 최초의 광역 단위 통합 국립대학이 출발선에서 배제됐다는 사실에 도민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크다. 단순히 대학 한 곳이 공모에서 떨어진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강원대와 국립강릉원주대는 올해 3월 하나의 강원대로 공식 출범했다. 춘천·강릉·원주·삼척 4개 캠퍼스, 학생 3만 명과 교수 1400명을 아우르는 전국 최대 규모의 국·공립대학이 됐다.

통합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이해가 충돌했고, 캠퍼스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그럼에도 두 대학과 도민은 지역소멸을 막고 강원도 어디서나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어려운 결단을 받아들였다.

정부 역시 '글로컬대학30'을 통해 이러한 통합을 지역대학 혁신의 모범으로 치켜세웠다.

그런데 이제 와서 연간 1000억 원 안팎의 재정을 일부 대학에만 몰아주며 통합 강원대를 탈락시켰다. 통합과 혁신을 주문한 정부가 정작 가장 선도적으로 응답한 대학을 외면한 건 아닌지 되새겨봐야 한다. 아울러 정책의 일관성과 공정성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강원도는 넓은 면적에 비해 인구와 산업·의료·교육 기반이 분산돼 있다.

따라서 강원대 육성은 특정 대학의 몸집을 키우는 일이 아니다. 접경지와 폐광지역, 영동과 영서를 잇고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는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투자다. AI·반도체·방위산업과 의료·관광 등 강원도의 미래산업 역시 이를 뒷받침할 거점대학 없이는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지역의 조건과 혁신 노력을 외면한 채 다시 대학을 줄 세우는 사업이라면 이름뿐인 균형발전이다.

정부는 강원대를 다음 경쟁의 대기표 뒤에 세워둘 것이 아니라 추가 지원 대상과 재정계획을 즉시 밝혀야 한다.

통합을 위해 갈등과 희생을 감수한 강원도민에게 또다시 기다리라고 하는 것은 가혹하다.

통합 강원대의 포함은 특혜가 아니다. 정부가 약속한 지역균형발전을 스스로 증명하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kseo77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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