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은 고대 희랍어인 ‘prostate gland’를 우리말로 그대로 풀이한 단어다. Pro는 앞을, state는 ‘서있다’라는 의미이며 gland는 생물체 내에서 분비 작용을 하는 기관을 뜻한다. 즉, 전립선이란 ‘직장의 앞쪽에 위치하여 분비액을 만들어내는 생식기관’이다.

보다 자세히 말하자면 전립선은 직장 앞, 치골 뒤, 방광 바로 아래에서 요도를 반지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 무게 20g, 길이 2.4cm 정도의 작은 호두알만한 크기로 정액의 일부인 ‘전립선액’을 생성한다. 이 전립선액은 전체 정액성분의 약 30~40%를 차지한다. 또 강알칼리성의 전립선액은 여성 나팔관의 강산성을 중화시켜주며, 정액의 운동력과 생명력을 높여 수정이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는 “사실 전립선은 고환, 정낭과 더불어 남성 생식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남자의 상징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은 전립선의 위치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더욱이 전립선에 이상 증세가 오더라도 간과하고 방치하여 질환을 오히려 키우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한다.
호두알만한 전립선이 부풀어 오르는 것은 전립선에 특정 질환이 발생했다는 증거다. 전립선은 방광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운데로 요도가 통과하는데, 전립선이 비대해지거나 염증이 생겨 붓게 되면 주변의 방광출구와 요도를 압박하여 자연히 오줌 줄기에 이상 증세를 초래한다. 한참 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지연뇨, 소변을 보고 나서 시원하지 않은 잔뇨,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등은 전립선질환의 대표적인 배뇨장애 증상이다.
문제는 최근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등의 전립선 질환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연구원의 조사 결과 지난 8년간 전립선 질환을 앓는 환자의 수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립선염은 5배나 증가했으며, 전립선암은 7.5배, 전립선비대증은 무려 11배나 급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과도한 업무스트레스와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근무조건,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환자 급증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많은 전립선 질환 환자들은 일단 증세가 보이면 병원을 찾기 보다는 끙끙 앓고 참아보는 경우가 많다. 수치심을 느끼거나 체면을 차려야 해서, 나이 탓으로 가볍게 여기거나 의사에 대한 불신감이 강해서, 혹은 전립선 수술이 두려워서 등등 이유도 가지가지다. 개인이 함부로 민간요법을 시행하거나, 의학적으로 전혀 검증되지 않은 의학기기 혹은 약물을 고가에 사들여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전립선염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등 전립선질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에 따른 정확한 치료다. 전립선염의 경우, 항생제 치료와 더불어 전립선마사지나 온열치료를 받으면 효과적이다. 그러나 증세가 일시적으로 괜찮아졌다고 해서 의사 조언 없이 도중에 치료를 멈추게 되면 재발이 잦아지는 등 만성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으므로 치료에 꾸준한 인내심이 요구된다.
젊은 연령층에서 주로 발병하는 전립선염에 비해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은 중년층 이후에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증상도 유사하다. 다만 전립선비대증은 초기부터 증세가 잘 드러나는데 비해 전립선암은 질환이 매우 발전된 심각한 상태에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혈뇨와 방광자극증상도 보다 심각하다. 또 암은 점차 진행되면서 뼈로 전이하기 때문에 전이한 부위에서 통증이 생기게 되는데, 비대증에서는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발병 연령대도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이므로 40대 이상의 남성이라면 1년에 한 번 주기적인 비뇨기계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에 따른 올바른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는 “요즘 같은 추운 날씨에는 전립선질환의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크다. 특히 전립선비대증의 경우 흔한 감기약 복용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 질환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임상경험이 풍부한 숙련된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면 전립선질환의 고통에서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더팩트 헬스메디 이주현 기자 webmaster@healthmed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