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 50년 만에 마곡 새 둥지…행정 넘어 문화공간으로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6.11.05 06:00 / 수정: 2026.11.05 06:00
지난 1977년 개청…업무 효율 높여
진교훈 구청장 "이정표이자 출발점"
서울 강서구가 마곡 통합신청사를 열었다. /문화영 기자
서울 강서구가 마곡 통합신청사를 열었다. /문화영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서울 강서구가 50년 가까이 이어온 화곡동 청사 시대를 마무리하고 마곡 통합신청사에서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흩어져 있던 행정 기능을 한곳에 모아 업무 효율을 높이는 한편 도서관과 문화공간을 갖춰 구민에게 열린 청사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청사 이전으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원도심의 상권 활성화와 지역 간 균형 발전은 풀어야 할 과제다.

4일 강서구에 따르면 마곡 통합신청사는 행정 업무를 위한 공간을 넘어 주민들이 책을 읽고 문화를 즐기며 쉴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1층 로비에는 강서구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역사문화관이 있으며 지하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과 다목적홀이 마련됐다. 오는 12월에는 실내 놀이공간인 서울형 키즈카페도 문을 열 예정이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26일 신청사에서 첫 출근을 했다. 구의회도 같은 달 29일 이전을 마쳤다"며 "이번 통합신청사 개청은 더 큰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이자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강서구청은 지난 1977년 개청해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다. 구는 지난 1997년 청공용의 청사 기금 마련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며 이전을 준비했고 2020년 8월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 지난 2023년 4월 착공 이후 약 3년 6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신청사를 완공했다.

통합청사는 대지면적 2만244㎡, 연면적 5만9147㎡ 규모다. 구청 본관과 보건소, 구의회, 별관 등 4개 건물로 구성됐다. 기존에는 본관과 화곡동·가양동 별관, 보건소, 구의회 등이 떨어져 있어 주민들이 민원 업무를 보려면 여러 건물을 오가야 했으며 공무원들 역시 협업을 위해 이동해야 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신청사 마곡열린도서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화영 기자
진교훈 강서구청장이 신청사 마곡열린도서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화영 기자

신청사에서는 행정 기능을 한곳에 모으고 연관성 높은 부서를 가깝게 배치해 업무 효율을 높인다. 민원실은 1~2층에 배치하고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층간 이동 부담도 줄였다. 휠체어 이용자와 어르신 등 이동약자를 위한 전용 상담실도 마련했으며 인공지능(AI) 기반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개선됐다. 신청사는 지하철5호선 마곡역 1번 출구에서 도보 약 3분 거리에 있다. 9호선과 공항철도 마곡나루역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건물에는 지열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적용하고 자연채광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신청사의 가장 큰 특징은 주민들이 행정 업무가 없을 때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있는 마곡열린도서관은 연구개발단지(R&D)와 가까운 특성을 반영해 AI 특화 서가가 있다. 가상현실(VR) 체험 공간을 통해 아이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1층 로비에는 강서구의 역사를 소개하는 '강서역사문화관(타임라운지)'도 있으며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강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영상을 보여준다. 강서구의 주요 인물과 지명 유래, 구정의 주요 변천사를 소개하는 전시물을 볼 수 있으며 과거 구정 소식지와 기록물, 기념 현판 등도 있다.

디지털 화면으로 기부자들의 뜻을 기리는 '기부자 명예의 전당'도 조성했으며 현장에서 소액 기부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지하2층 다목적홀은 최대 5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곳으로 각종 구정 행사와 주민 대상 강연 등에 활용하고 서울시민을 위한 공공예식장으로도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 달에는 서울형 키즈카페 강서구청점이 문을 연다. 구는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춰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고 부모들도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신청사 1층에는 강서역사문화관(타임라운지)이 있다. /문화영 기자
신청사 1층에는 '강서역사문화관(타임라운지)'이 있다. /문화영 기자

다만 신청사 이전으로 마곡에 행정과 상업 기능이 더욱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존 화곡동 청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과 원도심의 활력을 어떻게 유지할지도 관건이다.

진 구청장은 주거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는 화곡동 일대 5973세대 규모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방화동 2~6구역 일대 약 4500세대 규모의 재정비촉진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옛 화곡동 청사 부지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구는 청사 부지에 지하 4층~지상 9층 규모의 문화복합시설을 조성해 공연장과 도서관, 체육시설, 상업시설 등을 들일 예정이다. 청사 철거 전까지는 인근 먹자골목의 주차난을 덜기 위한 임시주차장 조성도 추진한다.

진 구청장은 "균형성장은 원도심과 신도심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옛 청사 부지를 단순히 매각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민 문화·여가 공간으로 조성해 인근 상권을 활성화하고 원도심과의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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