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고칠 엄두도 못 냈는데"…어르신 얼굴이 환해졌다

  • 김명주 기자
  • 입력: 2026.10.30 00:00 / 수정: 2026.10.30 00:00
마포구 '그냥해드림센터' 독거어르신 무료 집수리
유동균 구청장 현장 찾아 "더많은 혜택 드리겠다"
서울 마포구(구청장 유동균)의 민선 9기 역점 공약사업 그냥해드림센터가 27일 개소했다. 사진은 그냥해드림센터 수리 인력들이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주택에 거주하는 윤모(83) 씨의 집 내부를 수리하고 유동균 마포구청장(왼쪽)이 이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김명주 기자
서울 마포구(구청장 유동균)의 민선 9기 역점 공약사업 '그냥해드림센터'가 27일 개소했다. 사진은 '그냥해드림센터' 수리 인력들이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주택에 거주하는 윤모(83) 씨의 집 내부를 수리하고 유동균 마포구청장(왼쪽)이 이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김명주 기자

[더팩트 | 김명주 기자] "혼자서는 고칠 엄두가 안 나서 그냥 놔두고 살았죠. 이렇게 무료로 고쳐주니 정말 좋아요."

지난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한 주택. 지하철 2호선 신촌역 5번 출구에서 가파른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자 윤모(83) 씨가 홀로 사는 집이 나왔다. 집 안 곳곳에는 자녀와 손주들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남편과 사별한 뒤 29년째 혼자 생활하는 윤 씨는 고장 난 전등과 문고리를 고치지 못한 채 지내왔다.

이날 윤 씨 집에 마포구 '그냥해드림센터' 수리 인력들이 찾아왔다. 안전모를 쓴 직원이 사다리에 올라 천장에 설치된 전등을 교체하자 다른 직원이 옆에서 전등을 받치며 작업을 도왔다. 이어 현관 방충 커튼을 설치하고 화장실 문고리도 교체했다.

특히 대문과 현관문 사이 복도에 설치된 센서등은 고장 난 지 오래였다. 밤이면 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통로를 지나야 했다. 윤 씨는 "바깥 불이 나간 지 한참 됐다. 밤에는 불이 잘 들어오지 않아 불편했다"며 "혼자서는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몰라 그대로 두고 살았다"고 말했다.

17세 때부터 마포구에 살았다는 윤 씨는 자녀 3명과 떨어져 지내고 있다. 이번 서비스는 평소 다니던 경로당에서 알게 됐다. 윤 씨는 "노인정에서 신청해 보라고 했다"며 "이제 집에 뭐가 고장 나도 막막하거나 걱정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사업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유동균 마포구청장도 수리 과정을 살펴봤다. 유 구청장은 윤 씨에게 "어르신들께서 부담 갖지 않도록 무료로 해드리고 있다"며 "친구 분들께도 많이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그냥해드림센터는 마포구의 민선 9기 역점 공약사업이다. 사진은 27일 마포구 노고산동 그냥해드림센터 개소식에 참여한 유동균 마포구청장 모습. /김명주 기자
'그냥해드림센터'는 마포구의 민선 9기 역점 공약사업이다. 사진은 27일 마포구 노고산동 '그냥해드림센터' 개소식에 참여한 유동균 마포구청장 모습. /김명주 기자

'그냥해드림센터'는 마포구의 민선 9기 역점 공약사업이다. 혼자 집을 수리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전등과 문손잡이 교체 등 생활 속 불편을 무료로 해결해준다. 구는 지난 1일 전국 최초로 관련 조례를 제정해 운영 근거를 마련했다.

지원 대상은 마포구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독거노인과 노인부부, 65세 이상 조부모와 18세 이하 손자녀로 구성된 조손가정이다. 전등·수전·문손잡이 교체부터 방충망 보수까지 가구당 연 4회 이용할 수 있다. 회당 재료비는 5만원 이내다. 센터에는 전담인력 1명과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 4명이 배치되며 현장 수리는 치수과 인력 등이 2인 1조로 맡는다.

구에 따르면 관내 최소 2만 가구가 서비스 지원 대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구는 가정 방문 과정에서 추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을 발견하면 관련 복지서비스를 연계할 계획이다. 향후 이용 실적과 주민 의견을 토대로 지원 기준과 운영 방식도 개선할 방침이다.

이날 센터 개소식에는 유 구청장을 비롯해 이지은 더불어민주당 마포갑 지역위원장, 서종수 마포구의회 부의장, 남해석 마포구의회 보건복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유 구청장은 "전등이 나가거나 손잡이가 고장 났을 때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생각해 만든 사업"이라며 "연 4회, 재료비 5만원 이내로 정한 지원 기준도 앞으로 정비해 더 많은 혜택을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구 관계자는 "작은 고장이나 불편도 혼자 해결하기 어려우실 때는 부담 없이 '그냥해드림센터'에 연락해 주시기 바란다. 어르신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일상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센터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sil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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