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 여부 두고 치열한 공방…재상정 결정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제청한 고위직 인사의 대통령 임명을 촉구하는 안건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전원위원회(전원위)에 상정됐다. 인권위원들은 이례적 인사 관련 안건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다 결국 의결 여부를 정하지 못한 채 다음 전원위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안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진행된 제16차 전원위에 김학자·한석훈·강정혜 인권위원이 발의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 보호 업무 수행을 위한 인사 정상화 촉구 성명의 건'을 상정했다. 안건에는 지난해 안 위원장이 제청한 승진 내정자들의 대통령 임명을 촉구하고, 5급 이상 직원들의 인사권을 인권위원장이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국가인권위원회법(인권위법)을 개정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인권위는 지난해 3급 1명, 4급 3명, 5급 3명의 승진을 내정했다. 안 위원장은 인사위원회를 거쳐 지난해 10월 이들의 인사를 제청했다. 하지만 이후 1년 가까이 대통령 임명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올해 4급 7명, 5급 4명 결원이 추가적으로 발생했다. 인권위법에 따르면 인권위 직원 중 5급 이상 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은 위원장 제청 후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
김 위원은 이날 전원위에서 "인권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청와대에 인사 관련 임명 요청을 거듭해왔으나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며 "인사 정체 장기화에 따라 인권위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권위의 독립성을 지켜내고 국제사회에서 인권위의 독립성이 의심받지 않기 위해 이번 성명 안건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숙진 상임위원은 "우리 인권위원들은 인사권도 없고 평가권도 없다. 인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모르고 인사가 잘 됐는지 평가할 권한도 없다"며 "국민들 인권을 논의해야 할 전원위에서 인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인권위원들이 인사 적체를 논의하려면 승진 적체뿐만 아니라 앞서 보직 반납을 한 간부 등에 대한 인사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앞서 인권위 간부 6명은 안 위원장의 거취 결단을 요구하며 보직을 반납했으나 안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숙현 비상임위원은 "앞서 인권위원 5인이 발의한 '국가인권위원회 운영규칙 일부개정규칙안 의결의 건'은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으면서 위원장과 그간 뜻을 같이한 특정 위원들이 발의한 안건만이 전원위에 상정된 것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고 비판했다.
김민문정 비상임위원은 "인사와 관련해서 독립성을 침해받을 수 있는 규정은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승진만을 다루는 것은 보직 반납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심스럽고 해당 안건은 인권위가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찬반 격론이 오간 끝에 이날 전원위에서는 의결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안건은 다음 전원위에 재상정된다. 안 위원장은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으므로 해당 안건은 재상정하도록 하겠다"며 폐회를 선언했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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