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행동권 제한·준공영제 개선 급선무 지적도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서울시내버스 노사가 통상임금 산정 기준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예고된 16일 전면 파업을 앞두고 필수공익사업장 지정 문제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1월 버스 파업 이후 시내버스의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임금교섭 때마다 반복되는 버스 운행 중단 우려에 시내버스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시민 이동권을 이유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필수공익사업은 국민이 일상생활이나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공익사업 가운데 쟁의행위가 발생하더라도 필수적인 업무를 유지하도록 법에서 정한 사업을 말한다. 파업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는 인력은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에 시는 지난 1월 전국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공동대응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선데 이어 최근에는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에 관련 안건을 올리기 위해 다른 시·도의 의견을 조회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나 멈췄을 때 피해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지난 1월 시내버스 파업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느꼈다. 공익성이 강한 분야인데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파업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조합도 필수공익사업 지정 필요성에 공감하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과거 필수공익사업장을 지정할 당시에도 필요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었다"며 "지하철이나 철도는 필수공익사업인데 시내버스도 대중교통인 만큼 충분히 검토 대상이 돼야 한다"고 봤다.
다만 노조는 시민 이동권을 이유로 파업권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시내버스에는 지하철과 마을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이 존재하는 만큼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업을 대상으로 하는 필수공익사업 지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막무가내로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며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노동자의 권리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이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준공영제 실패를 먼저 인정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완전공영제를 둘러싼 입장 차도 뚜렷하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는 민간 버스회사가 운행을 맡고 서울시가 재정을 지원하는 준공영제 방식으로 운영된다. 노조는 서울시가 버스의 공공성을 이유로 파업을 제한하려 한다면 민간 운영 체제를 유지한 채 노동자의 단체행동권부터 제한할 것이 아니라 완전공영제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내버스 노사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과 임금체계 등을 놓고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대법원의 통상임금 관련 판단 이후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와 근로시간 산정 방식을 둘러싼 입장 차가 핵심 쟁점이다.
노사 갈등은 파업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1차 조정회의에서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1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며 찬성 1만6089명(87.94%)로 가결됐다. 오는 15일 2차 조정회의를 가지며 결렬될 경우 16일 첫차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다.
오는 15일 예정된 2차 조정회의가 이번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노조는 동아운수 관련 소송에서 월 176시간을 기준으로 판단한 원심에 대해 대법원이 사측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만큼 176시간 적용이 확정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합은 209시간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176시간을 적용할 경우 임금 인상과 별개로 약 16.44%의 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해 연간 5000억원 이상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는 15일 2차 조정회의가 결렬되면 다음 날인 16일부터 서울시내버스는 멈춘다. 이에 서울시와 조합은 시민들의 불편이 없게끔 파업에 최대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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