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대책] 서울시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아직 부족"
  • 정소양 기자
  • 입력: 2026.08.13 17:51 / 수정: 2026.08.13 17:51
"이주비 대출 개선 일부 반영했지만…정비사업 현장 자금난 해소 한계"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소양 기자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소양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정부가 8·13 대책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이주비 대출 규제를 완화했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추가 개선을 요구했다.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종후자산가액을 기준으로 적용되면서 기존보다 대출 여력이 커질 수 있지만, 별도의 대출 한도와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남아 있어 실제 정비사업 현장의 자금난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 직무대리는 13일 정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관련 브리핑에서 "이주비는 사업비로 인정해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계속 건의해왔다"며 "이주가 되지 않으면 착공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의 LTV 산정방식을 개선했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가격이 아닌 정비사업 이후 예상되는 종후자산가액을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산정하면 이주비 대출 가능 규모가 기존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서울시는 종후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할 경우 LTV가 사실상 기존 40%에서 70%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주비 대출에도 별도의 대출 한도가 적용되는 데다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도 완전히 제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 직무대리는 "이주비 말고도 대출 제한이 걸려 있어 온전히 이주가 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추가 이주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주비 대출을 가계대출이 아닌 정비사업의 사업비 대출로 인정해 총량규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정비사업은 기존 주택을 철거하기 위해 조합원 등이 이주해야 착공이 가능한 만큼 이주비를 일반적인 가계대출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시공사나 조합 자체적으로 추가 이주비를 마련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명 직무대리는 "대기업 시공사가 들어오는 큰 단지는 가능하지만 강북 지역은 시공사 여력이 부족해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며 "보증을 하더라도 금리가 높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이주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의 세부 기준을 지켜본 뒤 판단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시도 정비사업에 이주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재정 여력이 크지 않은 만큼 정부의 개선안이 현장에서 충분히 작동한다면 별도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할 필요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명 직무대리는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종후가 기준으로 하면 40%에서 70%까지 늘어날 수 있어 일정 부분 해결된다"면서도 "주택도시보증공사(HF)가 실제 수요 금액을 얼마까지 지원할지 등 세부적인 한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지원 규모가 충분하다고 보면 서울시가 굳이 예산을 편성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현재 추진 중인 정비사업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주비 등 자금 조달 여건이 실제 사업 속도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이번 대출 규제 완화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세부 기준 마련 과정에서도 정부와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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