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공모전·교육프로그램에 도입
디지털 윤리부터 소상공인 판로까지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짧은 영상)이 일상적인 콘텐츠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자체들도 구민들이 숏폼을 시청하는 데서 나아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아동·청소년과 소상공인 중심으로 교육 열기가 오르고 있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콘텐츠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10세 이상 국민 6554명 가운데 숏폼 콘텐츠를 이용한 비율은 58.6%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가량이 숏폼 콘텐츠를 이용한 셈이다. 특히 20대 이용률은 82.2%, 10대는 76.3%에 달했다.
숏폼이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짧은 시간 안에 원하는 내용을 볼 수 있어서 등이 꼽힌다. 이용 이유로는 '짧아서 부담이 없어서'가 76.0%로 가장 많았고 '재미있는 부분만 보려고'가 51.4%, '추천 알고리즘 때문에'가 47.0%로 뒤를 이었다. 이용 플랫폼은 유튜브 쇼츠가 93.4%로 압도적이었으며 인스타그램 릴스 30.9%, 틱톡 21.1%, 네이버 클립 6.7% 순이었다.
이같은 콘텐츠 소비 변화는 자치구가 진행하는 공모전에도 반영되고 있다. 강서구가 최근 실시한 '양성평등 콘텐츠 공모전'에는 올해 숏폼 부문이 처음 신설됐다. 지난해 포스터·만화·사진으로 나눠 작품을 모집했지만 올해는 사진을 제외하고 숏폼·포스터·만화 부문으로 재편했다. 생성형 AI(인공지능)을 활용해 제작한 작품도 응모할 수 있도록 문턱을 넓혔다.
주민들이 익숙하게 이용하는 영상 형식을 공모전에 도입해 양성평등이라는 정책 주제를 보다 쉽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구 관계자는 "트렌드를 반영해 숏폼 부문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숏폼 이용률이 높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잇따르고 있다. 단순히 영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작권과 초상권 등 디지털 윤리를 함께 가르치는 방식이다.
송파구는 여름방학을 맞아 관내 초등학교 4~6학년생 24명을 대상으로 '키즈 크리에이터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 학생들은 콘텐츠 주제를 스스로 기획하고 스마트폰 촬영과 편집 방법을 배우고 지역 명소를 배경으로 숏폼 영상을 제작한다. 완성된 작품은 구 공식 SNS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교육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구에 따르면 기수별 12명씩 모두 24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 결과 접수 당일 반나절 만에 정원이 찼다. 기수별 10명씩 총 20명 받은 대기 신청도 같은 날 마감됐다.
구가 교육을 마련한 데는 어린이들의 높은 숏폼 관심과 함께 자극적이거나 무분별한 콘텐츠 소비에 따른 부작용을 공공교육으로 보완하겠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구 관계자는 "숏폼을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는 만큼 공공기관이 직접 디지털 윤리와 올바른 활용법을 가르쳐보자는 취지"라며 "첫날부터 학생들이 스스로 찍고 싶은 영상 등을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참여했다"고 이야기했다.
성북구도 지역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AI 크리에이터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에는 '스마트폰으로 배우는 60초 숏폼 영상 제작' 등이 포함됐다. 참가 학생들은 AI로 숏폼 등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기획하고 촬영한 작품을 다른 참가자들과 감상하며 제작 과정을 공유한다.

숏폼 교육은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서 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가게나 상품을 짧고 인상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숏폼이 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은 온라인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르면서다.
광진구는 이달 5일부터 26일까지 소상공인과 예비창업자 40명을 대상으로 숏폼 콘텐츠 교육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유튜브 쇼츠와 인스타그램 릴스에 올릴 홍보 영상을 직접 기획하고 촬영·편집하는 전 과정을 실습한다.
숏폼 교육에 대한 소상공인의 높은 수요를 반영해 지난해 처음 시작한 교육은 올해도 이어가기로 했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은 신청자가 모집 정원을 넘어섰으며 교육생 만족도는 95%를 기록했다. 온라인 소비 시장이 확대되면서 숏폼이 상품 홍보와 온라인 마케팅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아 소상공인 교육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자치구들은 구민들의 콘텐츠 이용 방식이 달라지면서 각종 사업에 숏폼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분위기다. 구민들의 관심과 참여 수요를 반영해 관련 사업을 신설하거나 확대하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다른 지방자치단체 등의 사업 사례를 살펴보면 최근 숏폼 분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을 반영해 관련 구민 수요가 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sil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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