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물 위험 없는 찜통 밀폐공간…노동자들 "안전모 써야 하나요"
  • 김태연 기자
  • 입력: 2026.07.29 16:32 / 수정: 2026.07.29 16:32
안전모 착용 기준 개선·냉방장비 의무 지급 등 의견서
마루시공 등 실내 건설공정에 참여하는 건설노동자들이 실내 공사 과정에서 창문이 닫힌 밀폐공간에서 38.5도를 웃도는 폭염과 싸우고 있다며 현실과 맞지 않는 안전모 착용 강제를 중단하고 실내 공정 특성에 맞는 고열·폭염 대책을 즉각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태연 기자
마루시공 등 실내 건설공정에 참여하는 건설노동자들이 "실내 공사 과정에서 창문이 닫힌 밀폐공간에서 38.5도를 웃도는 폭염과 싸우고 있다"며 "현실과 맞지 않는 안전모 착용 강제를 중단하고 실내 공정 특성에 맞는 고열·폭염 대책을 즉각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김태연 기자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실내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창문이 닫힌 밀폐공간에서 냉방장치 없이 폭염을 견디고 있다"며 "안전모 착용 강제를 중단하고 실내 공정 특성에 맞는 고열·폭염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마루노동조합, 권리찾기유니온,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2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은 실내 건설현장에서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발암물질이 포함된 분진 속에서 불필요한 안전모 착용까지 강요받아 노동자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에 따르면 체감온도 31도를 넘길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시원한 물과 개인 보냉장구를 제공하고, 실내·옥외작업 시 에어컨 등을 설치해야 한다. 체감온도 33도를 넘길 경우 2시간마다 20분씩 휴게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마루시공 노동자로 일하는 서모 씨는 "기존 골조공사가 끝난 실내 현장은 창문이 닫힌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다량의 분진 때문에 환기조차 어렵다"며 "실내 온도가 38.5도까지 치솟는 찜통 속에서 매일 12시간씩 통풍이 안 되는 작업복을 입고 머리에 안전모까지 쓰면 열이 빠져나가지 않아 어지럼증과 탈진을 겪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또 "실제로 폭염 때문에 동료들이 죽어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일부 건설사들이 노동자가 사망해도 쉬쉬하는 상황이라 온열질환자나 사망자에 대한 제대로 된 집계조차 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실외 건설과 달리 실내 건설은 90% 이상 공정이 완료돼 낙하물이나 추락 위험이 거의 없다"며 "그럼에도 사업주들은 건설현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전모 미착용 시 현장 퇴출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안전보건규칙에 따르면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 또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작업의 경우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고용노동청에 '실내 마루시공 공정의 폭염 대응 개선에 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의견서에는 △공정별 위험성 평가를 통한 안전모 착용 기준의 합리적 개선 △실내 체감온도 기준에 따른 작업중지·휴식시간 의무화 △휴식으로 인한 임금 불이익 방지 대책 마련 △이동식 냉방기·송풍기·냉각조끼 등 예방장비 의무 지급 등 내용이 담겼다.

pad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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