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코앞에 '학생부 이용 금지'…"고액·음성 컨설팅 시장 부추겨"
  • 이예리 기자
  • 입력: 2026.07.26 00:00 / 수정: 2026.07.26 00:00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시행…학생부 상업적 이용 제한
입시업체 예측 서비스 중단…"불법 고액 사교육 우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을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오는 29일 시행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내년도 수시 모집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학생부를 활용한 수시 합격 예측 서비스와 입시 컨설팅이 잇따라 중단됐기 때문이다. /박헌우 기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을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오는 29일 시행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내년도 수시 모집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학생부를 활용한 수시 합격 예측 서비스와 입시 컨설팅이 잇따라 중단됐기 때문이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이예리 기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을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오는 29일 시행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내년도 수시 모집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학생부를 활용한 수시 합격 예측 서비스와 입시 컨설팅이 잇따라 중단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공교육 중심의 상담 체계를 강화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고액 컨설팅 등 불법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이 제한된다.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학생부를 영업 목적으로 거래·이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입시업체들은 학생부 기반의 수시 합격 예측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입시업체들은 그간 수험생이 자신의 학생부를 입력하면 대학별 선발 기준 등을 토대로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종로학원은 "합격 가능성을 가늠하는 온라인 서비스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다만 학생이 직접 학생부를 지참해 상담 받는 것까지는 가능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아 오프라인 상담은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학사도 학생부 서술형 항목을 반영한 수시 합격 예측 학생부 AI 진단 서비스를 멈췄으며, 메가스터디 역시 무료로 운영해 온 수시 합격 예측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메가스터디는 "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으면 안 된다고 판단해 우선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재개 여부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오는 9월 수시 모집 원서접수를 앞둔 시점에서 갑작스런 변화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생부에 기록된 교과 성적과 동아리·진로활동,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일제히 불만을 토로했다.

교육부는 공교육 중심의 상담 체계를 강화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고액 컨설팅 등 불법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진학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수시 합격예측 서비스 운영 관련 공지. /진학사 홈페이지 캡처
교육부는 공교육 중심의 상담 체계를 강화해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오히려 "고액 컨설팅 등 불법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진학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수시 합격예측 서비스 운영 관련 공지. /진학사 홈페이지 캡처

고등학교 3학년 박병헌(18) 군은 "수시는 정시에 비해 학교마다 내신 경쟁이 천차만별이고 학생부를 활용한 전형도 복잡해 지원 전략을 세우기 쉽지 않다"며 "수시 합격 예측 서비스나 입시 컨설팅이 사라지면 학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학교는 대학 진학률을 신경 쓰다 보니 학생에게 맞는 대학보다 무조건 대학 진학을 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이번 개정이 긍정적인 변화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송영란(51) 씨는 "교육부가 운영하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상담 시스템을 이용해 봤지만 대기 시간도 길고 상담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40대 이모 씨도 "고등학교마다 선생님들 편차가 크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이 더욱 깜깜이 전형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네이버 입시 관련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앞으로 어디서 정보를 얻냐", "8월로 예약한 컨설팅이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수시를 앞두고 갑자기 바뀌니 너무 혼란스럽다", "취지는 알겠지만 법이 계속 바뀌니 혼란스럽고 정보 얻기도 힘들어진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교육부는 일부 업체가 학생부를 구매하거나 데이터를 축적해 입시 컨설팅 등에 활용하면서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하고 대입 공정성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해 법 개정을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학생부를 활용한 사교육 수요를 줄이기 위해 학교나 교육청을 중심으로 진로·진학 상담을 확대하는 등 공교육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학생부의 상업적 이용 제한이 거꾸로 불법 사교육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학부모와 수험생들이 대면 고액 컨설팅이나 소개를 통한 음성적 경로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김모(47) 씨는 "입시가 복잡해질수록 사교육 의존도를 높일 뿐"이라며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결국 사교육 의존도와 비용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등학교 3학년 강모(18) 양은 "연초도 아닌데 이렇게 중간에 바뀌면 학생 입장에서 혼란스럽다"며 "수시 원서를 써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데 고액의 대면 컨설팅을 선택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정보 접근이 지나치게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특히 재수생들은 어디에서 진학 상담을 받아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ye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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