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서울시가 소상공인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해 시행하는 민간 아이돌봄서비스 지원사업의 재신청 제한을 없앤다. 사업 초기보다 신청 가구가 크게 줄자 기존 수혜자에게도 다시 참여 기회를 제공해 지원 대상을 넓히는 동시에 사업 참여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2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오는 8월 예정된 민간 아이돌봄서비스 지원사업 모집부터 과거 지원받은 가구도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
그동안에는 한 차례 선정된 가구는 이후 모집에 다시 신청할 수 없었다. 보다 많은 가구에 지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최근 신규 신청자가 줄어들면서 사업 참여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사업 초기와 비교하면 신청 규모는 크게 줄었다. 2024년 세 차례 모집에는 6517가구가 신청해 726가구, 자녀 1026명이 선정됐지만 지난해에는 두 차례 모집에 895가구가 신청해 335가구, 자녀 464명이 지원받았다. 특히 지난해 1차 모집 신청자는 835가구였으나 2차 모집에서는 60가구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선정 가구도 289가구에서 46가구로 줄었다.
올해는 지원 대상을 기존 소상공인에서 워라밸 포인트제 기업 근로자까지 넓혀 상반기만 세 차례 모집했지만 신청 가구는 모두 359가구에 그쳤다. 이 가운데 268가구, 자녀 365명이 선정됐다. 회차별 신청 가구는 1차 174가구, 2차 84가구, 3차 101가구였다. 선정 가구는 1차 122가구, 2차 58가구, 3차 88가구였다.
이에 따라 시는 신청 규모가 줄어든 원인 중 하나로 재신청 제한을 꼽고 돌봄 지원이 계속 필요한 기존 수혜자도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소상공인 민간 아이돌봄서비스 지원사업은 육아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운 소상공인의 자녀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2024년 시작됐다. 민간 금융그룹의 기부금을 활용해 아이돌봄서비스 이용료의 약 3분의 2를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생후 3개월 이상 12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소상공인 가정과 워라밸 포인트제 기업의 상시근로자다. 자녀 1명은 최대 360만원, 2명은 최대 54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이용자는 전체 비용의 약 3분의 1을 부담한다.
시는 별도의 모집 정원을 두지 않고 신청 시 소상공인 여부와 자녀 연령 등 자격요건을 확인해 지원 대상을 선정한다. 선정된 대상자는 시가 지정한 민간 아이돌봄 플랫폼 업체 4곳 중 한 곳을 선택해 돌봄 장소와 날짜, 시간 등의 조건을 등록한다. 해당 조건을 확인한 아이돌보미가 신청을 수락하면 매칭이 이뤄진다.

소상공인과 전문가들은 이 사업이 소상공인이 처한 자녀 돌봄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주말이나 늦은 밤 영업해야 하는 소상공인은 자녀를 맡길 곳이 없으면 가게 문을 닫거나 가족의 도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소상공인 중 특히 여성은 카페, 식당이나 도소매 등에 많이 진출해 있다. 아이를 양육하는 연령대의 이들은 자녀 돌봄에 대한 걱정이 크다"며 "아이돌봄 비용을 지원하는 시 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소상공인 지원정책 가운데 모범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최지은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육아 지원은 현금과 시간, 서비스 지원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소상공인에게는 현금이나 시간보다 서비스 지원이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공 아이돌봄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기 기간과 이용 시간대 등을 고려하면 민간 서비스 지원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성평등가족부의 아이돌봄 지원사업은 아이돌보미가 가정을 방문해 자녀를 돌보는 공공 서비스로 맞벌이·한부모·다자녀 가정 등이 이용할 수 있다.
최 부연구위원은 "공공 아이돌봄서비스는 비용 지원과 서비스 질 관리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성평등가족부에서 하는 사업은 대기가 길어 원하는 시점에 사용하기 어렵고 서울은 특히 더 심하다"며 "민간 서비스는 긴급한 돌봄이나 정규시간 밖의 수요를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사업이 보다 더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대상자 선정을 간소화하고 돌봄의 질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에 따르면 참여 신청 공고에 약 3주, 자격 확인과 대상자 선정에 다시 3~4주가 걸려 신청부터 선정까지 통상 두 달가량 소요된다. 선정 이후에도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지역 등 조건에 맞는 돌보미가 연결돼야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 부연구위원은 "소상공인 자격 등을 증명하기 위해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고 자격 판정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대상자 선정까지 오래 걸려 폐업을 고민하는 사례가 있다"며 "선정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 민간을 활용하는 장점이 없다. 절차를 간소화하고 속도가 빨라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