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후 '안심헬프미' 신청 37배↑…사람 대신 디지털 안전망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6.07.23 00:00 / 수정: 2026.07.23 00:00
안심귀가 스카우트, 자치구 13→10곳
대면 서비스 보완 가능한지는 점검 필요
서울시가 여성안심귀가 지원 서비스 중 하나인 안심귀가 스카우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참여하는 자치구가 지난해 13개에서 10개로 줄었다. /서울시
서울시가 여성안심귀가 지원 서비스 중 하나인 '안심귀가 스카우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참여하는 자치구가 지난해 13개에서 10개로 줄었다. /서울시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최근 '장윤기 고교생 피살 사건'과 경기 성남 '스토킹 살인 사건'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 여성안전망은 디지털 기반은 확대되는 반면 대면 귀가 지원 서비스는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정책 효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서울시 '여성안심귀가 지원 서비스 운영 실태'에 따르면 시는 현재 디지털 기반 안전 서비스인 '안심이' 앱과 휴대용 비상벨 '안심헬프미', 안심귀가 스카우트, 고위험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자 민간경호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안심이 앱은 긴급신고와 귀가 모니터링, 안심친구, 안심영상, 스카우트 예약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최근 3년간 다운로드는 17만7572건, 서비스 이용은 28만5741건으로 집계됐으며 이용 빈도는 △안심친구 △귀가 모니터링 △스카우트 예약 순이다.

'안심헬프미'는 안심이 앱과 연동되는 키링 형태의 휴대용 비상벨이다. 위험 상황에서 버튼을 누르면 100데시벨(㏈) 경고음이 울리고 위치 정보와 긴급 상황이 보호자와 자치구 CCTV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된다. 2024년부터 여성·청소년·1인 가구·노인·장애인 등 사회안전약자를 중심으로 보급됐으며 올해 7월까지 약 15만 대가 배부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질수록 '안심헬프미' 수요가 급증했다는 점이다. 시에 따르면 평소 하루 평균 152건 수준이던 안심헬프미 신청은 장윤기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 5월 7일 하루에만 5718건으로 늘어 평소보다 약 37배 증가했다.

반면 사람과 함께 귀가하는 '대면형 서비스'는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 '안심귀가 스카우트'는 인적이 드문 골목길이나 외진 곳 등 우범지역을 순찰하고 늦은 밤 홀로 귀가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2인 1조로 구성된 대원들이 집까지 동행하는 서비스다. 안심이 앱에서 '스카우트' 신청을 누르면 된다.

2024년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전액 시비로 운영됐지만 지난해부터 공모 방식으로 전환됐으며 시비와 구비를 함께 투입하는 매칭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지난해에는 13개 자치구, 올해는 용산·성동·동대문·중랑·성북·강서·동작·서초·송파·강동 등 10개 자치구만 해당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관련 시 예산 역시 △2024년 34억 원 △2025년 12억 원 △2026년 6억500만 원으로 줄었다.

다만 시는 귀가 서비스를 없애는 것이 아닌 변화한 이용 환경에 맞춰 안전 정책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청한 자치구가 10곳에 그쳤다"며 "코로나19 이후 안심이 앱 등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었고 운영 과정에서 예산 낭비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심이 앱과 안심 물품 지원을 확대하고 자치경찰위원회의 반려견·러닝·우리동네 순찰 사업 등 다양한 안전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안심이 앱에서는 귀가 모니터링, 안심헬프미, 스카우트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귀가 스카우트는 10개 자치구에서만 운영 중이다. /서울 안심이앱 캡처
안심이 앱에서는 귀가 모니터링, 안심헬프미, 스카우트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귀가 스카우트는 10개 자치구에서만 운영 중이다. /서울 안심이앱 캡처

올해 '안심귀가 스카우트' 사업에서 빠진 노원·구로·강남구는 이용 실적 감소를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노원구의 안심귀가 스카우트 실적을 살펴보면 2024년 1692건에서 지난해 382건으로 줄었다. 구 관계자는 "방범 활동 차원으로 마을을 돌아다녔지만 실제 취지에 맞는 활동이 점차 줄어들었다"며 "안심 택배함, 골목길 환경 개선, 안심 귀갓길 등은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구로구는 2017년 안심귀가 스카우트 신청 수가 1만6171건을 기록했으나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2021년 4801건 △2022년 2773건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2024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599건과 1978건으로 감소했다.

구 관계자는 "'안심이 앱'이 도입된 이후 비대면으로 귀가 모니터링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 '안심 스카우트' 이용은 80% 가까이 감소했다"며 "이에 별도 예산을 편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역시 올해부터 안심귀가 스카우트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구 관계자는 "현재 서울 최대 규모의 CCTV 관제센터를 활용해 24시간 여성안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안심귀가 스카우트'보다 상시 운영되는 관제 체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자치구들에서 늦은 시간 귀갓길 동행 서비스는 부재하다.

이처럼 시민들의 범죄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 여성안전 정책은 대면 중심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디지털 서비스 확대가 심야 귀가 지원 등 기존 안전망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지는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과거 경찰 인력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과학기술을 활용한 범죄예방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디지털 서비스는) 피해자에게 '스스로 위험한 장소와 시간을 피해라'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 어디서 어떤 범죄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기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옆에 누군가가 있어) 범행을 시도하기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을 더 연구하면 디지털 기술에 의존한 효과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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