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유산청 '세운4구역' 줄다리기…중앙부처도 참전할 듯
  • 김명주 기자
  • 입력: 2026.07.23 00:00 / 수정: 2026.07.23 00:00
서울시 "도시정비법상 적법…유산청 요구 권한 없어"
유산청 "시정조치 없으면 국토부에 후속 절차 요청"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변경인가 취소를 둘러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의 갈등이 중앙부처 차원의 시정명령과 직권취소 절차로 번질 전망이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변경인가 취소를 둘러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의 갈등이 중앙부처 차원의 시정명령과 직권취소 절차로 번질 전망이다. /뉴시스

[더팩트 | 김명주 기자]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변경인가 취소를 둘러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의 갈등이 중앙부처 차원의 시정명령과 직권취소 절차로 번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종로구의 인가에 명백한 위법 사항이 없다며 국가유산청의 시정명령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입장인 반면 국가유산청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토교통부를 통한 후속 절차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21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 14일 시에 공문을 보내 종로구청장에게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를 취소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날까지 조치 결과를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국가유산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도시정비법에 따라 적법하게 인가가 이뤄졌고 종로구의 인가에 명백한 위법 사항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상 국가유산청이 서울시장에게 시정명령을 요구할 권한도 명확하지 않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국가유산청의 공문에 회신할지는 시 내부에서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공문 회신과 별개로 국가유산청의 요구를 따라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양측 간 협의는 이어갈 방침이다. 시는 세운4구역과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둘러싼 논의를 중단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가유산청은 시가 회신하더라도 종로구에 시정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국토교통부 등 주무부처에 시정명령과 직권취소 요청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공문 회신이 아니라 인가 취소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졌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서울시가 조치하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법 제188조에 따라 주무부처 장관이 서울시에 시정명령을 하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종로구에 다시 시정명령을 한 뒤 해당 인가를 취소하는 절차로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21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 14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종로구청장에게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를 취소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날까지 조치 결과를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4구역의 모습. /뉴시스
21일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 14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종로구청장에게 세운4구역 재개발사업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를 취소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날까지 조치 결과를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종묘와 세운4구역의 모습. /뉴시스

지방자치법 제188조 등에 따르면 주무부처 장관은 자치구청장 등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현저히 부당해 공익을 해치는데도 시장이 시정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시장에게 일정 기간 안에 시정명령을 하도록 명할 수 있다. 시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구청장에게 직접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그럼에도 정해진 기간 내 시정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명령이나 처분을 취소하거나 정지할 수 있다. 다만 시정명령 취소·정지는 법령을 위반한 경우로 한정된다.

주무부처를 둘러싼 양측의 해석도 엇갈린다. 서울시는 국가유산기본법 위반 여부가 쟁점인 만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무부처라는 입장이다. 반면 국가유산청은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을 통해 주무부처가 국토교통부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산청은 국가유산 관련 법령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권한이 있다는 입장이다. 유산청 관계자는 "국가유산청은 해당 법을 담당하고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주체"라며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국가유산청의 권한이 없다고 결론 내릴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18일 퇴임을 약 2주 앞둔 정문헌 전 종로구청장은 세운4구역 사업시행계획 변경안 인가를 강행했다. 다음 날인 19일 종로구는 변경인가를 구보를 통해 고시했고 변경안에 따라 종로변 건축물 높이는 기존 54.3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8m에서 141.9m로 각각 높아진다.

유산청은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이 훼손될 수 있다며 인가 전 세계유산영향평가 실시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종로구가 변경인가를 강행하자 지난달 26일 시에 변경인가 취소를 요구했고 시는 지난 6일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회신한 바 있다.

시가 시정명령 요구를 재차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세운4구역 변경인가를 둘러싼 갈등은 유산청과 시 간 공방을 넘어 국토부 등 중앙부처가 참여하는 직권취소 절차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sil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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