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선 9기 핵심 성장전략으로 '야간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내수와 골목상권을 되살리고 관광객 체류시간을 늘려 소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야간경제가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민 불편과 상권 편중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최근 민선 9기 출범 이후 잇달아 야간경제 활성화를 핵심 정책으로 제시하며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성공 두드림 세미나'에서 "앞으로 4년 동안 서울의 야간경제를 살려내겠다"며 "자치구별로 1~2개의 야간상권을 지정해 2028년까지 25개 야장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야장은 음식점이나 주점 등이 야외 테이블을 설치해 운영하는 형태의 상권을 의미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민원 등을 이유로 제약을 받아온 옥외영업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상인회와 주민 간 상생협약을 전제로 제도권 안에서 야장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구상은 시정 운영에도 본격 반영되고 있다.
오 시장은 민선 9기 출범 직후부터 야간경제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해왔다.
지난 1일 취임식에서는 홍대와 을지로, 강남, 여의도 등을 중심으로 '야간경제 상생특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고, 다음 날 열린 서울국제관광포럼에서는 "서울의 가장 큰 잠재력은 야간관광"이라며 한강과 도심 야간 콘텐츠를 관광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10일에는 중랑구 상봉먹자골목을 찾아 청년 상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야간 골목축제에 참석하는 등 현장 행보도 이어갔다. 상봉먹자골목은 주민과 상인이 자율적으로 소음과 청결 관리 협약을 맺어 운영하는 사례로, 서울시는 이를 향후 야간상권 확대 모델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 15일에는 오 시장 주재로 민선 9기 출범 이후 첫 정례간부회의를 열고 '야간경제 활성화 방안'을 첫 핵심 정책 의제로 논의했다. 오 시장은 "민선 9기 첫 간부회의의 핵심 의제를 야간경제로 정한 것은 서울의 미래 성장축을 바꾸겠다는 의지"라며 "야간경제는 단순한 골목상권 지원이 아니라 문화와 관광, 상권과 교통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해 시민의 여가문화를 바꾸고 도시의 소비와 활력을 키우는 새로운 성장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야간경제를 단순한 심야 영업이 아닌 관광과 문화, 지역상권이 결합된 도시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자치구별 특색 있는 야간상권을 문화·관광 콘텐츠와 연계해 관광객 체류시간과 소비를 늘리고, 이를 소상공인 매출 증가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상은 민선 9기 청사진을 마련하는 'G3 서울 기획위원회'에서도 주요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 서울시는 향후 야간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나이트 메이어(Night Mayor)' 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등 해외 도시처럼 야간문화와 상권, 주민 민원을 조정하는 전담 기능을 두겠다는 취지다.
서울시가 야간경제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관광산업의 성장세도 있다. 지난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283만 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으며, 관광산업은 서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시는 관광객이 낮뿐 아니라 밤에도 머물며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도시를 만드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정책이 기대만큼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야간상권 확대가 일부 관광지에만 혜택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소음과 쓰레기, 주차 문제 등 주민 생활과 충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야외영업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상인과 주민 간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전력·에너지 문제와 '빛공해' 등 기후·환경 문제 우려도 있다. 뉴욕주는 이같은 문제에 대응해 도시의 야간조명을 제한하는 '밤하늘 지키기 법안'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파리시는 2023년 12월부터 오후 11시 45분~오전 6시 거리의 광고 조명을 소등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야간경제가 골목상권 활성화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충분한 수요 분석과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야간경제는 단순히 늦게까지 영업하는 정책이 아니라 관광과 문화, 지역상권을 연결하는 도시 경쟁력 전략"이라며 "지역 특성과 주민 의견을 반영해 지속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