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5일 오전 서울 도심에서 버스 탑승 시위를 벌였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발생하면서 출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전장연 활동가 30여명은 이날 오전 8시10분께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여운형활동터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탑승 시위를 벌였다.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들은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은 채 '국회 1호 법안 교통약자권리증진법 제정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바쁜 출근길에 왜 또 소란이냐고 의문을 갖는 시민들이 많을 것 같다"며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이 제정돼야 장애인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장애인들은 택시나 저상버스, 지하철이라는 선택권이 있지만 장애인들은 이동이 자유롭지 않다. 우리도 이동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휠체어를 탄 활동가 7명은 오전 8시23분께 버스 탑승을 시도했다. 이들은 다가오는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어 멈춰 세운 뒤 "휠체어가 타야 한다. 뒤로 이동하면 자리가 나온다. 탈 수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 방면 160번 버스는 이미 시민들로 가득 차 출입문이 여러 차례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했다.

버스 기사가 "다음 차 타세요"라고 안내하자 활동가들은 "자리 있다. 버스 태워 달라"고 연신 외쳤다. 버스가 출발하려 하자 활동가들은 출입문을 두드리며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 연내 전면 개정하라', '모두를 위한 이동의 자유' 등 문구가 적힌 스티커 2개를 버스 측면과 유리창에 붙였다.
버스정류장은 출근하는 시민들과 경찰까지 뒤섞여 혼잡했다. 시민들은 우산을 쓰고, 이어폰을 낀 채 빠른 걸음으로 활동가들 사이를 지나쳤다.
곳곳에선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승강이도 벌어졌다. 일부 활동가들이 버스에 탑승하자 한 30대 남성은 활동가들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30대 여성은 "버스 못 타면 죽냐"며 고성을 질렀다. 이에 활동가들이 "저희 속도로 가는 것"이라고 맞받아치자 시민들은 "조용히 좀 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일부 활동가들은 경찰과 말다툼도 벌였다. 버스 탑승을 제지당한 활동가는 경찰을 향해 "왜 그냥 버스를 보내냐. 이게 뭐하는 거냐"면서 "꼴 보기 싫다.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따졌다. 경찰은 "밀지 마세요. 싸우려는 게 아니다. 비아냥거리지 말라"고 답했다.
경찰은 버스정류장 곳곳에서 빨간색 경광봉을 흔들며 질서 유지에 나섰다. 출근길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위대와 시민들도 분리했다.
전장연은 지난 1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출근길 버스 정기 시위를 22년 만에 재개했다. 이후 매주 수요일 출근길 버스 탑승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