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악몽' 끊어라…민선 9기 첫 시험대는 폭우·폭염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6.07.05 00:00 / 수정: 2026.07.05 00:00
중부지방, 1일부터 '지각 장마' 시작
서울시, 폭염종합지원상황실 운영
지각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자치구가 폭우와 산사태 등에 대비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지각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자치구가 폭우와 산사태 등에 대비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예년보다 늦게 장마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서울시와 자치구가 폭우·폭염이라는 복합 재난 대응에 분주하다.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와 산사태 우려가 커지는 동시에 서울에서만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민선9기 출범 직후 첫 시험대에 올랐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중부지방 장마는 평년보다 늦은 지난 1일 시작됐다. 다만 최근 기후 변화 영향으로 한 번 비가 내리면 시간당 수십㎜에 달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침수와 산사태 피해 우려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와 자치구는 침수 취약지역과 산사태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19일부터 강남역과 신대방역 일대 6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도시침수예보'를 운영 중이다. 대상 지역은 강남·서초·관악·구로·동작·영등포구 등 과거 침수 피해가 반복됐던 지역이다.

강남구는 현재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수중펌프, 엔진양수기 등 수방장비를 확보하고 침수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모래마대를 배치했다. 올해부터는 도로 침수경보 발령 체계를 개선해 상황판단회의 개최를 위한 정량 기준을 마련하고 스마트 맨홀 수위계 모니터링 시스템도 확대 운영한다.

특히 2022년 8월 기록적인 폭우로 강남역 사거리가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를 입었던 만큼 취약지역에는 빗물받이 특별전담반을 배치하고 하수시설물 정비를 추진한다. 상습 침수지역인 선릉역과 도곡역 일대에는 연속형 빗물받이를 신설해 배수 성능을 높였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로 16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던 서초구는 침수와 산사태에 동시에 대비하고 있다.

서초구는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AI 기반 침수 계측·경보 시스템'을 도입했다. 공공 CCTV 영상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침수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일정 수위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경보를 발령하는 방식이다. 상습 침수지역과 주요 하천 등 총 10곳에 지능형 CCTV를 설치하고 재난안전대책상황실과 연계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원격 제어를 지원한다.

또 수방시설과 수해취약시설 122곳, 산사태 우려 지역 261곳에 대한 점검과 정비를 마쳤다. 침수취약가구에 물막이판과 역류방지시설을 설치했으며 강남역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사업과 양재동 빗물펌프장 확충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은평구는 북한산과 봉산, 앵봉산 등 산림 면적이 넓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산사태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산사태 취약지역 47곳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산사태 위험지도 1등급 지역과 급경사지는 외부 전문가와 함께 상태와 배수시설, 낙석 위험 여부 등을 점검했다. 올해는 23억3000만원을 투입해 산사태 취약지역 9곳에 대한 사방공사도 추진한다.

서울에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2명 발생한 가운데 서울시와 자치구가 현장 대응을 강화한다. /박헌우 기자
서울에서 온열질환 사망자가 2명 발생한 가운데 서울시와 자치구가 현장 대응을 강화한다. /박헌우 기자

폭염 대응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예년보다 이르고 강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오전 11시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폭염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지난달 15일 동대문구에 이어 29일 영등포구에서도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누적 온열질환자는 이달 2일 기준 430명을 넘어섰다.

이에 시는 지난 5월부터 폭염종합지원상황실을 운영하며 비상 대응체계에 돌입했다. 무더위쉼터를 확대 운영하고 홀몸노인과 노숙인, 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 보호 대책도 강화하고 있다.

건설근로자와 배달기사 등 야외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대책도 강화한다. 또 쿨링포그와 쿨링로드, 스마트 그늘막 등 폭염 저감시설 설치도 확대하는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0일 폭염 대응 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관련 부서에 취약계층 안부 확인 강화와 야외 노동자 보호대책 마련 등을 지시했다. 오 시장은 "독거 어르신·쪽방주민·노숙인 등 폭염 취약계층과 건설근로자·이동노동자 등 야외노동자를 대상으로 온열질환 예방 안내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자치구들도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노원구는 올해 약 7억원을 투입해 폭염 저감시설 확충과 취약계층 보호를 두 축으로 삼는다. 하천변, 산책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힐링냉장고'를 설치하고 경로당, 복지관 등에서 무더위쉼터를 운영한다. 폭염특보 발효 시에는 인근 숙박업소와 협약을 통해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야간 무더위쉼터를 제공한다.

영등포구는 거리노숙인과 쪽방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서·소방서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현장 응급구호반을 운영한다. 쪽방촌을 하루 6회 이상 순찰하고 냉방과 샤워시설을 갖춘 무더위쉼터와 찾아가는 이동목욕서비스를 운영한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폭염은 주거취약계층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선제적인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거리노숙인과 쪽방주민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보호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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