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약 100일 동안 하청노조가 원청 사업장 439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96개 원청이 교섭 절차에 착수했고 이 가운데 10곳은 본교섭을 시작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10일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이후 이달 19일까지 약 100일간의 원·하청 교섭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 439개 원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1161개 하청노조(조합원 약 16만4000명)가 교섭을 요구했다. 교섭요구는 시행 첫 달인 3월 363개 사업장에 집중됐고, 이후 4월 42곳, 5월 23곳이 추가됐다. 원청 1곳당 평균 교섭요구는 2.6건이었다.
이 중 민간부문은 249곳(56.7%), 공공부문은 190곳(43.3%)으로 나타났다. 교섭을 요구한 노동조합은 민주노총 47.0%, 한국노총 43.6%, 미가맹 9.4% 순이었다.
교섭요구가 제기된 원청 중 42곳은 노동위원회 판단 없이 자율적으로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했다.
교섭요구 이후 사용자성 등에 관한 노동위원회 절차가 진행된 원청은 141곳이다. 이 중 노동위원회에서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원청은 103곳이며, 결정서가 송달된 71곳 중 54곳은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까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은 모두 96곳이다. 이 가운데 51곳은 교섭 의제와 일정 등을 협의하고 있으며, 인천광역시의료원 등 10곳은 상견례 등 본교섭에 들어갔다.
교섭요구가 제기된 원청 439곳 가운데 256곳은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노동부는 "이는 교섭이 일률적으로 지연되거나 원청이 절차를 거부하는 상황이라기보다, 업종과 사업장별 사정에 따라 선행 노동위원회 판단이나 노정협의 결과 등을 지켜보는 경우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노동위원회는 원청 29곳에 대해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심사해 12곳(41.4%)에서 분리를 인정했다. 분리 유형은 사업부문별이 9곳으로 가장 많았고, 노동조합 상급단체별 2곳, 노조별 1곳이었다.
노동부는 "원·하청 교섭은 노조 간 소속된 기업이 달라 이해관계, 직무 등이 다른 점을 교섭단위 분리 시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분리가 인정된 사업장은 대부분 2개 교섭단위로 나뉘었으며 최대 분리 사례도 3개 단위였다. 분리된 원청 12곳의 평균 교섭단위는 2.2개로 집계됐다.
정부는 돌봄과 생활폐기물 등 교섭요구가 많은 분야를 중심으로 노정협의체를 운영해 처우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향후 다른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각에서 우려했던 교섭 쓰나미나 무분별한 쪼개기 교섭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영계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내려진 경우 개정법의 상생 취지와 노사자치 원칙에 맞게 법원 판단을 기다리기보다는 당사자 간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해 주기를 바란다"며 "노동조합도 원청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의제를 중심으로 실질적인 문제 해결과 교섭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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