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사상 첫 5선 시장이라는 기록을 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전'이라는 첫 번째 숙제를 안게 됐다. 주택공급 확대와 교통방 구축, 한강 개발, 민생 안정, 교육·복지 등 굵직한 사업들이 예고됐지만 시정의 시험대는 안전이 될 전망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이 시청 복귀 직후 가장 먼저 마주한 현안은 삼성역 GTX-A 철근 누락 논란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다.
그는 지난 4일 서울시청 출근길에서 "40일 가까이 자리를 비운 동안 밀린 현안을 바로 처리하겠다"며 "가장 먼저 챙길 일은 삼성역 철근 누락 사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은 지난달 28일 삼성역 GTX-A 구간 기둥 철근 누락 시공 오류와 관련해 보강방안 적정성 검토 용역 착수 보고회를 열고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했다.
서울시가 마주한 또 다른 과제는 노후 인프라와 건설 현장 안전 관리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현장에서는 구조물 일부가 붕괴돼 작업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고는 철거 작업 과정에서 상판 일부에 단차가 발생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울시와 경찰, 고용노동부 등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선거 기간 동안 안전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자 오 시장은 6·3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당시, 민선 9기 공약으로 '공사현장 안전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동영상 기록관리' 강화를 약속했다.
'동영상 기록관리'는 지난 2021년 6월 광주 학동 붕괴사고 당시 오 시장이 안전 매뉴얼을 발표하며 도입한 것으로 2023년 3월 건설 현장 동영상 기록관리 시스템으로 구체화됐다.
철근 배근, 콘크리트 타설 등 주요 공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부실시공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이번 임기 공약으로 민간 공사장까지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영상 기록만으로는 사고 예방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동영상은 사고가 발생한 뒤 원인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사전 예방 기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 요소를 데이터화하고 이를 분석해 사고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점검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빅데이터와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통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찾아내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원철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건설은 안전 요소를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지만 서소문 고가차도처럼 철거 공사의 경우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안전 관리 개념이 반대"라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계속된 재난 대응 논란과 서울 곳곳에서 발생한 싱크홀, 노후 시설물 안전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 개발사업이 본격화될수록 건설현장과 도시 인프라 안전 문제 역시 함께 확대될 수밖에 없다. 오세훈 5기 시정의 성패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안전 수준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최 교수는 "철근 누락이나 교량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 시민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교량 상태와 점검 결과, 안전등급 등을 시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싱크홀 위험 지역이나 시설물 점검 결과를 지도와 앱 기반으로 공개하고 시민들이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