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강주영 기자] "그저 이름만 반복해서 외치는데 선거 정보라기 보단 공해에 가까운 것 같아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세 차량 등에서 쏟아지는 지지 호소가 소음 공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31일 국민권익위원회 빅데이터 민원분석시스템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선거운동 관련 민원은 총 581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확성기 민원 417건, 유세 차량 민원 199건 등이었다.
직장인 남모(30) 씨는 "집중 유세를 지하철역 뿐 아니라 학교나 주거지 인근에서 지속하면서 수면시간은 물론, 아이들 학습권 도 피해를 입는다"며 "이동형 스피커를 이용해 후보를 알리는 선거송이나 확성기를 통한 후보자의 이름을 연호하는 고성 때문에 괴롭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3) 씨는 "지방선거는 특히나 동네의 이슈인데 '정부를 심판하자'는 둥 공격적인 워딩만 외치니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류모(31) 씨는 "아침 7시30분부터 선거송을 틀고 차량이 돌아다녀 피로감이 컸다"며 "데시별 규정이 지켜지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거리 유세가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직장인 배모(33) 씨는 "선거송이나 확성기 소리도 결국 '스스로를 알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지만 후보자에 대해 간단한 정보는 알 수 있어도 정확한 정보를 얻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공약까지는 알기 힘들었던 적이 많다"고 말했다.
SNS에도 '야간 근무자들이 잠든 시간에 유세 소음이 너무 시끄럽다', '아이 수행평가 기간인데 시끄러워 죽겠다', '운동회는 민원 넣으면서 어른들은 왜 그러냐', '유세차량 한번 지나가면 소음 공해 그 자체다. 정신병 걸릴 것 같다' 등 불만이 쏟아졌다.
일각에선 유세 소음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직선거법 제79조 제8항에 따르면 대통령선거 및 시·도지사선거 후보자용인 경우 자동차에 부착된 확성장치는 정격출력 40 킬로와트(kW) 및 음압수준 150 데시벨(dB), 휴대용 확성장치는 정격출력 3kW를 기준으로 규제하고 있다. 기준을 초과할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전투기 이착륙(약 120dB)·자동차 경적(약 110dB) 제한 수치와 비교해 차이가 크다.
전문가들은 소음 제한에 그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시민의 편의를 우선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시벨 등 소음 제한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확성기 사용 등의 유세방식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로고송을 틀거나 춤 추는 난리법석의 문화가 형성돼 있는데 시민을 쉬게 하지 못하는 공해만 되고 있다"며 "길거리 유세를 하더라도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운전자나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는 플랜카드 난립도 막아 시민의 생존권을 먼저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yo@tf.co.kr